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조작 논란이 분분한 Mnet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과 ‘아이돌학교'(이하 ‘아학’)의 실상이 일부 드러나면서 충격을 안기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MBC ‘PD수첩’을 통해서다. ‘PD수첩’은 두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아이돌 연습생들을 인터뷰해 조작 의혹의 실상을 조명했다.
‘PD수첩’은 지난 1일부터 ‘프듀X’ 데뷔조 조작 의혹에 관한 두 차례의 예고편을 내보내며 기대감을 모았다. 이날 본 방송에서는 Mnet의 아이돌 데뷔 조작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나 그들의 최측근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학’ 탈락 연습생들 중 가장 큰 의문을 자아낸 이해인 연습생과 ‘프듀X’의 석연치 않은 프로그램 제작 과정을 알고 있는 출연자들을 취재한 내용을 공개했다.
◆‘아이돌학교’의 3000명 들러리 오디션
이해인은 얼굴을 직접 드러내고 ‘PD수첩’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이해인은 ‘아학’ 방영 당시에도 작게 논란이 됐던 ‘아학’ 내무반의 불편함을 토로했다. 그는 “방송에 나왔던 분홍색 내무반은 사실 공사한 지 얼마 안 돼서 페인트 냄새가 가득하고 환기도 되지 않는 곳이었다”며 “아이들이 거기서 이불을 한 번만 털어도 먼지가 엄청났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가 예민한 친구들은 온몸에 빨갛게 피부병이 날 정도였다”고 했다. 익명으로 출연한 ‘아학’ 출연자 B는 공동 인터뷰에서 “애들이 다 생리를 안 했다”고 했고, 연습생 D는 “나는 하혈을 두 달 동안 했다”고 털어놨다.
이해인은 논란이 됐던 ‘아학’의 ‘3000명 들러리 오디션’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 오디션은 ‘아학’의 2차 실기시험으로, 최종 41명의 출연자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필수 관문이었다. 이해인은 “(제작진이) 처음에 3000명이 있는 오디션장에 가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준비를 안하고 있었다. 그런데 촬영하기 전에 담당 작가님이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학’ 출연자 아무나 붙잡고 ‘3000명 오디션 어디서 어떻게 봤어요?’라고 물어보면 아무도 대답을 못 할 거다. (오디션을) 안 봤으니까”라며 “(3000명은) 이용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듀X, 일부 연습생은 경연곡 미리 받았다
‘프듀X’는 프로그램 초기부터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이하 스타쉽) 출신 연습생들의 출연 분량을 많이 내보냈다. 스타쉽 출신 네 명에게 ‘스타쉽즈’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였다. ‘프듀X’처럼 이른바 ‘국민프로듀스’가 데뷔조를 뽑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연습생들에게는 분량 노출이 생명이다. 방송에 노출되지 않으면 국민프로듀서들이 연습생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프듀X’ 출연자 D는 “스타쉽 전용, 스타쉽 채널, 스타쉽듀스라고 연습생들끼리 말했다”고 폭로했다. ‘프듀X’ 연습생 F의 아버지는 “스타쉽인가요? XXX 연습생. 눈에 바로 보인다. 그러면 다음에 몇십 위가 딱 오르고 2~3주 만에 완전히 인생 역전이 돼 버렸다”고 거들었다. 실제로 ‘PD수첩’이 전문가와 통계를 내 본 결과 스타쉽 연습생 A의 방송시간은 1~7회에 3분 36초, 8회에 6분 29초였고 순위는 23위에서 14위로 올랐다.
‘PD수첩’에 따르면 경연곡을 미리 받은 연습생들도 스타쉽 소속 연습생들이었다. ‘프듀X’ 출연자 A는 “어떤 친구가 경연곡을 미리 유포해서 난리가 났다. 추궁해서 물어봤더니 자기 안무 선생님이 알려줬다고 했다. 직접 들었다. 그래서 걔네들은 (경연) 전부터 연습을 계속하고 있었다”고 했다. PD수첩 제작진이 A에게 “시험 치기 전에 문제를 미리 알고 있었던 거랑 똑같은 거 아니냐”고 하자 A는 “맞다”면서 “걔네 입장에선 회사에서 압박이 심했다고 했다. (회사가) ‘너희가 지금 인기있는 게 우리가 다 해준 거니까 건방 떨지 말라’고 했다더라”고 덧붙였다.
