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방송되는 SBS ‘영재발굴단’에는 수백 명의 관객 앞에서 구성진 목소리로 프로 가수 못지않은 무대 장악력을 선보이는 학생이 출연한다.
감자 축제가 한창인 충청북도 괴산군에서 주민노래자랑을 앞두고 초등학교 6학년의 초대 공연이 시작됐다. 학생의 정체는 트로트계 아이돌 정동원(12)군이다.
동원 군은팬클럽 회원이 300명을 넘는 스타다. 인터넷에 올라간 노래 영상만 해도 기본 조회 수가 10만 이상이며 모두 합하면 1000만이 넘는다. 지난해부터 트로트를 부르기 시작한 그는 노래뿐만 아니라 색소폰, 드럼 실력까지 갖춰 제작진을 감탄하게 했다. 더 놀라운 것은 노래며 악기를 모두 동영상을 보며 홀로 익혔다는 사실이다.
동원 군이 트로트에 빠지게 된건 할아버지의 영향 때문이다. 세 살 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할아버지가 동원 군을 키웠다.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할아버지가 흥얼거리던 트로트는 그의 마음에 깊게 자리하게 됐다.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았던 동원 군이 트로트를 부르며 점차 밝은 모습을 보이자 할아버지는 집 옆에 음악 연습실을 지어주고 전국의 공연장을 데리고 다니며 손자의 재능을 응원했다.
늘 함께하던 할아버지가 최근 동원 군의 곁을 비웠다. 며칠 전 동원 군과 함께 공연을 다녀오는 길에 목 디스크로 의심되는 통증이 생겨 입원하게 된 것. 그는 할아버지 간병을 위해 집을 비우는 할머니를 대신해 아침마다 동생을 챙겨 학교에 보내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일까지 돕고 있다.
묵묵히 일하는 동원 군을 보는 아빠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그날 밤, 아들을 마주하고도 한참을 망설인 끝에 어렵게 꺼낸 말은,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한 할아버지의 병세였다.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동원 군이 며칠 만에 꺼낸 이야기는 할아버지만을 위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그를 도와 ‘할아버지를 위한 콘서트’를 연다. 동원 군이 무대에 오르고 온 마음을 담아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노래’를 부른다.
객석은 물론 영상을 지켜보는 스튜디오까지 눈물바다로 만든 트로트 신동 정동원 군의 이야기는 오늘(24일) 오후 8시 55분 SBS ‘영재발굴단’에서 공개된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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