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과 함께 시상식 시즌도 끝났다. 가요, 드라마, 연예 프로그램별로 방송국 3사의 시상식이 줄지어 열리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일본레코드대상을 비롯 굵직한 시상식들이 연말을 장식한다. 상을 수여하진 않지만 한 해의 가요계를 정리하는 후지TV의 < FNS가요제 >, 홍과 백으로 팀을 나누어 노래로 아티스트들이 뭉치는 NHK의 과 같은 연말잔치도 열린다. 사실 상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시상식은 세계 어디든 수상자의 공로를 기리는 동시에 그 해를 정리하는 가장 효율적인 포맷이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의 시상식으로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과연 누구의 무엇이 훌륭해 상을 주나 의문을 갖게 될 때가 있다. 아이돌이 가요상도 타고, 연기상도 타고, 연예상도 탄다. 멀티형 연예인의 탄생을 예고하는 순간일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시상식은 점점 애매모호해진다. 특히 채널을 일본으로 돌려 일본의 코미디대상 ‘M-1 그랑프리’를 볼 때, 국내의 연예대상은 어색한 구석이 참 많다.
유명세, 인기가 아닌 오로지 웃음만으로 주는 상 ‘M-1 그랑프리’는 NHK의 ‘신인연예대상’, ‘폭소 온에어 배틀 챔피언 대회’와 함께 일본의 3대 코미디 대상이다. 2001년 코미디언 시마다 신스케의 기획으로 시작됐고, 일본의 최대 코미디 에이전시 요시모토 흥업이 주관한다. 이 대회는 경력 10년 미만의 코미디언 콤비가 출전할 수 있다. 약 6개월 전 예선이 치러지고 매해 12월 승자 여덟 팀과 패자부활전을 통해 올라온 패자 한 팀 총 아홉 팀이 결선에서 겨룬다. 단 4분간의 만담을 통해 심사위원의 점수를 따내는 게 이 대회의 방식이다. 무명에 가까운 콤비도 이미 다수 방송에 출연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콤비도 여기선 모두 같은 위치다. 올해 패자부활전을 통해 결선에 진출한 콤비 펑크부부는 2009년 우승자였고, 역시 올해 결선에 진출한 콤비 쟈르쟈르는 이미 방송을 통해 유명세를 탄 인기 코미디언이다. 또한 M-1 그랑프리는 일본 코메디언들의 꿈이기도 하다. 풋볼아워, 언터처블, 블랙 마요네즈, 츄토리얼, 샌드위치맨, 논스타일 등 이 대회 우승 출신 콤비들은 이후 상승세를 달렸다. ‘M-1 드림’이란 말도 생소하지 않다. 올해 M-1 그랑프리의 우승은 1회 대회부터 10회 대회까지 연속 10회 출전한 ‘와라이메시(笑い飯, 웃음밥)’가 차지했다. 말 그대로 열 번 찍은 나무에서 승리의 열매를 맛본 경우다.
‘지금 가장 재밌는 녀석을 뽑는다’는 기획 취지처럼 M-1 그랑프리는 방송에서의 활약이 아닌 코미디언의 재능 날 것을 심사한다. 주요 방송국을 출퇴근하며 톱 코메디언으로 활약하는 콤비도 M-1 그랑프리에선 예선 탈락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일본엔 연예 대상이란 것이 없다. 프로듀서의 연출과 작가의 기획으로 꾸려진 틀 속의 활약은 심사 기준이 애매하기 때문이다. 특히 리얼리티 연예 프로그램이 대세로 퍼져가는 방송계 사정을 감안하면 방송에서의 활동은 시상의 자격조건을 갖추지 못한다. M-1 그랑프리는 올해로 막을 내렸다. 일본의 코미디 발전을 위한 또 다른 장을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상이 남발되는 국내 시상식 속에서 M-1 그랑프리는 상의 기준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레코드대상이 음반판매량으로 상을 결정할 때, 코미디대상은 무엇으로 상을 결정해야 할까. 연예대상의 대상(對象) 연예는 과연 어디부터 어디까지일까. 중요한 건 매번 논란이 되는 수상 자격보다 수상 기준일지 모른다.
글. 정재혁 자유기고가
편집. 이지혜 seven@
유명세, 인기가 아닌 오로지 웃음만으로 주는 상 ‘M-1 그랑프리’는 NHK의 ‘신인연예대상’, ‘폭소 온에어 배틀 챔피언 대회’와 함께 일본의 3대 코미디 대상이다. 2001년 코미디언 시마다 신스케의 기획으로 시작됐고, 일본의 최대 코미디 에이전시 요시모토 흥업이 주관한다. 이 대회는 경력 10년 미만의 코미디언 콤비가 출전할 수 있다. 약 6개월 전 예선이 치러지고 매해 12월 승자 여덟 팀과 패자부활전을 통해 올라온 패자 한 팀 총 아홉 팀이 결선에서 겨룬다. 단 4분간의 만담을 통해 심사위원의 점수를 따내는 게 이 대회의 방식이다. 무명에 가까운 콤비도 이미 다수 방송에 출연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콤비도 여기선 모두 같은 위치다. 올해 패자부활전을 통해 결선에 진출한 콤비 펑크부부는 2009년 우승자였고, 역시 올해 결선에 진출한 콤비 쟈르쟈르는 이미 방송을 통해 유명세를 탄 인기 코미디언이다. 또한 M-1 그랑프리는 일본 코메디언들의 꿈이기도 하다. 풋볼아워, 언터처블, 블랙 마요네즈, 츄토리얼, 샌드위치맨, 논스타일 등 이 대회 우승 출신 콤비들은 이후 상승세를 달렸다. ‘M-1 드림’이란 말도 생소하지 않다. 올해 M-1 그랑프리의 우승은 1회 대회부터 10회 대회까지 연속 10회 출전한 ‘와라이메시(笑い飯, 웃음밥)’가 차지했다. 말 그대로 열 번 찍은 나무에서 승리의 열매를 맛본 경우다.
‘지금 가장 재밌는 녀석을 뽑는다’는 기획 취지처럼 M-1 그랑프리는 방송에서의 활약이 아닌 코미디언의 재능 날 것을 심사한다. 주요 방송국을 출퇴근하며 톱 코메디언으로 활약하는 콤비도 M-1 그랑프리에선 예선 탈락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일본엔 연예 대상이란 것이 없다. 프로듀서의 연출과 작가의 기획으로 꾸려진 틀 속의 활약은 심사 기준이 애매하기 때문이다. 특히 리얼리티 연예 프로그램이 대세로 퍼져가는 방송계 사정을 감안하면 방송에서의 활동은 시상의 자격조건을 갖추지 못한다. M-1 그랑프리는 올해로 막을 내렸다. 일본의 코미디 발전을 위한 또 다른 장을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상이 남발되는 국내 시상식 속에서 M-1 그랑프리는 상의 기준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레코드대상이 음반판매량으로 상을 결정할 때, 코미디대상은 무엇으로 상을 결정해야 할까. 연예대상의 대상(對象) 연예는 과연 어디부터 어디까지일까. 중요한 건 매번 논란이 되는 수상 자격보다 수상 기준일지 모른다.
글. 정재혁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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