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조인트를 깐다는 게 뭐야?
대체 조인트를 깐다는 게 뭐야?
조인트를 깐다는 게 정확히 뭐야?
기본적으로는 조인트(Joint)가 관절, 혹은 연결부위라는 의미니까 무릎을 때린다는 의미지. 하지만 보통은 무릎보다는 무릎 아래의 정강이뼈를 차는 걸 조인트를 깐다고 그래.

그거 많이 아파?
아프지. 이 말 자체가 군대에서 상급자가 하급자를 군화로 다리를 걷어차는 것에서 나온 건데, 군화 밑창이 정말 단단하거든. 또 꼭 군대가 아니더라도 구둣발로 걷어차면 비슷한 효과가 있기 때문에 군대처럼 위계질서가 잡힌 곳에서도 후배들이 잘못하면 조인트를 깐다고 하더라고. 구두라는 단단한 도구를 이용하기 때문에 데미지도 강하고, 맞는 사람에게 멍이 들어도 바지에 가려지기 때문에 때린 사실을 남들에게 숨길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건 왜?

왜긴, 얼마 전에 방송문화진흥회 김우룡 이사장이 인터뷰에서 “큰 집(청와대)에서 MBC 김재철 사장을 불러서 조인트를 깠다”고 했잖아. 그게 논란이 되는데 정확히 조인트를 까이는 게 어떤 건지 알고 싶어서.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김우룡 이사장이 말한 건 방금 내가 말한 그런 것일 거야. 설마 이 악물고 로우킥을 차진 않았겠지.

맞다, 로우킥도 다리를 때리는 건데 조인트 까는 거랑 거의 비슷한 거 아니야?
보통 로우킥은 자신의 정강이로 상대방의 대퇴부, 그러니까 허벅지를 때리는 거니 정확히 말해 조인트 까는 거랑은 다르지. 하지만 기본적으로 신체 하단을 발로 차는 거니까 로우킥 방어법을 알고 있다면 조인트 까는 것도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막아? 어떻게?
로우킥처럼 직접 정강이로 차는 건 아니더라도 어차피 발로 걷어차려면 다리를 들어 킥을 해야 할 거 아니야. 그 때 다리를 들어 올려서 구둣발이 정강이에 닿기 전에 차는 사람의 정강이와 내 정강이를 부딪치게 하는 방법이 있어. 흔히 로우컷이라고 하지. 구둣발에 맞으면 부러질 것처럼 아프지만 사실 정강이뼈는 굉장히 단단한 부위야. 바깥쪽 부위는 더더욱. 보통 걷어차는 사람은 축구선수가 공을 차는 것처럼 바깥에서 안으로 감아 차기 때문에 정강이 안쪽이 노출돼. 여기에 단단한 정강이 바깥쪽을 갖다 대면 발을 휘두른 쪽이 더 아플 수 있어. 이 때 그냥 다리를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정강이를 바깥쪽으로 살짝 밀면 더욱 효과가 좋지. 심한 경우에는 발차기로 한 쪽 다리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어. 어쨌든 중요한 건 상대방의 구두가 내 정강이에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해.
대체 조인트를 깐다는 게 뭐야?
대체 조인트를 깐다는 게 뭐야?
그런데 상대방 다리가 더 단단해서 막는 내 다리가 아플 수도 있잖아.
물론이지. 그래서 수많은 킥복싱이나 K-1 선수들이 정강이를 단련하는 거야. 사실 이건 상대방의 로우킥을 막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내 로우킥을 강하게 만들기 위한 훈련이지만 어쨌든 정강이뼈의 골밀도가 높아지면 방어할 때도 유리하지.

