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운동을 하기 위해 불새체육관에 등록한 민지(이혜리 분)는 복싱에 대한 순수한 열망을 지닌 병구를 진심으로 응원해주게 된다. 그리고 병구가 판소리 복싱을 완성할 수 있도록 장구 장단을 쳐준다. 박 관장도 무모해보이는 도전에 나선 병구에게 점차 힘을 보탠다.
엄태구는 신명나는 장구 장단에 맞춰 잽을 날리고 스텝을 밟는다. 택견처럼 보이기도 하고 탈춤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락과 몸짓은 의외로 들어맞는다. ‘쿵덕덕’ 장구 소리와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하지만 부러지진 않는, 강한 힘이 느껴지는 동작이 흥을 오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영화의 배경음악으로는 판소리 ‘수궁가‘가 깔린다. 극 중 인물들의 모습을 개사해서 묘사하는데 가락은 흥겹고 가사는 해학적이다.
엄태구는 영화 촬영 기간까지 포함해 6개월간 복싱 연습을 했다고 한다. 프로 선수에 버금가는 강도로 훈련한 만큼 복싱 자세에 어색함이 없다. 이혜리 역시 두달 간 장구를 연습했다. 빠른 휘모리장단도 능란하게 보여주고 채를 넘겨 치는 모습도 자연스럽다. 순수하고 맑은 캐릭터인 만큼 엄태구와 이혜리가 보여주는 멜로는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둡고 뒤로 갈수록 더 축축 쳐진다. 중간중간 재치 있는 대사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분위기를 환기시키기엔 역부족이다. 내내 깔려있는 극심한 무거움이 보는 이들을 지치게 만든다. 엄태구 특유의 낮고 허스키한 톤이 어수룩하고 미련한 캐릭터를 살려주기도 하지만 후반부에는 오히려 영화의 톤을 더 어둡고 답답하게 하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비슷한 장면들이 불필요하게 반복되면서 쓸데없이 러닝타임이 늘어진다. 무게감과 시간의 덜어냄이 필요한 영화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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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판소리 복서’ 포스터.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복싱 유망주로 주목 받던 병구(엄태구 분)는 순간의 실수로 복싱협회에서 제명된 후 박 관장(김희원 분)의 도움으로 망해가는 불새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소리꾼 친구 지연(이설 분)과 함께 이루기로 했던 미완의 꿈 ‘판소리 복싱’에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 먹는다. 영구제명된 것도 해결해야 하지만 더 만만치 않은 문제가 있다. 뇌세포가 손상돼가는 펀치드렁크 진단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병구는 포기하지 않는다.운동을 하기 위해 불새체육관에 등록한 민지(이혜리 분)는 복싱에 대한 순수한 열망을 지닌 병구를 진심으로 응원해주게 된다. 그리고 병구가 판소리 복싱을 완성할 수 있도록 장구 장단을 쳐준다. 박 관장도 무모해보이는 도전에 나선 병구에게 점차 힘을 보탠다.
영화 ‘판소리 복서’ 스틸.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영화 ‘판소리 복서’는 전통 장단에 맞춰 복싱을 하는 복서의 이야기를 담았다. 국악과 서양 스포츠인 복싱의 이색적 조합이다. 기상천외하고 독보적이고 황당하기까지 하다.엄태구는 신명나는 장구 장단에 맞춰 잽을 날리고 스텝을 밟는다. 택견처럼 보이기도 하고 탈춤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락과 몸짓은 의외로 들어맞는다. ‘쿵덕덕’ 장구 소리와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하지만 부러지진 않는, 강한 힘이 느껴지는 동작이 흥을 오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영화의 배경음악으로는 판소리 ‘수궁가‘가 깔린다. 극 중 인물들의 모습을 개사해서 묘사하는데 가락은 흥겹고 가사는 해학적이다.
영화 ‘판소리 복서’ 스틸.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영화는 재개발, 과거 승리의 영광, 미완의 꿈, 유기견 등을 매개로 사라져 가는 것, 잊혀져 가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어려운 조건에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병구의 모습은 뭉클하다. 악한 인물은 없는 대신 저마다 사연이 있는 인물의 이야기가 안타까운 탄식을 터트리게 한다.엄태구는 영화 촬영 기간까지 포함해 6개월간 복싱 연습을 했다고 한다. 프로 선수에 버금가는 강도로 훈련한 만큼 복싱 자세에 어색함이 없다. 이혜리 역시 두달 간 장구를 연습했다. 빠른 휘모리장단도 능란하게 보여주고 채를 넘겨 치는 모습도 자연스럽다. 순수하고 맑은 캐릭터인 만큼 엄태구와 이혜리가 보여주는 멜로는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둡고 뒤로 갈수록 더 축축 쳐진다. 중간중간 재치 있는 대사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분위기를 환기시키기엔 역부족이다. 내내 깔려있는 극심한 무거움이 보는 이들을 지치게 만든다. 엄태구 특유의 낮고 허스키한 톤이 어수룩하고 미련한 캐릭터를 살려주기도 하지만 후반부에는 오히려 영화의 톤을 더 어둡고 답답하게 하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비슷한 장면들이 불필요하게 반복되면서 쓸데없이 러닝타임이 늘어진다. 무게감과 시간의 덜어냄이 필요한 영화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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