울림엔터테인먼트(이하 울림)와 MBK엔터테인먼트(이하 MBK)에 관한 얘기도 연습생들의 증언을 통해 나왔다. 이들에 따르면 울림의 한 멤버는 마지막 생방송 경연 때 본인이 뽑히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며 울림에서는 한 명만 뽑힐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출연 연습생은 MBK 측이 ‘프듀X’ PD에게 “우리 회사 2명 넣어준다면서 왜 1명을 넣었냐”고 화내는 것을 봤다고도 했다.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가 첫 단체곡의 센터 자리다. 이 자리를 맡은 출연자들은 모두 데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한 연습생은 원래 ‘프듀X’의 단체곡 ‘_지마’의 센터는 100% 연습생들의 투표로 결정됐는데 갑자기 촬영 중에 연습생들의 투표와 국민 프로듀서들의 투표를 더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센터도 바뀌었다고 폭로했다. 이 연습생은 새 센터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멤버였다고 말했다.
◆PD 1명만 아는 깜깜이 문자투표 집계
문자 투표의 집계방식도 의혹 투 성이였다. 문자 투표를 경연이 펼쳐진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접수하고 결과를 발표하는 게 아니라 이를 전담하는 한 여성 PD가 다른 장소에서 혼자 집계해 문자메시지로 보내왔다는 것. 이 문자메시지를 받은 제작진은 이를 자막으로 입력한 뒤 바로 삭제했다고 한다.
국민프로듀서들이 투표한 결과인 만큼 그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공유돼야 하는데도 특정인 한 사람만 알고 있는 깜깜이 문자투표였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제작진에게 투표 결과를 전달했다는 ‘프듀X’의 이 여성 PD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메인 PD인 안준영 PD도 마찬가지였다.
‘PD수첩’은 Mnet의 데뷔 조작 사태가 ‘꼬리자르기’로 끝맺어지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혹도 간접적으로 제기했다. 이 의혹은 Mnet이 직접 경찰에 ‘프듀X’ 조작 관련 수사를 의뢰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프듀X’ 제작진 A는 “안준영 PD가 희생양 같은 모양새가 맞죠”라고 했다. ‘PD수첩’ 제작진이 “그러니까 안준영 PD가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문제냐)?”이라고 묻자 A는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절대 혼자할 수 없어요”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보좌관 B씨는 ‘PD수첩’에 “(조작이) 윗선까지도 연루돼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어디까지 끊기가…”라며 말을 흐렸다. PD수첩은 이 같은 멘트들에 대해 “조작 사건에 대해 의원들에게 해명하던 CJ ENM 직원들로부터 나온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프듀X’와 ‘아이돌학교’ 제작진은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PD수첩’은 지난 1일부터 ‘프듀X’ 데뷔조 조작 의혹에 관한 두 차례의 예고편을 내보내며 기대감을 모았다. 이날 본 방송에서는 Mnet의 아이돌 데뷔 조작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나 그들의 최측근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학’ 탈락 연습생들 중 가장 큰 의문을 자아낸 이해인 연습생과 ‘프듀X’의 석연치 않은 프로그램 제작 과정을 알고 있는 출연자들을 취재한 내용을 공개했다.
◆‘아이돌학교’의 3000명 들러리 오디션
이해인은 얼굴을 직접 드러내고 ‘PD수첩’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이해인은 ‘아학’ 방영 당시에도 작게 논란이 됐던 ‘아학’ 내무반의 불편함을 토로했다. 그는 “방송에 나왔던 분홍색 내무반은 사실 공사한 지 얼마 안 돼서 페인트 냄새가 가득하고 환기도 되지 않는 곳이었다”며 “아이들이 거기서 이불을 한 번만 털어도 먼지가 엄청났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가 예민한 친구들은 온몸에 빨갛게 피부병이 날 정도였다”고 했다. 익명으로 출연한 ‘아학’ 출연자 B는 공동 인터뷰에서 “애들이 다 생리를 안 했다”고 했고, 연습생 D는 “나는 하혈을 두 달 동안 했다”고 털어놨다.
