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분기 드라마 중에도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 꽤 눈에 띄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인기 만화의 영화화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만 해도 우라사와 나오키 원작 <20세기 소년>의 3부작 중 최종편이 8월 말 개봉되어 연속 6주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했고, 그에 앞서 7월에 개봉된 <철완 아톰>의 작가 데츠카 오사무 원작의 <뮤>는 타마키 히로시의 첫 악역 도전으로 화제를 모았다. <뮤>의 경우는 영화화 소식이 알려진 뒤 원작 만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져, 한때 아마존 재팬에서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그리고 또다른 두 편의 대작들이 영화로 재탄생한다. 27권까지 발매된 현재 천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오쿠 히로야의 인기 만화 는 니노미야 카즈나리, <데스노트>에서 L로 열연했던 마츠야마 켄이치가 주연을 맡아 11월 중 크랭크인 한다. 죽음의 순간 다른 세계로 소환된 두 고교생이 수수께끼의 인물 ‘간츠’의 인간 병기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총 40억 엔의 제작비를 들여 2011년 봄 2부작으로 개봉될 예정인데, 원작이 아직 연재중이기 때문에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결말을 제시할 2부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주전함 야마토>,첫 실사판 영화 제작

의 영화화보다 더욱 만화팬을 열광하게 한 것은 애니메이션 <우주전함 야마토>의 첫 실사판 영화 제작 소식이다. 마츠모토 레이지 원작의 <우주전함 야마토>는 1974년 TV 첫 방영 후 사회 현상으로 불릴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고, 이후 <은하철도 999> <기동전사 건담> <신세기 에반겔리온> 등 일련의 SF 애니메이션 붐을 일으킨 선구적인 작품으로 평가 받는 대작이다. 실사판 영화 제작은 이번이 첫 시도인데다, 일본 최고의 스타 기무라 타쿠야가 주인공 고다이 스스무 역을 맡았다는 것만으로도 화제성은 충분했다. 물론, 2006년 영화 <올웨이즈 3번가의 석양>으로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경력을 지닌 ‘특수효과의 귀재’ 야마자키 다카시가 메가폰을 잡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내년 12월 개봉을 목표로 현재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는 캐스팅을 둘러싸고 끝없는 논란을 낳고 있다. 일단 여주인공 모리 유키 역이 정해지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제작 기획 당시에는 드라마 <1리터의 눈물> 및 영화 <박치기>로 스타덤에 오른 사와지리 에리카로 내정되었으나, 최근 시사회장에서의 불손한 태도 등 사생활 면에서 물의를 빚어온 그녀가 결국 소속사에서 전격 해고됨으로써, 쿠로키 메이사로 최종 결정됐다. 하지만 그보다도 원작 팬들은 기무라 타쿠야가 고다이 스스무 역을 맡았다는 점에 더욱 강력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5년 간 이 영화 제작을 기획해왔다는 TBS-도호 측은 “우주에서의 전투 장면보다는 기무라 타쿠야의 강점인 인간 드라마에 집중하기 위해 감독까지 교체했다”며 열의를 보였지만, 원작 팬들은 ‘고다이 역을 하기에 기무라는 너무 나이가 많다’ ‘무슨 역을 연기하든 기무라 타쿠야는 늘 기무라 타쿠야로만 보인다’는 등 차가운 반응이 대부분이라, 과연 기무라 타쿠야가 배역을 얼마나 잘 소화해낼 지가 영화 흥행 성공의 관건으로 보인다.

글. 도쿄=임다함 (도쿄 통신원)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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