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마차> SBS 월~금 8시 30분 / 토 8시 25분
11일 첫 방영된 <녹색마차>는 어려서부터 일편단심 민들레 연인 서정후(정성환)를 잃은 한지원(송선미)이 어쩔 수 없이 연인의 절친한 친구 윤형모(류태준)와 결혼하는데, 그가 바로 정후를 죽인 원수임을 알게 되면서 복수하는 스토리다. 제작 발표회에서 당당하게 밝혔듯 <녹색마차>는 막장 드라마의 계보를 계승한다. 앞으로 속도감 있는 복수를 예고한 2회는 애인을 위해 복수를 시작하는 만큼, 아름다웠던 그 시절 회상을 통해 복수의 정당성을 부여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화목한 서정후 집안과 살벌한 윤형모 집안의 선악 대비를 통해 악역을 부각하고, 또 친절한 배경음악은 음조만으로 착한 편과 나쁜 편을 알려준다.
그런 한편으로는 한적한 라이브 클럽에서의 프로포즈 이벤트를 통해 7080세대인 타겟층과의 공감대도 형성했다. 지원과 하룻밤을 보낸 정후는 “우리 진짜 하나다, 지원아”라고 달콤한 언약을 맺고, “지금 몇 시야?” “천국의 시간” “지금 몇 시야?” “이 지구상에 없는 시간” 같은 대사로 몽롱한 아침의 주부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그런데 요즘 세상에도 사랑하는 사람의 원수와 결혼해서 복수한다는 논개 스타일의 치정복수극이 주부들의 큰 관심을 끌 수 있을까? 그런 이유로 천상여자인 한지원이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나는 모습이 기대된다. 또 거대한 절대 악이라기보다 술집에서 행패부리고 노름빚을 지는 윤형모를 비롯한 그 식구들과 형모를 사모하는 강채영(황지현) 등의 악역이 눈만 부라리며 똘끼를 내비칠게 아니라 얼마나 악독할지 사뭇 궁금해진다.
글 김교석
<30분 다큐- 염PD의 탈모 피해가기> KBS2 월~금 오후 8시 30분
엄습해오는 탈모를 쿨한 자세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의 PD 역시도 초기 탈모 증세를 보이고 있다. 어제 <30분 다큐>는 문제의 당사자이기도 한 PD가 다양한 접근법으로 탈모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얼굴학 전문가를 찾아가 한국인들이 탈모에 민감해진 이유를 듣기도 하고, 최초로 대머리가 등장했던 문헌을 얘기하며 역사도 살짝 들려준다. 탈모로 고민 중인 사람의 얘기는 물론이고 여대생들이 탈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보여준다. 거기다 모발이식이나 가발 등 대처방법들을 염PD가 직접 체험해보기도 한다. 이 많은 이야기를 30분 만에 하기에 이 다큐멘터리는 무겁지도 어렵지도 않다. 굳이 뭐가 옳고 그른지 판단 내리고자 애쓰지도 않는다. 그저 ‘탈모’란 것이 사람들의 일상에 어떻게 녹아있는가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통렬하게 꿰뚫거나 무심히 훑어보는 대신 소박하고 사사롭게 소재를 다루는 시선. 그게 이 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장점이다. ‘탈모된 머리 선이 M자냐 U자냐’는 어떤 이에겐 아무것도 아니지만 어떤 이에겐 중요한 문제다. ‘왜 그들에겐 그게 중요할까?’는, 삶의 방식이 획일화된 한국인들에겐 어떤 질문보다 필요한 질문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아무런 훈계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두피에 좋다는 두유를 들고 모발 관리를 다짐하는 염PD의 코믹한 마지막 모습은 뭔가 서글프다. 또 뭔가 부조리하다. 미국 대통령 후보 중 선거 승자는 머리 숱이 많은 사람이었다는 내레이션만큼이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편견, 일단 그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일까?
글 정진아
11일 첫 방영된 <녹색마차>는 어려서부터 일편단심 민들레 연인 서정후(정성환)를 잃은 한지원(송선미)이 어쩔 수 없이 연인의 절친한 친구 윤형모(류태준)와 결혼하는데, 그가 바로 정후를 죽인 원수임을 알게 되면서 복수하는 스토리다. 제작 발표회에서 당당하게 밝혔듯 <녹색마차>는 막장 드라마의 계보를 계승한다. 앞으로 속도감 있는 복수를 예고한 2회는 애인을 위해 복수를 시작하는 만큼, 아름다웠던 그 시절 회상을 통해 복수의 정당성을 부여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화목한 서정후 집안과 살벌한 윤형모 집안의 선악 대비를 통해 악역을 부각하고, 또 친절한 배경음악은 음조만으로 착한 편과 나쁜 편을 알려준다.
그런 한편으로는 한적한 라이브 클럽에서의 프로포즈 이벤트를 통해 7080세대인 타겟층과의 공감대도 형성했다. 지원과 하룻밤을 보낸 정후는 “우리 진짜 하나다, 지원아”라고 달콤한 언약을 맺고, “지금 몇 시야?” “천국의 시간” “지금 몇 시야?” “이 지구상에 없는 시간” 같은 대사로 몽롱한 아침의 주부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그런데 요즘 세상에도 사랑하는 사람의 원수와 결혼해서 복수한다는 논개 스타일의 치정복수극이 주부들의 큰 관심을 끌 수 있을까? 그런 이유로 천상여자인 한지원이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나는 모습이 기대된다. 또 거대한 절대 악이라기보다 술집에서 행패부리고 노름빚을 지는 윤형모를 비롯한 그 식구들과 형모를 사모하는 강채영(황지현) 등의 악역이 눈만 부라리며 똘끼를 내비칠게 아니라 얼마나 악독할지 사뭇 궁금해진다.
글 김교석
<30분 다큐- 염PD의 탈모 피해가기> KBS2 월~금 오후 8시 30분
엄습해오는 탈모를 쿨한 자세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의 PD 역시도 초기 탈모 증세를 보이고 있다. 어제 <30분 다큐>는 문제의 당사자이기도 한 PD가 다양한 접근법으로 탈모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얼굴학 전문가를 찾아가 한국인들이 탈모에 민감해진 이유를 듣기도 하고, 최초로 대머리가 등장했던 문헌을 얘기하며 역사도 살짝 들려준다. 탈모로 고민 중인 사람의 얘기는 물론이고 여대생들이 탈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보여준다. 거기다 모발이식이나 가발 등 대처방법들을 염PD가 직접 체험해보기도 한다. 이 많은 이야기를 30분 만에 하기에 이 다큐멘터리는 무겁지도 어렵지도 않다. 굳이 뭐가 옳고 그른지 판단 내리고자 애쓰지도 않는다. 그저 ‘탈모’란 것이 사람들의 일상에 어떻게 녹아있는가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통렬하게 꿰뚫거나 무심히 훑어보는 대신 소박하고 사사롭게 소재를 다루는 시선. 그게 이 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장점이다. ‘탈모된 머리 선이 M자냐 U자냐’는 어떤 이에겐 아무것도 아니지만 어떤 이에겐 중요한 문제다. ‘왜 그들에겐 그게 중요할까?’는, 삶의 방식이 획일화된 한국인들에겐 어떤 질문보다 필요한 질문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아무런 훈계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두피에 좋다는 두유를 들고 모발 관리를 다짐하는 염PD의 코믹한 마지막 모습은 뭔가 서글프다. 또 뭔가 부조리하다. 미국 대통령 후보 중 선거 승자는 머리 숱이 많은 사람이었다는 내레이션만큼이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편견, 일단 그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일까?
글 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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