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줄리엔 강. 현장에서는 보통 엔강이라고 부른다. 마음에 드는 닉네임이다.
<드림> 촬영할 때 감독님 별명은 스강이었다. 대머리에 눈도 조금 크고, 내 형(데니스 강)이랑 닮았었다. 그래서 모두 “스강 감독님”이라고 불렀었다. 형에게도 가르쳐줘야겠다. 하하.
1982년 4월 11일생. 한국나이로 스물여덟 살이다. 82년생이니까 나는 개띠. 한국에 오기 전부터 동물 12마리 띠는 잘 알고 있었다. 중국식 별자리? 그런 거 아닌가.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 때부터 스페인에서 온 가족 같이 살았고, 캐나다로 곧 이사 갔다. 그 후로 밴쿠버에서 쭉 살았다.
가족들과는 주로 전화 통화 하거나 채팅으로 이야기 한다. 부산에 작은 아버지랑 친척들 있어서 추석 때 가고 싶었는데 촬영 때문에 못 갔네.
여러 나라에서 살았기 때문에 영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한국말 다 할 수 있다. 이제는 새로운 언어 익히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 그런데 가끔 포르투갈어와 한국어가 섞일 때가 있다. 오우, 너무 많은 단어를 알고 있으니까 그런 것 같다.
형들은 한국말을 잘 못한다. 엄마도 한국말 모르는데, 요즘 공부하고 있다. 내가 한국에서 방송 출연한 것들을 다 보내 드린다. 그것도 항상 보시는 것 같고. 아무튼, 우리 가족 중에서 내가 한국말을 제일 잘한다! 하하.
어렸을 때는 커서 운동선수가 되고 싶었다. 원래 축구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캐나다에서는 축구 선수를 별로 많이 안한다. 그래서 할 수 없었다.
운동은 지금도 좋아한다. 헬스도 자주 하고, 격투기, 수영은 거의 매일 한다. 드라마 촬영을 하면 밤새도록 하는 일이 많다. 얼마 전에는 감기도 이틀 정도 걸렸었다. 그래서 맨날 좋은 거 먹으려고 한다. 건강한 음식들. 과일, 야채 같은 거.
한국에서는 말 안하면 내가 그냥 외국인인 줄 안다. 그렇지만 난 아빠가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외국에서는 나를 보면 오, 넌 혼혈이구나, 하고 다 안다.
한국은 사람들이 성격 좋다. 따뜻해. 처음에는 약간 쑥스러운데, 오랫동안 알면 진짜 가까이 가족같이 대해준다. 나이 많은 사람을 리스펙트 하는 것도 더 많이 배웠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김자옥 선생님은 너무 착하다. 성격이 어머니 같다. 내가 아주 가끔 존댓말 헷갈려서 자옥 선생님에게 실수 하는데, 그냥 이해해 주신다. 이순재 선생님도 많이 도와주신다. 원래 진짜 큰 배우니까 조금 무서워 보이지만 나에게 진짜로 잘 해주신다.
(이)광수, 최 다니엘, 우리 준혁이(윤시윤) 모두 정말 친하다. 대기실에서 많이 놀고, 대사 연습 할 때는 한국말 발음도 가르쳐 준다. 가장 많이 연습하는 것은 억양. 외국말보다 한국말은 억양이 크지 않아서 신경 써야 한다. 아, 정음은 웃긴다. 영어 대사가 가끔 있는데 나한테 와서 “(다급하게) 줄리엔 이거 어떻게 해요!”하면서 물어본다.
신애는 너무 귀엽다. 나 애기랑 원래 잘 놀아준다. 신애는 너무 착하고, 웃겨서 맨날 기다리는 시간에 농담하고 같이 논다. 둘이 말이 잘 통한다. 하하하. 영어로도 가끔 이야기 한다. 신애 엄마가 오시니까, 나에게 영어 연습 시켜주라고 한다. 그런데 신애 영어는… 조금 더 공부해야 한다.
11월에 형이 영국에서 경기 있다. 가고 싶은데 너무 멀고, 스케줄도 있어서 전화로 파이팅!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어떤 테크닉 쓰라고 말 할 거다. 마이클 비스핑이 무서워 보인다고? 에이, 아니다. 괜찮아. 펀치 세지 않을 거다. 내가 비스핑 보다 더 강하다. 하하하하하.
<드림> 찍으면서 레미 본야스키를 만났는데, 많이 얘기 했다. 이제 친하다. K-1 선수들을 원래 많이 안다. 제롬 르 반너는 우리 가족과 친한 사이다. 프랑스 사람이니까 응원하기도 하고. 2주 전에 왔을 때도 아빠랑 같이 밥 먹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는 뤼오토우(료토) 마치다. 일본, 브라질 혼혈인데 나랑 비슷한 점이 있어서. 그는 정말 훌륭한 챔피언이다.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3가지는 패밀리, 정직, 그리고 겸손이다. 무조건 맨날 아무리 유명해도 겸손해야 한다. 거만 사람 진짜 싫어한다. 겸손한 연예인 만날 때 너무너무 좋다. 진짜로 리스펙트 하게 된다. 나에게 유명해졌다고 하는 사람들 있는데, 그건 아니다. 난 그냥 TV에 나와서 사람들이 얼굴을 아는 것뿐이다. 연기를 하는 건, 재미있기 때문이다. 뭔가 아트를 하는 것 같고, 보여주는 게 좋다. 감정을, 그리고 이야기를.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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