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편식하다’
MBC 밤 11시

이것은 편식, 그것도 건강을 위한 편식에 대한 건강 다큐멘터리라는 것이 제작진의 변이다. 하지만 속지 말자. 이 다큐멘터리는 다분히 정치적인 프로그램이다. 고기, 생선, 계란, 우유 없는 식단으로 건강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 신경외과 의사의 조언과 그 조언대로 실행해 말기 암을 치료하거나 만선 신부전증에서 자유로워진 환자들의 경험은 국내 축산 및 어업에 치명적 타격을 입혀 나라의 기틀을 뿌리부터 흔들어 놓으려는 ‘좌빨’ 세력의 음모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다름 아닌 광우병 보도의 김은희 작가가 참여한 다큐멘터리기 때문이다. 작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정치 성향이 프로그램의 정치적 성격을 증명한다고 굳게 믿는 검찰의 태도로 따지면 이 건강 다큐멘터리 역시 결국 반정부적인 프로그램일 것이다. 억지 같다고? 그러게 말이다.

<왕관은 내 거야> Q채널 밤 12시
말하자면 이런 거다.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한국에서 외모 하나만 믿을 뿐 아무 것도 없는 못난이 신데렐라들이 존재할 것인가, 그리고 그들은 결국 왕자 옆 왕비의 자리에 갈 수 있을까. 새롭게 등장한 리얼리티쇼 <왕관은 내 거야>를 이끄는 건 바로 이런 궁금증이다. 10년째 단역배우인 가영, 운영하던 쇼핑몰이 파산 위기에 처한 송아, 구혜선이나 박한별 등과 나란히 인터넷 얼짱으로 떠올랐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솔기 등 얼굴은 예쁘지만 생각만큼 인생이 잘 풀리지 않았던 7명의 참가자들은 전국에 있는 각종 미인대회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해 서로 경쟁한다. 미인대회 출전과 입상이 인생의 솔루션으로 제시되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독한 마음으로 달려들 참가자들의 태도는 경쟁 리얼리티쇼의 미덕인 만큼 그 리얼 혈투의 과정이 궁금해지는 게 사실이다.

<별을 보다> tvN 밤 10시
유독 신규 프로그램들이 많은 하루다. tvN 7월 개편의 시작을 알리는 스타 휴먼 다큐멘터리 <별을 보다> 역시 오늘 처음 시청자들과 만난다. 사실 휴먼을 표방하는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감동에 대한 강박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한국 힙합 신의 주요 인물인 타이거 JK가 고무줄 반지로 윤미래에게 청혼한 것, 아들 조단의 탄생 등 다양한 이야기를 밝힐 이번 편에서 혹 그런 간지러운 강박이 있는 건 아닌지 미리 걱정하게 되는 건 그래서다. 하지만 “내가 보여주고 싶은 진실과, 카메라가 아는 진실이 다른” 상황에서도 결국 자신이 잊고 살던 행복을 보여주었다는 타이거 JK의 말처럼 약간의 연출과 편집 안에서도 결국 남게 될 그 한 줌 진심이 시청자에게 전해진다면 휴먼 다큐로선 더 바랄 게 없으리라.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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