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천사와 인간의 만남이 상상과 설렘을 자극했다. 갈수록 진해지는 로맨스는 짙은 여운을 안겼다. 동화 같았던 이야기가 결말까지 완벽한 해피 엔딩으로판타지를 완성했다. 지난 11일 끝을 맺은 KBS2 수목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은 그렇게 안방극장에 따뜻한 감성과 사랑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이날 ‘단, 하나의 사랑’은 혼수상태에 빠진 이연서(신혜선 분)와 그의 무의식에 들어가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김단(김명수 분)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의식불명의 이연서에게 찾아온 김단은 집에 가자고 말했고,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자신의 품에 안겨 잠을 청하는 이연서에게 김단은 ‘인어공주’ 동화책을 읽어줬다. 이연서가 “단아, 이거 꿈이지?”라고 말하자 김단은 “어떻게 알았어?”라며 당황했다. 이연서는 “심장이 뛰질 않아. 너는 환상이구나. 내가 보고 싶어서 만들어낸 허상”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김단은 “환상 아니야. 진짜 나야”라고 달랬다.
이연서는 “나 곧 죽는구나. 그래서 인사하러 온 거구나”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단은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날 그 밤에 죽지 않고 100일의 시간을 받아서 널 만나고 널 알아보고 널 사랑하게 됐잖아. 이거면 충분해. 많이 웃었으면 좋겠어. 가끔은 울어도 되는 데 많이 울지 마. 실컷 춤춰. 많이 웃고, 가끔은 성질도 부리면서 살아. 사람답게. 내 마지막 소원이야. 네가 내 선물로 사는 거.”
‘이연서에게 진정한 사랑을 찾아줄 것’이라는 천상디 임무를 마친 김단은 하늘로 복귀하라는 명을 받았다. 하지만 김단은 신에게 “가지 않겠다. 천사로 받은 삶을 연서에게 주겠다. 그것이 제가 내리는 선택”이라고 소환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죽어가는 이연서에게 삶을 선물하고 소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단은 이연서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그의 무의식에 들어간 게 맞았다. 김단은 혼란스러워하는 이연서에게 “사랑했어. 사랑하고. 사랑할게”라고 고백하고 키스했다. 키스와 함께 의식을 차린 이연서는 오열했다.
3개월 후 이연서는 발레단 판타지아의 이사장으로 취임해 판타지아를 이끌었다. 하지만 여전히 김단을 잊지 못했다. 소멸한 줄 알았던 김단은 영혼으로 이연서의 곁에 머물렀다. 이연서는 술을 마시다 김단이 미리 준비해놓은 엽서를 발견했다. 엽서에는 “결혼 5주년 축하해” “결혼 10주년 축하해. 세상에, 아직 날 잊지 못했어?” “결혼 30주년 축하해. 아직도 여전히 사랑해” 등 홀로 남겨질 이연서를 위한 김단의 진심이 담겨있었다. 술에 취한 이연서는 김단의 허상을 보며 눈물을 흘렸고, 영혼만 남겨진 김단은 이연서를 지켜보며 “연서가 날 보지 못해도 곁에 있게 해 줘서 감사하다. 홀로 바라만 봐도 괜찮다”고 혼잣말을 했다.
이연서는 김단을 그리워하며 함께 걸었던 길을 산책했다. 이연서는 “다 제자리를 찾아가네. 처음으로 돌아가는 거겠지. 근데 네가 없네. 환상으로도 안 보이고, 씩씩하게 살 거야 어디서든 네가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할 거야”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이연서는 하늘을 바라보다 나뭇잎에 ‘오늘, 여기’라고 적었다. 그는 “참 이상해. 김단이랑 보낸 시간 고작 한 계절인데 왜 이렇게 텅 비어버린 것 같지? 씩씩하게 살 거야. 그럴 건데, 가끔은 너 생각하면서 울게”라며 눈물을 흘렸다. 옆에 앉아있던 김단은 이연서의 눈물을 닦아줬고,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이연서는 김단의 손길을 느끼고 옆을 봤다. 그는 눈 앞의 김단이 헛것이라 생각했다. 이상함을 느낀 이연서는 김단의 심장에 손을 올렸다. 김단은 “내가 보여?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라고 말했다. 이연서는 “올 줄 알았어”라며 김단을 안았다.
