, 실은 이제부터 시작인 거다”" />
염정아: 감독님하고도 그 문제로 상의하고 있는데 참 힘들다. 호흡이 빠르니까 배우들끼리 잡담할 시간도 없다. 얼굴만 보면 작품에 대해 의논하느라 바쁘다.
지성: 다른 드라마와는 달리 장면마다 굉장히 해석하는 게 어렵다. 드라마 전개를 우리만 알고 가면 되는 게 아니니까 보시는 분들이 다 인지하고 보실 수 있나 걱정도 되고. 촬영보다 회의를 더 길게 한다.
한희 CP: 한국 드라마의 관습을 보면, 남편이 죽었으면 사진을 보고 운다거나 하는 감정적인 호흡이 있지 않나. 그런 걸 툭 잘라버리고 바로 다음 사건으로 가는 게 의 호흡이다. 감정선이 너무 덜 보이지 않나 어필도 했는데, 거의 작가 분들 지향점대로 갔다. 이제는 이 작품만의 호흡과 속도를 감을 잡은 거 같다.
말 그대로 ‘로열 패밀리’인 정가원에서 홀로 이질적인 존재인 김인숙(염정아)이 이름 대신 ‘K’라고 불리며 따돌림 당한다는 설정이 실제 재벌가의 며느리였던 모 배우를 연상시킨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한희 CP: 그래서 사실 작가진에서도 오해를 살 수 있는 대사를 좀 뺐다고 하더라. 그런 의도가 전혀 아닌데 자꾸 누군가를 연상 시킬까 봐. 그 부분의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애초에 실제 인물 때문에 쓴 드라마도 아니고.
가슴 모양이 망가질까 봐 모유수유를 금지시키는 JK그룹은 사람들이 재벌에 대해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훌쩍 뛰어 넘는다. 혹시 작품을 보고 ‘그들’의 항의는 없었나?
한희 CP: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어떠한 반응이나 항의가 없다. 그 분들도 드라마는 그냥 드라마로 보시는 건지. (웃음) 이제 우리도 이 정도의 이야기는 드라마로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김인숙과 한지훈(지성)도 전형적인 캐릭터가 아니라서 연기 톤을 유지하는 것도 숙제일 것 같다.
염정아: 물론 나는 김인숙이라는 여자의 과거도 다 알고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큰 내용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걸 인숙이 어떻게 표현할지는 모르는 거다. 그게 궁금해서 매번 작가 분들께 “다음 대본 나한테 먼저 주면 안 되냐”고 묻는다. (웃음) 매 회가 숙제인데, 그게 재미인 것 같다. 정해놓고 가는 게 아니라, 한 회 한 회 만들어가는 재미.
지성: 너무 속도가 빠른 작품이다 보니 혼자 대본을 보면 그 느낌을 확실히 인지 못 할 때가 있다. 장면 수만 해도 회당 80신이 넘으니까. 시간이 없으면 상대 배우와 맞춰보면서 함께 느낌을 잡아가야 한다.
김인숙과 한지훈의 후원자 관계가 너무 일찍 밝혀지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었는데.
지성: 인숙이 지훈을 후원해 왔다는 사실은 큰 부분이 아니다. 인물의 과거사와 얽혀 있으니 초반에 크게 부각됐지만, 실은 이제부터 시작인 거다. 그래서 이번 주 촬영할 때는 홀가분했다. 이제 두 사람 관계를 드러내도 되니까.
한희 CP: 지금 대본이 세 번째 버전인데, 첫 번째 버전은 이것보다 더 빨랐다. 지금 버전에는 5, 6회에도 아직 안 나온 사건이 그 버전에선 1회에 터지고 그랬으니까. MBC도 사실 그 버전을 보고 편성을 결정한 거다. 물론 ‘더 느리게 바꿔 주시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웃음)
“김영애 선생님은 실제로 너무 귀여우시다” , 실은 이제부터 시작인 거다”" /> 염정아는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게 인숙이란 인물에 푹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염정아: 그런 게 있다. 말투도 바뀐 거 같고. 그런데 지금은 실제로 좀 피곤해서 그렇다. (웃음) 확실히 체력이 아기 낳기 전 같지 않다. 나이도 꺾어졌고. (웃음) 그래도 오늘을 기점으로 싹 바뀐다. 인숙이 처한 환경이 변화하기 시작하는 장면을 촬영 중인데, 지금까지는 옷 입는 거나 헤어스타일도 최대한 청승맞게 연출하고 있었다면 이제 스타일도 시원하게 바뀐다.
