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설명 : 빈티지
스타일을 정복한 이들이 다다른 최후의 성지, 빈티지. 역사의 보고이자 살아 있는 생명체이기도 한 빈티지 제대로 사고, 제대로 입는 법.

1) 빈티지는 본래 와인의 생산 년도를 가리키는 말로, ‘과거의 것’ ‘예전에 생산된 것’이라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음.
2) 패션에서의 빈티지란 본래 1920년대 이전에 만들어진 의류(현대 복식사가 시작되기 전의 의류)를 가리키는 것이었으나 이제는 1930년대는 물론이고 1960, 1970년대에 입었던 옷도 빈티지로 여겨짐. 이제 빈티지는 어떤 연대 이전의 옷을 일컫기 보다는 ‘다른 사람이 입었던 옷(세컨드 핸드)’, ‘신상’이 아닌 ‘역사가 담긴 옷’으로 그 의미와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셈.
3) 1990년대 후반, 영감의 근원을 찾아 헤매던 디자이너들이 파리 근교 벼룩시장에서 ‘건진’ 빈티지 의류들을 재해석해 내놓기 시작하면서 패션계에서 빈티지 붐이 불기 시작함.

1) 대표 구성 부품
① 요즘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섬세한 레이스가 인상적인 1920년대 드레스.
② 코코 샤넬, 크리스찬 디올,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 이브 생로랑 등 20세기 패션사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디자이너들이 살아 있을 때 만든 오리지널 의상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빈티지 마켓에 간헐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나 이제 직업적 빈티지 사냥꾼들에 의해 자취를 감췄음.
③ 1930, 1940년대 귀부인들이 입었을 법한 모피 코트.
④ 1970년대의 어느 평화주의자가 입었을 법한 꽃무늬 원피스.

2) 제품 구입 설명서
① 빈티지는 ‘부르는 게 값’인 경우가 많으므로 흥정이 가능한 경우, 최대한 깎아서 산다. 단, 빈티지를 판매하는 사람들 중 ‘빈티지는 역사가 담긴, 살아 있는 생명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들 앞에서 지나치게 값을 깎았다가는 ‘무례한 무뇌아’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②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 게 빈티지. 특히 빈티지가 유행하면서 샤넬 등 유명 브랜드의 진품 빈티지라고 속여 짝퉁 빈티지를 파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예전에도 짝퉁은 있었음을, 오늘날의 짝퉁 제조 기술은 지금의 샤넬이나 루이비통 뿐 아니라 1960년대의 샤넬이나 루이비통도 만들 수 있을 만큼 진보했음을 잊지 말자.
③ 빈티지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실수를 범하는 부분이 바로 신발. 비교적 쉽게 수선이 가능한 옷과는 달리 빈티지 구두는 수선이 어려울 뿐 아니라 수선을 할 경우 모양이 본래의 것과 달라져 매력이 없어진다는 점을 잊지 말 것.

3) 오작동을 막으려면
①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빈티지 의상으로 감싸는 경우 가장 무도회에 참석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특히 빈티지 초보자라면 빈티지와 최신 의상을 적절히 믹스해야 친구들로부터 ‘그거 누구 코스프레야?’ 소리를 듣지 않는다. 겉옷을 빈티지로 선택했다면 안에 입는 원피스는 빈티지가 아닌 것으로, 상의를 빈티지로 선택했다면 하의는 빈티지가 아닌 것으로 선택하는 게 최선.
② 빈티지의 고수들이 선택하는 방법은 년도가 다른 빈티지들을 믹스하는 것. 1960년대에 만들어진 트렌치코트를 1930년대 드레스와 매치하고, 1960년대 풍 드레스를 1980년대에 만들어진 코트와 매치하면 색다른 분위기의 룩이 완성된다.
③ 빈티지 의상을 입었다면 헤어나 메이크업 둘 중 하나는 완벽하게 갖출 것. 그러지 않았다간 아무리 빈티지의 고수라도 ‘파리의 노숙자’처럼 보일 수 있다.
④ 빈티지의 최대 문제점 중 하나는 냄새. 빈티지에 빠져 있던 어느 날, 정신을 차리니 주변에 친구들이 하나도 없다면 그건 아마도 당신에게서 나는 냄새 때문 일 것이다. 빈티지 의류는 반드시 드라이클리닝해서 입는다. 단 드라이클리닝을 해도 냄새가 없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으니 여러 벌의 ‘냄새나는’ 빈티지를 한꺼번에 매치해 입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글. 심정희 ( 패션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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