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명상 기자]
누군가에게 홍콩은 그리움의 대상이다. 올드팬은 추억의 스타들을 먼저 떠올린다. 성냥개비를 입에 물고 트렌치코트를 휘날리던 주윤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탄 양조위, 괴조음을 내지르던 이소룡 등의 배우들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젊은 여행객이라면 호캉스, 관광과 쇼핑, 예술 여행, 미식 등이 생각날 것이다. 각자 바라는 것을 찾아 떠나는 홍콩 여행은 상상만 해도 벅찬 흥분으로 다가온다. 스타의 흔적을 찾는 것도, 예술적 감성으로 마음을 채우는 것도, 고급호텔에서 편히 쉬는 것 모두 자유롭다. 여름휴가를 대비해 홍콩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들로 떠나봤다. 황홀한 야경과 높다란 빌딩이 가득한 현대 도시 홍콩에서 옛 모습을 간직한 골목도 새롭게 다가온다. 그 짙은 향수와 매력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헤어나오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홍콩 특유의 분위기가 잔뜩 – 몽콕
그러나 지금의 몽콕은 영화 속 장면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달라졌다. 여기저기 높다란 빌딩이 빼곡하고 대형 쇼핑몰, 명품점, 귀금속 매장 등이 들어서면서 현대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하지만 화려한 건물의 주변에는 여전히 빈티지한 매력을 뽐내는 몽콕이 남아 있다. 밤에는 커다란 한자가 쓰인 네온사인 간판들이 번쩍이고, 좁은 길에 북적이는 사람들이 어우러지면 어느덧 홍콩 특유의 분위기가 여행객을 휘감는다. 영화 <중경삼림>, <해피투게더>, <화양연화>에서 보던 홍콩의 모습을 만나고 싶다면 몽콕부터 가볼 일이다. 홍콩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한 몽콕의 거리를 걷다 보면 영화 속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홍콩의 남대문 시장 – 레이디스 마켓
몽콕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레이디스 마켓(Ladies’ Market)이다. 지하철 몽콕 역에서 도보로 2분이면 닿는 재래시장으로 처음 생겼을 때 여성 관련 상품을 주로 취급해서 붙은 애칭이다. 이름과 달리 들어가 살펴보면 그야말로 온갖 것을 다 팔고 있다. 마블의 인기 캐릭터 <아이언맨>, <헐크> 등의 유명 캐릭터의 피규어를 비롯해 브랜드들의 모조품, 액세서리, 의류, 가방, 시계, 전자제품, 생활소품 등 없는 것이 없다. 기념품이나 가볍게 선물할 만한 물품이 많아서 재미 삼아 쇼핑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상인들과 흥정하다보면 어느새 쇼핑의 세계에 빠져든다. 홍콩인들이 즐기는 음료나 길거리 음식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몸에 좋은 자라 젤리를 찾아서 – 타이헤탕 차관
여행 중 현지의 차와 디저트를 맛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몽콕의 타이헤탕 차관은 옛 홍콩식 약차와 디저트를 판매하는 곳이다. 겉으로 보면 허름한 곳이지만 몸에 좋은 허브 티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홍콩인들은 평소 차를 약처럼 쓰며 건강을 챙기고 기운을 보충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차를 보면 일반 차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메뉴마다 냉기 발산, 기침 완화, 두통 호전 등의 효능이 있어서 자신이 상태에 맞는 것을 고르면 된다. 다른 메뉴로 달달한 망고 디저트, 흑임자 수프도 있지만 가장 특이한 것은 ‘자라 젤리’다. 자라와 각종 한약재를 넣고 푹 고아서 만든 메뉴로 검은색 푸딩 같은 느낌이 든다. 자라를 고았다는 말에 살짝 거부감이 들지만 맛을 보면 아무런 맛이 나지 않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몽콕의 현재를 만나다 - 랭함플레이스
홍콩의 느낌을 즐기면서 시원하고 깔끔한 곳에서 쇼핑도 하고 싶다면 멀리 이동할 필요가 없다. 랭함플레이스는 레이디스 마켓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다. 몽콕의 대표 건축물로 자리매김한 랭함플레이스는 낡은 분위기의 몽콕을 현대적이고 깔끔한 분위기로 바꾼 일등 공신이다. 지하 2층, 지상 13층으로 총 15개 층에 걸쳐 다양한 브랜드 매장과 패션, 뷰티, 스포츠 상점, 슈퍼마켓, 트렌디한 음식점 등이 입점해 있어서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레고 마니아라면 12층에 있는 레고샵에 들러보자. 각종 레고 용품을 만날 수 있는데다 오랜 시간 정성껏 만든 완성 제품도 전시하고 있어 눈이 즐겁다. 지하의 슈퍼마켓에서 필요한 물품이나 기념품을 살 수 있고, 각종 디저트, 캔디, 전통과자 등을 파는 상점이 즐비해 걸음을 멈출 수가 없다.