실제 엄마가 된 것이 모성애가 강한 인숙을 연기하는 데 영향을 주던가?
염정아: 지훈과 대화하는 장면이었는데, 주위가 산만해서 감정이 잘 안 잡혔다. 그런데 지훈의 대사 중에 극 중 아들 병준(동호)의 이름이 나오니까 순간 울컥 하더라. 그런데 정작 집에 못 들어가고 있어서 (웃음) 아기가 너무 보고 싶다. 그 마음이 가득 차 있다.
1회 첫 장면이 지훈의 클로즈업으로 시작한다. 혼자서 독백하듯 던지는 대사도 3분 정도 길이인데, 그 장면을 찍을 때 어땠나?
지성: 대본을 보고 남자답게 연출부에 이야기했다. 첫 촬영 날 첫 장면으로 넣어 달라고. 도전이었는데, 나중에 엄청 후회했다. (웃음) 캐릭터에 더 몰입한 다음에 찍었어야 했는데. 아쉬움은 남지만 가장 영광스럽고 보람 있는 장면이다. 그런데 첫 장면 말고도 우리 작품엔 클로즈업이 참 많다.
염정아: 이제는 그렇게 해야 감정이 더 절절하게 잘 보이니까. 조명만 좀 잘 해주면 (웃음) 이제는 클로즈업이 편하다.
지성: 누나 반사판만 이태리제 반사판이라는 소문이 있다. (웃음)
JK그룹 총수 공순호 역할의 김영애와의 연기는 어떤가?
염정아: 사석에서의 선생님은 너무 편한 분이시다. 그래서 연기할 때도 선생님 기운에 눌리는 게 아니라, 그 에너지를 받는다. 그렇게 두 사람의 기운이 같이 상승되어 올라간다. 너무 좋다.
지성: 선생님은 굉장히 귀여우시다. 졸리시면 웃음이 터지셔서 촬영을 못 할 때도 있다. (웃음) 항상 에너지를 많이 주시는 분이고, 그래서 더 집중력이 생긴다.
염정아: 이 작품은 감정 신이 많아서 대사 숙지가 중요하다. 중간에 상대방의 감정을 끊어 먹으며 치고 들어오기도 해야 하니까. 그 연세에 대사를 다 외우기 어려우실 수 있는데, 한 번도 대사 NG를 내신 적이 없다. 상대의 감정을 깰까 봐 더 신경 써서 연기하신다.
“ 대중적인 코드를 더 넣네 마네 하는 건 작품을 흔들 수 있다” , 실은 이제부터 시작인 거다”" /> 촬영에 애로사항이 있다면 어떤 건가. 재벌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라서 촬영할 때 디테일이 더 중요할 것 같기도 한데.
지성: 정말 손이 많이 간다. 인숙이 걸어가는 장면도 여사님이다 보니 경호팀을 대동해야 한다. 경호를 몇 명을 세울지, 덩치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지, 대형은 어떻게 서야 하는지 앵글을 만들어가며 찍어야 하니까. 다른 드라마에 비해서 스케줄이 빡빡하다. 항상 스태프 분들, 배우 분들 인사가 ‘좀 잤어? 자야지’다. 자기들도 못 잤으면서.
염정아: 오늘 밤 새면 내일은 좀 쉬는 게 아니라 매일 밤을 새니까. 이동 중에 잠깐씩 자는 거다. 사실 속상한 부분도 있다. 내 나이 되면 하루만 못 자고 나와도 폭삭 늙는다. (웃음) 최상의 컨디션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은 건데, 그게 안 되는 게 제일 속상하다.
지성: 제작하는 분들도 제작여건에 대해 생각 많이 하실 거다. 어느 특정한 이유가 문제가 아니라 다 연결되어 있어서 쉽게 바뀌지는 않을 거 같고, 한 시기가 지나야 될 거 같다. SBS 도 방송사고가 났다는데, 배우 입장에서 안타깝더라. 밤 새워 가며 만들었는데 방송사고가 나서 의도한 부분을 다 못 보여준다는 건 참 가슴 아픈 일인 거다.
그렇게 열심히 만든 작품인데, 호평에 비해서 시청률이 높지 않아서 아쉽진 않나.
염정아: 체감시청률은 굉장히 높은데 (웃음) 숫자로 나오는 건 다르니까, 잘 모르겠더라.
지성: 때 첫 방송 후 ‘잘 봤다’는 메시지가 50통이 왔다고 하면, 이번엔 얼추 70통 정도 왔다. 그런데 시청률은 기대만큼 안 나왔더라고. (웃음) 열심히 준비한 만큼 시청률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그래도 팀 분위기는 참 좋다. 다들 작품에 만족하고 있고.