이해인은 논란이 됐던 ‘아학’의 ‘3000명 들러리 오디션’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 오디션은 ‘아학’의 2차 실기시험으로, 최종 41명의 출연자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필수 관문이었다. 이해인은 “(제작진이) 처음에 3000명이 있는 오디션장에 가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준비를 안하고 있었다. 그런데 촬영하기 전에 담당 작가님이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학’ 출연자 아무나 붙잡고 ‘3000명 오디션 어디서 어떻게 봤어요?’라고 물어보면 아무도 대답을 못 할 거다. (오디션을) 안 봤으니까”라며 “(3000명은) 이용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듀X, 일부 연습생은 경연곡 미리 받았다
‘프듀X’는 프로그램 초기부터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이하 스타쉽) 출신 연습생들의 출연 분량을 많이 내보냈다. 스타쉽 출신 네 명에게 ‘스타쉽즈’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였다. ‘프듀X’처럼 이른바 ‘국민프로듀스’가 데뷔조를 뽑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연습생들에게는 분량 노출이 생명이다. 방송에 노출되지 않으면 국민프로듀서들이 연습생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프듀X’ 출연자 D는 “스타쉽 전용, 스타쉽 채널, 스타쉽듀스라고 연습생들끼리 말했다”고 폭로했다. ‘프듀X’ 연습생 F의 아버지는 “스타쉽인가요? XXX 연습생. 눈에 바로 보인다. 그러면 다음에 몇십 위가 딱 오르고 2~3주 만에 완전히 인생 역전이 돼 버렸다”고 거들었다. 실제로 ‘PD수첩’이 전문가와 통계를 내 본 결과 스타쉽 연습생 A의 방송시간은 1~7회에 3분 36초, 8회에 6분 29초였고 순위는 23위에서 14위로 올랐다.
‘PD수첩’에 따르면 경연곡을 미리 받은 연습생들도 스타쉽 소속 연습생들이었다. ‘프듀X’ 출연자 A는 “어떤 친구가 경연곡을 미리 유포해서 난리가 났다. 추궁해서 물어봤더니 자기 안무 선생님이 알려줬다고 했다. 직접 들었다. 그래서 걔네들은 (경연) 전부터 연습을 계속하고 있었다”고 했다. PD수첩 제작진이 A에게 “시험 치기 전에 문제를 미리 알고 있었던 거랑 똑같은 거 아니냐”고 하자 A는 “맞다”면서 “걔네 입장에선 회사에서 압박이 심했다고 했다. (회사가) ‘너희가 지금 인기있는 게 우리가 다 해준 거니까 건방 떨지 말라’고 했다더라”고 덧붙였다.
울림엔터테인먼트(이하 울림)와 MBK엔터테인먼트(이하 MBK)에 관한 얘기도 연습생들의 증언을 통해 나왔다. 이들에 따르면 울림의 한 멤버는 마지막 생방송 경연 때 본인이 뽑히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며 울림에서는 한 명만 뽑힐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출연 연습생은 MBK 측이 ‘프듀X’ PD에게 “우리 회사 2명 넣어준다면서 왜 1명을 넣었냐”고 화내는 것을 봤다고도 했다.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가 첫 단체곡의 센터 자리다. 이 자리를 맡은 출연자들은 모두 데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한 연습생은 원래 ‘프듀X’의 단체곡 ‘_지마’의 센터는 100% 연습생들의 투표로 결정됐는데 갑자기 촬영 중에 연습생들의 투표와 국민 프로듀서들의 투표를 더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센터도 바뀌었다고 폭로했다. 이 연습생은 새 센터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멤버였다고 말했다.
◆PD 1명만 아는 깜깜이 문자투표 집계
문자 투표의 집계방식도 의혹 투 성이였다. 문자 투표를 경연이 펼쳐진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접수하고 결과를 발표하는 게 아니라 이를 전담하는 한 여성 PD가 다른 장소에서 혼자 집계해 문자메시지로 보내왔다는 것. 이 문자메시지를 받은 제작진은 이를 자막으로 입력한 뒤 바로 삭제했다고 한다.
국민프로듀서들이 투표한 결과인 만큼 그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공유돼야 하는데도 특정인 한 사람만 알고 있는 깜깜이 문자투표였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제작진에게 투표 결과를 전달했다는 ‘프듀X’의 이 여성 PD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메인 PD인 안준영 PD도 마찬가지였다.
‘PD수첩’은 Mnet의 데뷔 조작 사태가 ‘꼬리자르기’로 끝맺어지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혹도 간접적으로 제기했다. 이 의혹은 Mnet이 직접 경찰에 ‘프듀X’ 조작 관련 수사를 의뢰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프듀X’ 제작진 A는 “안준영 PD가 희생양 같은 모양새가 맞죠”라고 했다. ‘PD수첩’ 제작진이 “그러니까 안준영 PD가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문제냐)?”이라고 묻자 A는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절대 혼자할 수 없어요”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보좌관 B씨는 ‘PD수첩’에 “(조작이) 윗선까지도 연루돼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어디까지 끊기가…”라며 말을 흐렸다. PD수첩은 이 같은 멘트들에 대해 “조작 사건에 대해 의원들에게 해명하던 CJ ENM 직원들로부터 나온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프듀X’와 ‘아이돌학교’ 제작진은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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