◇미술관에서 머무는 기분 – 코디스 홍콩
홍콩 여행의 고민거리 중 하나는 호텔 선택이다. 고급 호텔부터 가성비 좋은 숙소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어서 고민을 거듭하게 한다. 몽콕에서 최고급 호텔을 찾는다면 단연 코디스 홍콩(Cordis Hong Kong)이 딱이다. 몽콕 지하철역까지 도보로 3분 거리이며 호텔과 랭함플레이스가 연결돼 있어 미식과 쇼핑까지 해결할 수 있다. 이곳은 ‘갤러리 같은 호텔’을 표방한다. 호텔을 돌다 보면 여기저기에 미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워낙 전시 작품이 많아 찾아보는 즐거움이 쏠쏠하고 작품 수준이 높아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숙박하는 느낌마저 든다. 특히 호텔 6층에 있는 광둥 요리 전문 레스토랑 ‘밍코트(Ming Court)’에 가면 예술적인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건물을 지을 때 땅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해 놓았다고 한다. 게다가 밍코트는 미슐랭 1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으로 11년째 미슐랭 스타를 놓치지 않고 있으니 음식도 나무랄 데가 없다.
코디스 홍콩에서는 호텔 액티비티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와인 시음회를 운영한다. 밍셀러(Ming Cellar)는 20개국 100개 지역의 380개 와인을 소장하고 있는데 매일 오후 6~7시에 호텔 투숙객을 대상으로 무료 시음회를 연다. 소믈리에가 주관하며 임의로 선정한 와인 3종류를 즐길 수 있으니 와인 애호가라면 놓쳐서는 안 된다.
41층에 있는 루프탑 수영장은 호텔의 자랑거리다. 몽콕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수영장이라 주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며 하늘 위에서 물놀이하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도시의 시끄러운 소음이 없는 곳에서 햇볕을 즐기며 수영을 하는 호캉스로 여유로운 휴양을 만끽할 수 있다.
홍콩의 뉴트로를 만나다 – 삼수이포
옛 홍콩의 모습을 간직한 삼수이포는 몽콕에서 차로 1.6㎞ 떨어져 있으며 허름하지만 현지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영화에서도 삼수이포는 촬영지로 종종 쓰였다. 2002년 개봉된 <무간도>를 비롯해 노동 계층의 힘겨운 삶을 그린 <심플 라이프>, 양조위와 장쯔이 주연의 <일대종사>,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에도 삼수이포가 배경지로 나온다. 낡은 삼수이포 거리를 걷다 보면 과거로 타임슬립한 듯한 기분이든다. 중장년층이라면 어린 시절 경험했던 과거의 한 조각을 마주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될 것이다. 최근 재개발이 한창이지만 아직도 오래된 건물과 노천 시장이 곳곳에 남아 있다. 과거와 현재를 접목한 뉴트로(Newtro)에 열광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삼수이포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도 많아졌다. 홍콩 특유의 옛 정취를 만끽하고 싶은 여행객에게 삼수이포는 탁월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 주택 단지 – 메이호 하우스
재난 영화에나 등장할 만한 일이 벌어져 삶의 터전을 잃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섹깁메이(Shek Kip Mei)는 이민자들이 철판과 나무판자로 만든 집에 살던 지역이었다. 1953년 12월 25일, 대형 화재가 발생해 이곳에 살던 약 5만8000명의 사람들이 집을 잃었다. 하루아침에 노숙자가 된 사람들을 위해 홍콩 정부는 1954년에 공공 주택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당시 섹깁메이에 건설된 총 29개의 콘크리트 블록 중 ‘메이호 하우스’는 2000년 재개발 이후에도 현재까지 남아있는 유일한 건물이다. 2015년 9월 유네스코 아시아 문화유산 보호상을 수상한 메이호 하우스는 현재 유스 호스텔로 개조돼 운영 중이며, 건물 1층에는 1950년~70년대 당시 홍콩 서민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공간이 있다.