한희 CP: 아쉬움은 있다. 더 대중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도 생각하고. 하지만 많이 바꾸진 않았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다는 소신이 있으니까, 앞으로 나올 사건들을 위해서는 이런 길이 필요했다. 또 대중적 코드로 열심히 간다고 해서 그게 매번 성공하는 것도 아닌 거 같다.
시청률보단 좋은 작품을 완성하겠다는 이야기인가.
염정아: 사실 우리 드라마가 좋은 작품인지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긴 힘들다. 하지만 좋은 작품이라고 말씀해주시는 반응들이 굉장한 힘이 되는 게 사실이다. 지금 이렇게 버티고 있는 비결도 드라마를 좋게 봐 주시는 분들의 힘이다.
한희 CP: 소신 있게 가는 게 맞는 거 같다. 이제 와서 대중적인 코드를 더 넣네 마네 하는 건 오히려 작품을 흔들 수 있다.
지성: 시청률이 나오든 안 나오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의 작품 톤으로 16부까지 쭉 가야 한다. 좋은 평을 많이 해주시는 거로 알고 있는데, 사실 그런 말씀들을 충분히 느끼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좋게 평가를 해주신 부분, 우리가 잘 하고 있는 부분은 유지하고, 우리에게 부족한 걸 찾는 게 맞는 거 같다. 초반에 명품 드라마라는 평을 들었듯, 끝까지 명품 드라마로 끝날 수 있으면 좋겠다.
사진제공. MBC
글. 이승한 fourteen@
편집. 이지혜 seven@
“요즘은 앉아 있어도 이게 앉아 있는 건지 모르겠고, 눈을 뜨고 있어도 눈을 뜬 건지도 모르겠어요.” 지성은 농담처럼 이야기했지만, 그 자리에 있던 그 누구도 감히 그게 농담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MBC 는 그 동안 우리가 보았던 한국 드라마의 평균 속도를 우습게 추월한다. 한국 최고의 재벌 JK 그룹의 이너써클 정가원 안에서는 숨 돌릴 틈 없이 갖가지 사건이 터져 나온다. 지주회사 사장 자리를 놓고 서로의 욕망이 치열하게 부딪히고, 음모도 사건도 모두 단거리 달리기의 속도로 전력 질주한다. 보는 이의 예상을 허락하지 않는 속도의 전개를 시청자보다 한 발 앞서 이해하고 연기로 표현해야 하는 배우들은 더 없이 피로해 보였다. 그러나 그 피로감을 견디게 만드는 것은 유례없이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이었다. 15일 인천 송도의 촬영장에서 의 두 주연배우 염정아, 지성과 한희 CP를 만나 나눈 대화를 옮긴다.“K는 실제 재벌가에 시집 간 배우와는 무관” , 실은 이제부터 시작인 거다”" /> 사건 위주로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전개가 압권이다. 호흡을 따라가는 게 관건일 거 같은데.
염정아: 감독님하고도 그 문제로 상의하고 있는데 참 힘들다. 호흡이 빠르니까 배우들끼리 잡담할 시간도 없다. 얼굴만 보면 작품에 대해 의논하느라 바쁘다.
지성: 다른 드라마와는 달리 장면마다 굉장히 해석하는 게 어렵다. 드라마 전개를 우리만 알고 가면 되는 게 아니니까 보시는 분들이 다 인지하고 보실 수 있나 걱정도 되고. 촬영보다 회의를 더 길게 한다.
한희 CP: 한국 드라마의 관습을 보면, 남편이 죽었으면 사진을 보고 운다거나 하는 감정적인 호흡이 있지 않나. 그런 걸 툭 잘라버리고 바로 다음 사건으로 가는 게 의 호흡이다. 감정선이 너무 덜 보이지 않나 어필도 했는데, 거의 작가 분들 지향점대로 갔다. 이제는 이 작품만의 호흡과 속도를 감을 잡은 거 같다.
말 그대로 ‘로열 패밀리’인 정가원에서 홀로 이질적인 존재인 김인숙(염정아)이 이름 대신 ‘K’라고 불리며 따돌림 당한다는 설정이 실제 재벌가의 며느리였던 모 배우를 연상시킨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한희 CP: 그래서 사실 작가진에서도 오해를 살 수 있는 대사를 좀 뺐다고 하더라. 그런 의도가 전혀 아닌데 자꾸 누군가를 연상 시킬까 봐. 그 부분의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애초에 실제 인물 때문에 쓴 드라마도 아니고.
