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언니>, 8년이 흘러도
, 8년이 흘러도" /> 5회 수-목 KBS2 밤 10시 55분
8년. 그 긴 시간 동안 가장 많은 것을 잃었고, 그래서 가장 많이 변한 것은 은조(문근영)가 아니라 효선(서우)이었다. 어떤 순간이 와도 자신의 편에 서있을 줄 알았던 아버지(김갑수)는 이미 이전의 아버지가 아니며, 갖고 싶은 유일한 것이었던 엄마(이미숙)는 저를 진심으로 사랑해주지 않았고, 제가 가졌던 모든 것을 빈껍데기로 만들어버린 언니 은조는 여전히 제게 잔인하고 차갑다. 은조만큼 똑똑하지도 않고, “꿈도, 작정도, 계획도” 없는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효선은, 그렇게 상처와 외로움의 유리 구두를 신은 진짜 신데렐라가 되었다. 8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고도 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드라마로 변하지 않은 것은, 효선에게 그러했듯이 은조와 기훈(천정명), 정우(옥택연)에게도 역시 그 시간이 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8년은 어리고 뚱뚱하던 소년을 건강하고 멋진 남자로 만들 만큼의 시간이면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어떤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기훈을 대신해 새처럼 제 이름을 부르며 울던 어린 은조는, 8년이 흐른 뒤에도 그가 “은조야”하고 부르면 눈물을 흘린다. 지난 4회 동안 가 공들여 쌓아온 이야기와 인물들의 감정선은 은조와 기훈, 효선과 정우까지 네 사람이 마주친 한 순간, 시선의 엇갈림으로 표현된다. 는 서두르지 않고 캐릭터들이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줌으로서 이들이 앞으로 펼쳐갈 멜로가 예상한대로 되어갈지언정, 그 감정만큼은 얕고 쉬운 것으로 표현되지는 않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만든다. 그리고 이제 다시 는 그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다. 결말을 알아도 바로 ‘그 다음’이 궁금해 계속해서 책장을 넘길 수밖에 없는 책처럼, 의 이야기는 동화와 현실 그 사이 즈음에서 계속되고 있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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