정강이뼈를 단련해? 그게 가능해?
정형외과 의사 출신인 줄리우스 울프라는 사람에 의해 발견된 울프의 법칙이라는 게 있는데, 쉽게 말해 뼈는 충격을 받으면 받을수록 밀도가 높아진다는 거야. 킥복싱을 소재로 했던 라는 액션영화를 보면 주인공인 장 끌로드 반담이 야자수인지 대나무인지를 정강이로 차면서 처음에는 고통스러워하다가 나중에는 아무렇지 않게 차는 장면이 있는데 그게 바로 울프의 법칙인 거지. 실제로 태국 무에타이 선수들의 단련된 정강이뼈는 야자수를 차도 끄떡없을 정도로 단단해. 하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무리하다가는 오히려 골막에 염증이 생기거나 부러질 수 있기 때문에 샌드백처럼 공인된 연습 도구를 차며 천천히 골밀도를 높이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 이렇게 단단해지면 꼭 방어를 하지 않고 조인트를 까이더라도 덜 아프지 않을까.

와, 정말 오늘 ‘10관왕’이야말로 사장님에게 필요한 방법 아니야?
너, 왜 자꾸…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했잖아. 너는 설마 우리나라 공중파 사장이 대통령 앞에서 열중쉬어 자세로 서서 조인트를 까여 눈물이 핑 돌고 끙끙댔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그건 말도 안 되는 생각일뿐더러 정말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그런 건 마음으로만 생각해야지, 사람들에게 오픈된 이런 코너에서 대놓고 말하면 오해를 받잖아.

아, 그렇구나. 미안, 내가 생각이 짧았네.
그래, 앞으로는 조심하도록 해.
대체 조인트를 깐다는 게 뭐야?
대체 조인트를 깐다는 게 뭐야?
그럼, 조인트를 까는 사람이 대통령이 아니라고 했을 때, 그냥 맞거나 방어하는 것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은 없어?
있지. 이건 상대방이 각하가 ‘절대’ 아니라고 가정하고 가르쳐주는 거다? 우선 로우킥에 대응하는 카운터는 아까 말한 로우컷으로 방어한 다음에, 들어 올렸던 다리를 내리면서 그 다리를 축으로 삼아 나머지 다리로 로우킥이나 하이킥을 차는 방법이 있어. 이 때 상대방은 킥을 뻗었다가 다시 다리를 접는 상황이기 때문에 방어를 하기 어렵지.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상대방이 어떤 기술을 쓸지 미리 알고 있다면 카운터를 쓰기 굉장히 편하다는 거야. 그 공격의 틈을 미리 찾아 공략할 수 있으니까. 가령 한 때 종합격투기 최강의 로우킥이라 불리던 페드로 히조라는 선수는 로우킥을 차다가 그걸 미리 간파한 러시아 선수의 훅에 카운터를 맞고 그대로 ‘떡실신’된 적이 있어. 비슷하게 반더레이 실바라는 선수도 일본의 사쿠라바 카즈시라는 선수의 로우킥을 방어하고 원투 스트레이트를 휘둘러 KO시킨 적이 있지. 정말 대통령이 아닌 누군가가 조인트만 깐다면 그걸 노렸다가 걷어차는 순간에 맞춰 다양한 카운터를 작렬시키는 게 가능할 거야. 아주 그냥 노렸다가 ‘파박’ 치는 거지.

너 대체 누구에게 카운터 날리는 걸 상상하고 그렇게 기분 좋은 표정인 거야? 말해봐.
지금은 곤란해. 기다려줘.

알았어. 그런데 네가 말한 방어법이나 카운터보다 근본적으로 사회에서 조인트를 까는 몰상식한 행위가 없어져야 하는 거 아니야?
아까 말한 것처럼 조인트를 까는 건 잘못된 병영 문화가 사회에 이식되면서 벌어진 일이니까 그 고리를 끊어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흔히 군대 다녀오면 사람 된다고 하지만 그게 어떻게 보면 병영 문화에 익숙한 사람을 만드는 거잖아. 사실 그런 면에서 청와대에서 조인트 까는 일이 벌어졌다는 건 말이 안 돼. 이명박 대통령이야말로 자신이 병영 문화와 전혀 상관이 없다는 걸 온몸으로 보여주는 정치인이거든.

어떻게?
모두에게 웃음을 주면서?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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