전시관을 돌아보자니 어려웠던 과거 주민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사람이 겨우 발 뻗고 누울 만한 침대와 문도 없는 공용 화장실, 남루한 부엌 등이 가감 없이 보인다. 하지만 집이 화재로 사라진 마당에 이것만으로도 감지덕지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다행히 시대가 지날수록 주거 환경이 개선됐고 한국의 70~80년대 수준의 모습이 엿보이기도 한다. 또한 1층 상점에 가면 옛날 문방구에서 팔던 불량식품의 홍콩식 버전을 만날 수 있다. 깔끔하게 단장된 레스토랑의 벽에는 주민의 각종 물품이나 벽화 등이 그려져 있어 흥미롭다.
◇활력 넘치는 재래시장 – 페이 호 스트리트 마켓
현지를 알고 싶다면 재래시장을 가보라는 말이 있다. 삼수이포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페이 호 스트리트 마켓이 제격이다. 각종 의류, 신발, 과일을 비롯해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두부 요리, 제빵류, 약재 등을 만날 수 있다. 큰 소리로 휴대폰에 장착하는 망원렌즈를 홍보하는 상인, 더위를 식히기 위해 벤치에 앉은 주민들, 웃통을 벗고 땀 흘려 물건을 나르는 짐꾼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멋진 풍경화를 만들어낸다. 시장 주변 허름한 건물에는 집집마다 장대에 건 빨래가 보인다. 평범하지만 사생활을 전부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홍콩만의 아이콘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닥터 스트레인지>에 등장하는 건물 – 루성춘
미려한 외관과 베이지색으로 칠해진 루성춘은 언뜻 봐도 특별한 건물임을 알 수 있다. 1931년 영국의 건축가인 W.H 본이 설계하고 건축한 이 빌딩의 복제 건물이 2016년 개봉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 나오기도 했다.
루성춘은 19세기 중반의 홍콩식 대표 건축물인 통라우(唐樓)라는 주상복합건물로 동서양의 건축미를 지니고 있다. 본래 비좁고 채광이 부족해 칙칙하던 통라우는 영국 통치 기간 중 유럽식 건축 양식이 반영되면서 변화를 겪었다. 루성춘은 원래 광둥성 출신의 사업가 루이 렁 소유의 건물이었다. 1944년 그가 세상을 떠난 뒤, 2000년 루이의 가족이 정부에 건물 기증을 제안했고 2003년 소유권이 정부로 이전됐다. 현재는 침례대 중의학 건물로 사용되고 있으며 1층에는 허브티 상점이 있어서 몸에 좋은 차를 맛볼 수 있다. 위로 올라가면 옛 루성춘을 소개하는 전시도 운영한다. 도시 재개발로 수많은 통라우 건축물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 루성춘의 역사적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빛나고 있다.
홍콩 관광의 필수지 – 침사추이와 홍콩 섬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인 홍콩은 부를 바탕으로 일찍부터 문화적으로 크게 융성했다. 지금이야 한류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지만 1990년대 초반까지도 홍콩영화는 한국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주윤발, 유덕화, 장국영, 왕조현 등 유명 홍콩 스타들이 내한해 방송에 출연하고 광고에 나올 정도였으니 그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찬란히 빛나던 스타들의 기억을 더듬다 보면 아련한 옛 기억이 떠오른다. 침사추이와 홍콩 섬의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여행의 들뜬 기분이 최고조에 달하는 란콰이퐁부터 예술적 감흥으로 문화적 소양까지 충전할 수 있는 갤러리에 이르기까지 즐길 것이 산더미다.