김단 역시 감격하며 이연서를 안았고, 행복한 두 사람 모습 뒤로 김단의 마지막 내레이션이 흘렀다. “천사로 마지막 보고서입니다. 천사는 흑백이지만 인간은 색색깔로 찬란하게 빛납니다. 인간은 죽어 사라지고 천사는 영원히 부유할 것입니다. 그것이 신, 우주의 섭리죠. 섭리 안에서 기적처럼 내린 사랑으로 사랑하겠습니다. 부서질듯 찬란하게 반짝반짝 빛나면서.”
◆ 신혜선의, 신혜선에 의한, 신혜선을 위한 ‘단, 하나의 사랑’
신혜선은 그동안 출연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과 캐릭터 분석력을 인정받은 ‘믿고 보는 배우’다. ‘단, 하나의 사랑’에서도 그의 연기력은 빛이 났다. 신혜선이 맡은 이연서는 시력도 잃고 인생의 전부였던 발레를 포기한 인물. 소중한 사람마저 죽자 절망감을 안고 살다 천사를 만나 차츰 삶이 변하게 된다.
신혜선은 그런 이연서의 감정 선을 섬세하게 표현해 흡인력을 높였다. 극 초반 까칠하고 차가운 모습에서 천사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겪는 설렘, 행복, 슬픔 등 변화하는 인물의 감정을 촘촘하게 연기했다.
이별의 고통을 덤덤하게 말하는 이연서는 감싸주고 싶을 만큼 애처로웠고, 사랑에 빠진 신혜선은 설렘을 줬다. 풍성한 감정 연기와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으로 인해 신혜선은 ‘신혜선이 아닌 이연서는 상상할 수 없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발레리나로 변신한 신혜선의 노력을 빼놓을 수없다. ‘천재 발레리나’라는 설정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밝힌 신혜선은 촬영 전은 물론 촬영 중에도 틈틈이 발레 연습을 하며 완벽한 발레리나를 보여주기 위해 힘썼다. 신혜선은 손끝, 발끝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면서 이연서의 감정도 잃지 않았다. 그런 노력 덕분에 실감 나고 몰입도 높은 발레 장면이 탄생했다. 극 중 이연서의 ‘지젤’ 공연은 ‘단, 하나의 사랑’에서 가장 화제가 됐다.
◆ 동화·신화 등 모티브로 ‘덕심’ 자극
‘단, 하나의 사랑’은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 아름다운 영상미, 탄탄한 줄거리로 높은 시청률과 함께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단, 하나의 사랑’은 단순한 로맨스 드라마가 아니었다. 매 회 숨겨진 단서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었고 등장인물을 이어주는 동화, 성서, 신화 등 모티브로 마니아들의 열렬한 환호를 이끌어냈다.
떨어진 조명의 유리 조각으로 실명된 비운의 발레리나 이연서의 이야기는 동화 ‘눈의 여왕’을 떠올리게 한다. 주인공 카이는 하늘에서 떨어진 거울 파편이 눈과 심장에 박혀 차가운 아이로 변하고, 카이의 단짝인 게르다는 고난과 역경 끝에 카이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은 카이의 거울 조각을 녹인다. 여기서 카이는 이연서, 게르다는 김단이다. 김단의 다정함과 따뜻함은 이연서의 얼어 붙은 마음을 녹이고 사랑을 불어넣는다.
