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목적이 아니다.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간편하게 동원되는 근거로서 기록은 많은 것을 설명해 주지만, 기록을 위해 가치를 만들 수는 없다. 그래서 금세기 최고의 디바로 불리는 머라이어 캐리는 18곡의 노래를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려놓고, 79주간 빌보드 싱글 차트의 정상을 차지했으며, 전 세계에 2억여 장의 앨범을 판매했다는 놀라운 기록이 없어도 충분히 그 재능의 깊이와 존재감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다. 새 앨범한국을 방문한 소감은?을 발표하고 프로모션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머라이어 캐리가 10월 13일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등장과 동시에 밝은 미소로 포토콜에 응한 그녀는 성의 있는 발음으로 “안녕하세요?”하고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기록으로 다 전할 수 없겠지만, 머라이어 캐리가 보여준 스타로서의 여유와 아티스트로서의 진지함을 옮긴다. 짧은 인터뷰가 아쉽다면 내한 일정 중에 출연할 예정인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MTV <더 스테이지>의 방송을 기다려도 좋겠다.
머라이어 캐리 : 6년 만에 다시 방문하게 되어 굉장히 기쁘다. 언제나 이곳에 다시 와서 팬들을 보고 싶고, 새로운 경험들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새 앨범 발매 후 월드 프로모션의 첫 방문지로 서울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머라이어 캐리 : 지난번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정말로 즐거웠다. 그리고 한국 팬들은 언제나 나를 환대해 준다. 어제도 상당히 피곤했는데 공항에 많은 팬들이 나와서 반겨주었고, 지금 이 현장에도 와 있는 것으로 안다. 세계 곳곳에 가족을 가진 기분이다. 여기 있는 팬들도 역시 내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내 음악은 내가 누구인가를 설명한다”
지금까지 많은 것을 이루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계속하게 되는 힘은 무엇인가?
머라이어 캐리 : 나는 음악을 만들고, 작곡을 하고, 공연을 하는 일을 사랑하고, 그 일은 내가 누구인가를 설명한다. 성공을 떠나 뮤지션으로서 음악을 하는 일 자체를 즐긴다. 그리고 작년에 결혼했기 때문에 가정생활을 잘 해내는 것도 중요하다. 아시다시피 두 가지를 모두 잘 해낸다는 것이 나에게는 어려운 일이라,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새 앨범의 타이틀은
머라이어 캐리
새 앨범은 최근의 트렌드와 동떨어진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번 앨범을 통해 상업적인 성공 이외에 추구하고자 했던 것은?
머라이어 캐리 :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스튜디오에서 진심으로 즐거웠다. 트키기, 드림, 랜디 잭슨과 같이 유능한 프로듀서들과 함께 일을 했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이 일은 상업적인 부분이 있다. 그러나 너무 그 안에 있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았다. 히트곡을 만드는 것 보다는 나의 팬들을 만족시키는 음악을 하고 싶었고, 사랑을 보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한다.
영화 <프레셔스>에 출연한 소감을 듣고 싶다.
머라이어 캐리 : 영화의 원작인 <푸쉬>를 오래전에 읽고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영화의 감독인 프레더릭은 내가 누구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추하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었다. 헤어스타일도 엉망이고, 콧수염도 그리고, 눈 밑에 뭐가 생길 정도로 내 자신이 아닌 모습이 되어야만 했다. 솔직히 그 과정이 좋지는 않았다. 촬영 내내 거울을 보기가 싫었다. 그러나 나의 캐릭터인 미스 와이즈가 되는 데 있어서 그런 분장은 도움이 되었다.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한 많은 훌륭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영화의 한 부분이 된다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 정말로 좋은 영화다. 꼭 보기를 바란다.
6년 전 당신의 공연을 봤던 팬들은 그동안 늙었는데, 당신의 외모는 여전하다! 비결이 무엇인가?
머라이어 캐리 : 그렇게 말해 주어 기쁘다. (웃음) 뭔가를 진심으로 믿기 시작하면,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영원히 12살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물론 그 시절에는 좋은 일, 나쁜 일, 어려운 일들도 있었겠지만 계속 12살이라고 믿는 것이 나만의 비결이라고 본다. 아, 훌륭한 헤어와 메이크업의 도움을 받은 12살이다.
사진제공_유니버셜뮤직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