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일지매> MBC 밤 9시 55분
일지매, 그가 돌아왔다. 어디서? 물론 SBS에서는 아니다. 한국 만화계 최고의 천재 중 한 명인 故 고우영 화백의 <일지매>가 3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돌아왔다. 군부 독재 시절에 등장한 이 의적 이야기는 과연 현재에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기에 먼지를 털고 돌아올 수 있었던 걸까. 사욕에 눈먼 세도가 김자겸은, 그리고 청국에 쩔쩔매는 조선의 모습은 어떤 기시감을 주지 않는가. 하지만 원작에서 의적 일지매만큼 중요한 건 로맨티스트 일지매의 모습이다. 원작의 설정처럼 꽃 같은 외모를 자랑하는 하이킥 일지매 정일우의 멜로 연기가 기대되는 건 그 때문이다. 과연 돌아온 일지매는 우리의 가슴에 매화 한 송이를 제대로 남겨줄 수 있을까.

<엑소시스트> tvN 밤 12시
영적 고통을 겪는 사람들의 <긴급출동 SOS>였던 퇴마 솔루션 프로그램 <엑소시스트>가 2009년을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귀신들림이나 원혼 때문에 고통을 받았던, 혹은 받았다고 여겨지던 사람들을 치료하던 엑소시스트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살려 국내 미해결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프로젝트에 뛰어든 것이다. 이들이 뛰어든 최초의 사건은 지난해 5월 발생해 아직도 미궁에 빠져있는 대구 허은정 양 납치 사건. 시절이 수상할수록 미신이 부흥한다지만 어쩌랴. 말기암 환자가 민간요법을 찾듯, 극한 상황에서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이 되는 것을. 다만 지난해 <엑소시스트>가 성공한 건 제법 진지하게 남의 고통에 접근하는 태도 덕분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랄 뿐이다.

<터미네이터 2> XTM 저녁 7시 30분
아마 SF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기대되는 두 개 프로젝트를 고르라면 주저 없이 <트랜스포머 2>와 <터미네이터 샐베이션>을 꼽을 것이다. 특히 크리스찬 베일이 존 코너 역을 맡은 <터미네이터 샐베이션>은 티저 동영상을 통해 전 세계적 떡밥을 살포한 상태.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프랜차이즈 스타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빠지긴 했지만 사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근육이 바람 빠진 타이어가 된 마당에 <터미네이터 3>는 무리하게 그를 끌고 가지 않는 것이 시리즈의 명성을 위해, 아니 전설의 액션스타인 그의 명성을 위해 좋았을지 모른다. 그가 선글라스와 가죽 재킷에 할리 데이비슨을 몰던 <터미네이터 2> 시절 ‘마지막 액션 히어로’의 모습으로만 기억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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