가슴 모양이 망가질까 봐 모유수유를 금지시키는 JK그룹은 사람들이 재벌에 대해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훌쩍 뛰어 넘는다. 혹시 작품을 보고 ‘그들’의 항의는 없었나?
한희 CP: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어떠한 반응이나 항의가 없다. 그 분들도 드라마는 그냥 드라마로 보시는 건지. (웃음) 이제 우리도 이 정도의 이야기는 드라마로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김인숙과 한지훈(지성)도 전형적인 캐릭터가 아니라서 연기 톤을 유지하는 것도 숙제일 것 같다.
염정아: 물론 나는 김인숙이라는 여자의 과거도 다 알고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큰 내용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걸 인숙이 어떻게 표현할지는 모르는 거다. 그게 궁금해서 매번 작가 분들께 “다음 대본 나한테 먼저 주면 안 되냐”고 묻는다. (웃음) 매 회가 숙제인데, 그게 재미인 것 같다. 정해놓고 가는 게 아니라, 한 회 한 회 만들어가는 재미.
지성: 너무 속도가 빠른 작품이다 보니 혼자 대본을 보면 그 느낌을 확실히 인지 못 할 때가 있다. 장면 수만 해도 회당 80신이 넘으니까. 시간이 없으면 상대 배우와 맞춰보면서 함께 느낌을 잡아가야 한다.
김인숙과 한지훈의 후원자 관계가 너무 일찍 밝혀지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었는데.
지성: 인숙이 지훈을 후원해 왔다는 사실은 큰 부분이 아니다. 인물의 과거사와 얽혀 있으니 초반에 크게 부각됐지만, 실은 이제부터 시작인 거다. 그래서 이번 주 촬영할 때는 홀가분했다. 이제 두 사람 관계를 드러내도 되니까.
한희 CP: 지금 대본이 세 번째 버전인데, 첫 번째 버전은 이것보다 더 빨랐다. 지금 버전에는 5, 6회에도 아직 안 나온 사건이 그 버전에선 1회에 터지고 그랬으니까. MBC도 사실 그 버전을 보고 편성을 결정한 거다. 물론 ‘더 느리게 바꿔 주시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웃음)
“김영애 선생님은 실제로 너무 귀여우시다” , 실은 이제부터 시작인 거다”" /> 염정아는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게 인숙이란 인물에 푹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염정아: 그런 게 있다. 말투도 바뀐 거 같고. 그런데 지금은 실제로 좀 피곤해서 그렇다. (웃음) 확실히 체력이 아기 낳기 전 같지 않다. 나이도 꺾어졌고. (웃음) 그래도 오늘을 기점으로 싹 바뀐다. 인숙이 처한 환경이 변화하기 시작하는 장면을 촬영 중인데, 지금까지는 옷 입는 거나 헤어스타일도 최대한 청승맞게 연출하고 있었다면 이제 스타일도 시원하게 바뀐다.
실제 엄마가 된 것이 모성애가 강한 인숙을 연기하는 데 영향을 주던가?
염정아: 지훈과 대화하는 장면이었는데, 주위가 산만해서 감정이 잘 안 잡혔다. 그런데 지훈의 대사 중에 극 중 아들 병준(동호)의 이름이 나오니까 순간 울컥 하더라. 그런데 정작 집에 못 들어가고 있어서 (웃음) 아기가 너무 보고 싶다. 그 마음이 가득 차 있다.
1회 첫 장면이 지훈의 클로즈업으로 시작한다. 혼자서 독백하듯 던지는 대사도 3분 정도 길이인데, 그 장면을 찍을 때 어땠나?
지성: 대본을 보고 남자답게 연출부에 이야기했다. 첫 촬영 날 첫 장면으로 넣어 달라고. 도전이었는데, 나중에 엄청 후회했다. (웃음) 캐릭터에 더 몰입한 다음에 찍었어야 했는데. 아쉬움은 남지만 가장 영광스럽고 보람 있는 장면이다. 그런데 첫 장면 말고도 우리 작품엔 클로즈업이 참 많다.
염정아: 이제는 그렇게 해야 감정이 더 절절하게 잘 보이니까. 조명만 좀 잘 해주면 (웃음) 이제는 클로즈업이 편하다.
지성: 누나 반사판만 이태리제 반사판이라는 소문이 있다. (웃음)
JK그룹 총수 공순호 역할의 김영애와의 연기는 어떤가?