◇전성기 홍콩 스타를 만나요 - 스타의 거리
침사추이는 구룡반도의 남쪽 끝에 있는 거리이자 홍콩 섬 맞은편에 있다. 홍콩 섬의 야경을 즐기는 곳으로도 유명한데 이곳에서 옛 스타들의 흔적을 더듬어보자. 침사추이 해안 산책로에는 홍콩 영화에 공헌한 스타들과 제작자들을 기리고자 조성된 ‘스타의 거리’가 있다. 3년 간의 공사를 마치고 지난 2월 재개장한 이곳에는 해안가를 따라 늘어선 청동 난간에 117명이 넘는 스타와 감독 등의 손도장이 전시돼 있다.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를 검색하면 배우들의 프로필과 출연작 장면들을 확인할 수 있다. 거리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이소룡 조각상 주변이다. 근육질의 이소룡은 당장에라도 특유의 괴조음을 내며 멋진 발차기를 선보일 것만 같다. 스타의 거리에서는 매염방의 동상과 홍콩 금상장 영화제 모형, 애니메이션 캐릭터 맥덜 등의 조각상도 만날 수 있다. 밤이 되면 바다 건너 홍콩 섬의 화려한 야경이 스타들의 모습과 어우러져 더욱 찬란한 빛을 내뿜는다. 기분 좋을 때 흔히 하는 ‘홍콩 간다’는 표현이 왜 나왔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다.
◇양조위가 거닐던 그 곳 –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영화팬이라면 바다 건너 홍콩 섬도 꼭 방문해야 한다. 이곳의 명물은 세계에서 제일 긴 에스컬레이터인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다. 홍콩 섬 센트럴에 있는 퀸즈로드에서 현지인의 주거 공간인 미드레벨 지역을 연결해 주는 에스컬레이터다. 홍콩은 집을 지을 곳이 많지 않아 산꼭대기까지 주택이 들어섰는데 거주민들의 이동에 따른 피로를 덜기 위해 만들어졌다.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에서 여주인공 페이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집으로 오는 양조위를 발견하고 놀라는 장면으로 유명하다.
영화 촬영지로 자주 등장한 센트럴은 예술 세계가 펼쳐지는 세계적인 현장이기도 하다. 최근 홍콩은 아시아 예술의 중심지로 급격히 부상했다. 세계 최대 아트페어(미술품 장터)인 스위스 아트바젤이 아시아 미술 시장을 공략하고자 ‘아트바젤 홍콩’을 개최하기도 한다.
홍콩 센트럴 갤러리 지구는 홍콩 미술계 중심지다. 세계적인 갤러리부터 작지만 경쟁력 있는 갤러리 등 200개 정도가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전 세계에서 온 정상급 갤러리가 입점해 있는 H 퀸즈(H Queeen’s) 빌딩은 홍콩의 유명 건축가 윌리엄 림이 갤러리 공간을 목적으로 디자인한 곳이다. 26층 높이의 건물 안에 세계 3대 갤러리 중 하나인 하우저&워스를 비롯해 데이비드 즈워너, 페이스 갤러리, 펄램 갤러리, 탕 컨템포러리 아트, 오라 오라 갤러리, 화이트스톤 갤러리도 있다. 한국의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도 상설전시공간을 11층에 운영 중이다. 빌딩의 각 층을 돌며 미술품을 감상한 뒤 옥상의 루프탑 바 피크닉에서 음료를 즐기며 시원한 주변 경치를 즐기면 문화적 갈증과 육체적 갈증이 동시에 해결된다.
◇타이퀀 문화예술센터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타이퀀. 현대적인 빌딩으로 가득한 홍콩에서 보기 드문 역사적 건축물 중 하나다. 타이퀀은 ‘큰 집’을 의미하는데 경찰서, 법원, 감옥이 모여 있던 부지에 38억 홍콩달러를 투입해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보수한 공간이다.
이곳에는 16개의 구건물과 2개의 신건물이 있는데 구건물은 최대한 원형을 유지해 복원했다. 세계 수준의 미술관을 비롯해 세련된 레스토랑과 찻집, 상점들이 들어서 있으며, 지난해 5월 개장한 이래 꼭 가봐야 할 명소로 떠올랐다. 지난해 타임지는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장소 2018’에 선정하기도 했다.