천사 김단과 이연서의 이야기는 에로스와 프시케의 이야기와 흡사하다. 죽어가는 이연서를 무시하려다 구하게 된 김단은 이연서의 큐피트가 돼 100일 안에 사랑을 찾아줘야 소멸되지 않는다는 벌을 받는다. 하지만 김단은 이연서에게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연서와 김단의 운명의 연결고리는 ‘비’다. 비는 두 사람의 서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어린 시절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비가 내리는 날이었고, 인간이었던 김단이 죽는 날도 비가 내렸다. 또 인간화된 김단은 비를 맞으면 날개가 솟았다. 이 이야기는 ‘인어공주’와 닮아 있다. 김단은 이연서의 구원을 위해 천사에서 잠시 인간이 됐다. 사랑에 빠진 인어는 목소리를 포기하고 다리를 얻었고 김단은 천사의 날개 대신 인간의 모습으로 변했다. 또 인어공주의 다리가 바닷물에 닿으면 꼬리로 변하는 것처럼 김단 역시 비를 맞으면 날개가 생긴다.
이런 모티브는 드라마의 서사를 더욱 극대화시켰고 보는 재미를 더해 고정 시청자를 늘렸다. 신과 천사가 등장하는 판타지 요소에 여러 모티브로 고전적인 느낌까지 준 ‘단, 하나의 사랑’은 완성도 높은 아름다운 드라마로 기억될 것이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이날 ‘단, 하나의 사랑’은 혼수상태에 빠진 이연서(신혜선 분)와 그의 무의식에 들어가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김단(김명수 분)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의식불명의 이연서에게 찾아온 김단은 집에 가자고 말했고,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자신의 품에 안겨 잠을 청하는 이연서에게 김단은 ‘인어공주’ 동화책을 읽어줬다. 이연서가 “단아, 이거 꿈이지?”라고 말하자 김단은 “어떻게 알았어?”라며 당황했다. 이연서는 “심장이 뛰질 않아. 너는 환상이구나. 내가 보고 싶어서 만들어낸 허상”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김단은 “환상 아니야. 진짜 나야”라고 달랬다.
이연서는 “나 곧 죽는구나. 그래서 인사하러 온 거구나”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단은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날 그 밤에 죽지 않고 100일의 시간을 받아서 널 만나고 널 알아보고 널 사랑하게 됐잖아. 이거면 충분해. 많이 웃었으면 좋겠어. 가끔은 울어도 되는 데 많이 울지 마. 실컷 춤춰. 많이 웃고, 가끔은 성질도 부리면서 살아. 사람답게. 내 마지막 소원이야. 네가 내 선물로 사는 거.”
‘이연서에게 진정한 사랑을 찾아줄 것’이라는 천상디 임무를 마친 김단은 하늘로 복귀하라는 명을 받았다. 하지만 김단은 신에게 “가지 않겠다. 천사로 받은 삶을 연서에게 주겠다. 그것이 제가 내리는 선택”이라고 소환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죽어가는 이연서에게 삶을 선물하고 소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단은 이연서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그의 무의식에 들어간 게 맞았다. 김단은 혼란스러워하는 이연서에게 “사랑했어. 사랑하고. 사랑할게”라고 고백하고 키스했다. 키스와 함께 의식을 차린 이연서는 오열했다.
이연서는 김단을 그리워하며 함께 걸었던 길을 산책했다. 이연서는 “다 제자리를 찾아가네. 처음으로 돌아가는 거겠지. 근데 네가 없네. 환상으로도 안 보이고, 씩씩하게 살 거야 어디서든 네가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할 거야”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이연서는 하늘을 바라보다 나뭇잎에 ‘오늘, 여기’라고 적었다. 그는 “참 이상해. 김단이랑 보낸 시간 고작 한 계절인데 왜 이렇게 텅 비어버린 것 같지? 씩씩하게 살 거야. 그럴 건데, 가끔은 너 생각하면서 울게”라며 눈물을 흘렸다. 옆에 앉아있던 김단은 이연서의 눈물을 닦아줬고,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이연서는 김단의 손길을 느끼고 옆을 봤다. 그는 눈 앞의 김단이 헛것이라 생각했다. 이상함을 느낀 이연서는 김단의 심장에 손을 올렸다. 김단은 “내가 보여?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라고 말했다. 이연서는 “올 줄 알았어”라며 김단을 안았다.