염정아: 사석에서의 선생님은 너무 편한 분이시다. 그래서 연기할 때도 선생님 기운에 눌리는 게 아니라, 그 에너지를 받는다. 그렇게 두 사람의 기운이 같이 상승되어 올라간다. 너무 좋다.
지성: 선생님은 굉장히 귀여우시다. 졸리시면 웃음이 터지셔서 촬영을 못 할 때도 있다. (웃음) 항상 에너지를 많이 주시는 분이고, 그래서 더 집중력이 생긴다.
염정아: 이 작품은 감정 신이 많아서 대사 숙지가 중요하다. 중간에 상대방의 감정을 끊어 먹으며 치고 들어오기도 해야 하니까. 그 연세에 대사를 다 외우기 어려우실 수 있는데, 한 번도 대사 NG를 내신 적이 없다. 상대의 감정을 깰까 봐 더 신경 써서 연기하신다.
“ 대중적인 코드를 더 넣네 마네 하는 건 작품을 흔들 수 있다” , 실은 이제부터 시작인 거다”" /> 촬영에 애로사항이 있다면 어떤 건가. 재벌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라서 촬영할 때 디테일이 더 중요할 것 같기도 한데.
지성: 정말 손이 많이 간다. 인숙이 걸어가는 장면도 여사님이다 보니 경호팀을 대동해야 한다. 경호를 몇 명을 세울지, 덩치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지, 대형은 어떻게 서야 하는지 앵글을 만들어가며 찍어야 하니까. 다른 드라마에 비해서 스케줄이 빡빡하다. 항상 스태프 분들, 배우 분들 인사가 ‘좀 잤어? 자야지’다. 자기들도 못 잤으면서.
염정아: 오늘 밤 새면 내일은 좀 쉬는 게 아니라 매일 밤을 새니까. 이동 중에 잠깐씩 자는 거다. 사실 속상한 부분도 있다. 내 나이 되면 하루만 못 자고 나와도 폭삭 늙는다. (웃음) 최상의 컨디션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은 건데, 그게 안 되는 게 제일 속상하다.
지성: 제작하는 분들도 제작여건에 대해 생각 많이 하실 거다. 어느 특정한 이유가 문제가 아니라 다 연결되어 있어서 쉽게 바뀌지는 않을 거 같고, 한 시기가 지나야 될 거 같다. SBS 도 방송사고가 났다는데, 배우 입장에서 안타깝더라. 밤 새워 가며 만들었는데 방송사고가 나서 의도한 부분을 다 못 보여준다는 건 참 가슴 아픈 일인 거다.
그렇게 열심히 만든 작품인데, 호평에 비해서 시청률이 높지 않아서 아쉽진 않나.
염정아: 체감시청률은 굉장히 높은데 (웃음) 숫자로 나오는 건 다르니까, 잘 모르겠더라.
지성: 때 첫 방송 후 ‘잘 봤다’는 메시지가 50통이 왔다고 하면, 이번엔 얼추 70통 정도 왔다. 그런데 시청률은 기대만큼 안 나왔더라고. (웃음) 열심히 준비한 만큼 시청률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그래도 팀 분위기는 참 좋다. 다들 작품에 만족하고 있고.
한희 CP: 아쉬움은 있다. 더 대중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도 생각하고. 하지만 많이 바꾸진 않았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다는 소신이 있으니까, 앞으로 나올 사건들을 위해서는 이런 길이 필요했다. 또 대중적 코드로 열심히 간다고 해서 그게 매번 성공하는 것도 아닌 거 같다.
시청률보단 좋은 작품을 완성하겠다는 이야기인가.
염정아: 사실 우리 드라마가 좋은 작품인지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긴 힘들다. 하지만 좋은 작품이라고 말씀해주시는 반응들이 굉장한 힘이 되는 게 사실이다. 지금 이렇게 버티고 있는 비결도 드라마를 좋게 봐 주시는 분들의 힘이다.
한희 CP: 소신 있게 가는 게 맞는 거 같다. 이제 와서 대중적인 코드를 더 넣네 마네 하는 건 오히려 작품을 흔들 수 있다.
지성: 시청률이 나오든 안 나오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의 작품 톤으로 16부까지 쭉 가야 한다. 좋은 평을 많이 해주시는 거로 알고 있는데, 사실 그런 말씀들을 충분히 느끼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좋게 평가를 해주신 부분, 우리가 잘 하고 있는 부분은 유지하고, 우리에게 부족한 걸 찾는 게 맞는 거 같다. 초반에 명품 드라마라는 평을 들었듯, 끝까지 명품 드라마로 끝날 수 있으면 좋겠다.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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