현재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가 열리고 있는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타이퀀 컨템퍼러리 미술관에서 9월 1일까지 열리는 ‘무라카미 다카시’ 전시다. 일본의 앤디 워홀로 불리는 팝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페인팅과 조형물, 설치 미술을 포함해 모두 60여 개 작품이 전시 중이다. 특히 그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웃는 꽃들을 바닥까지 가득 채워 환상적인 분위기를 진하게 전한다. 애니메이션 오타쿠의 별세계에 빠진 듯한 유쾌한 기분을 느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마굿간이 분위기 좋은 바가 되다 – 스테이블 바
야경으로 유명한 홍콩에서 영화에나 나올 법한 바에서 칵테일 한잔의 여유도 즐겨보자. 침사추이의 중심부에 자리한 해양 경찰 본부를 개보수한 ‘1881 헤리티지’는 부티크 호텔, 고급 레스토랑 및 명품점, 바, 카페, 유적지 등을 아우르는 문화 및 쇼핑의 명소다. 이곳에는 멋진 분위기를 자랑하는 바가 있다. ‘스테이블 바’는 원래 마굿간이던 곳을 은은한 조명과 함께 한잔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가 없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안내를 받지 않으면 찾기 어려울 정도로 특별한 표시나 눈에 띄는 간판도 없다. 안으로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가면 탄성이 절로 터진다. 목조 건물이 주는 안락함과 함께 102종류의 진 콜렉션을 전시한 바가 발걸음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수많은 칵테일 중 하나를 고르면 능숙한 솜씨로 바텐더가 제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쇼에 가까운 동작이 끝나면 느릿하게 잔 하나가 앞에 놓인다. 낡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바꿔놓은 묘한 장소에서 분위기를 더욱 달구는 조명과 함께 마시는 칵테일은 그 어떤 것보다 각별하다. 홍콩에서 가장 인상적인 밤과 칵테일을 원한다면 꼭 들러봐야 할 곳.
◇커피만이 전부가 아니다 – NOC
국제 도시 홍콩에서 즐기기 좋은 것은 커피다. 명성과 실력을 갖춘 많은 바리스타가 자신만의 비기를 선보이는 치열한 각축장이기도 하다. 커피 애호가라면 수준 높은 커피를 신나게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많은 업체 중에서도 ‘NOC’는 최근 주목받는 홍콩의 커피 브랜드 중 하나로 떠올랐다. 201년 창립한 NOC는 현재 홍콩 섬 6곳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복잡하면서도 화려한 라테 아트와 함께 균형 잡힌 풍부한 맛의 커피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명 NOC는 ‘Not Only Coffee’의 머리글자다. 커피는 물론이고 고객 서비스, 음식, 청결한 환경, 공간 디자인, 위생 등을 모두 신경 쓰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내년에는 한국에도 매장을 낼 계획을 갖고 있다.
홍콩 글·사진=김명상 기자 terr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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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각흑야>(2004)는 홍콩의 밑바닥 인생이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홍콩 누아르의 향수가 짙게 배어있는 이 영화에는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배우 장백지가 콜걸 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영화에서 몽콕은 환락의 장소이자 범죄의 온상으로 묘사된다.◇홍콩의 남대문 시장 – 레이디스 마켓
◇몸에 좋은 자라 젤리를 찾아서 – 타이헤탕 차관
◇몽콕의 현재를 만나다 - 랭함플레이스
◇미술관에서 머무는 기분 – 코디스 홍콩
홍콩의 뉴트로를 만나다 – 삼수이포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 주택 단지 – 메이호 하우스
◇활력 넘치는 재래시장 – 페이 호 스트리트 마켓
◇<닥터 스트레인지>에 등장하는 건물 – 루성춘
루성춘은 19세기 중반의 홍콩식 대표 건축물인 통라우(唐樓)라는 주상복합건물로 동서양의 건축미를 지니고 있다. 본래 비좁고 채광이 부족해 칙칙하던 통라우는 영국 통치 기간 중 유럽식 건축 양식이 반영되면서 변화를 겪었다. 루성춘은 원래 광둥성 출신의 사업가 루이 렁 소유의 건물이었다. 1944년 그가 세상을 떠난 뒤, 2000년 루이의 가족이 정부에 건물 기증을 제안했고 2003년 소유권이 정부로 이전됐다. 현재는 침례대 중의학 건물로 사용되고 있으며 1층에는 허브티 상점이 있어서 몸에 좋은 차를 맛볼 수 있다. 위로 올라가면 옛 루성춘을 소개하는 전시도 운영한다. 도시 재개발로 수많은 통라우 건축물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 루성춘의 역사적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빛나고 있다.
홍콩 관광의 필수지 – 침사추이와 홍콩 섬
◇전성기 홍콩 스타를 만나요 - 스타의 거리
◇양조위가 거닐던 그 곳 –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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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갤러리를 한 자리에서 – H 퀸즈◇타이퀀 문화예술센터
◇마굿간이 분위기 좋은 바가 되다 – 스테이블 바
◇커피만이 전부가 아니다 – NOC
홍콩 글·사진=김명상 기자 terr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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