김단 역시 감격하며 이연서를 안았고, 행복한 두 사람 모습 뒤로 김단의 마지막 내레이션이 흘렀다. “천사로 마지막 보고서입니다. 천사는 흑백이지만 인간은 색색깔로 찬란하게 빛납니다. 인간은 죽어 사라지고 천사는 영원히 부유할 것입니다. 그것이 신, 우주의 섭리죠. 섭리 안에서 기적처럼 내린 사랑으로 사랑하겠습니다. 부서질듯 찬란하게 반짝반짝 빛나면서.”
◆ 신혜선의, 신혜선에 의한, 신혜선을 위한 ‘단, 하나의 사랑’
신혜선은 그동안 출연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과 캐릭터 분석력을 인정받은 ‘믿고 보는 배우’다. ‘단, 하나의 사랑’에서도 그의 연기력은 빛이 났다. 신혜선이 맡은 이연서는 시력도 잃고 인생의 전부였던 발레를 포기한 인물. 소중한 사람마저 죽자 절망감을 안고 살다 천사를 만나 차츰 삶이 변하게 된다.
신혜선은 그런 이연서의 감정 선을 섬세하게 표현해 흡인력을 높였다. 극 초반 까칠하고 차가운 모습에서 천사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겪는 설렘, 행복, 슬픔 등 변화하는 인물의 감정을 촘촘하게 연기했다.
이별의 고통을 덤덤하게 말하는 이연서는 감싸주고 싶을 만큼 애처로웠고, 사랑에 빠진 신혜선은 설렘을 줬다. 풍성한 감정 연기와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으로 인해 신혜선은 ‘신혜선이 아닌 이연서는 상상할 수 없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발레리나로 변신한 신혜선의 노력을 빼놓을 수없다. ‘천재 발레리나’라는 설정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밝힌 신혜선은 촬영 전은 물론 촬영 중에도 틈틈이 발레 연습을 하며 완벽한 발레리나를 보여주기 위해 힘썼다. 신혜선은 손끝, 발끝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면서 이연서의 감정도 잃지 않았다. 그런 노력 덕분에 실감 나고 몰입도 높은 발레 장면이 탄생했다. 극 중 이연서의 ‘지젤’ 공연은 ‘단, 하나의 사랑’에서 가장 화제가 됐다.
◆ 동화·신화 등 모티브로 ‘덕심’ 자극
‘단, 하나의 사랑’은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 아름다운 영상미, 탄탄한 줄거리로 높은 시청률과 함께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단, 하나의 사랑’은 단순한 로맨스 드라마가 아니었다. 매 회 숨겨진 단서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었고 등장인물을 이어주는 동화, 성서, 신화 등 모티브로 마니아들의 열렬한 환호를 이끌어냈다.
떨어진 조명의 유리 조각으로 실명된 비운의 발레리나 이연서의 이야기는 동화 ‘눈의 여왕’을 떠올리게 한다. 주인공 카이는 하늘에서 떨어진 거울 파편이 눈과 심장에 박혀 차가운 아이로 변하고, 카이의 단짝인 게르다는 고난과 역경 끝에 카이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은 카이의 거울 조각을 녹인다. 여기서 카이는 이연서, 게르다는 김단이다. 김단의 다정함과 따뜻함은 이연서의 얼어 붙은 마음을 녹이고 사랑을 불어넣는다.
천사 김단과 이연서의 이야기는 에로스와 프시케의 이야기와 흡사하다. 죽어가는 이연서를 무시하려다 구하게 된 김단은 이연서의 큐피트가 돼 100일 안에 사랑을 찾아줘야 소멸되지 않는다는 벌을 받는다. 하지만 김단은 이연서에게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연서와 김단의 운명의 연결고리는 ‘비’다. 비는 두 사람의 서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어린 시절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비가 내리는 날이었고, 인간이었던 김단이 죽는 날도 비가 내렸다. 또 인간화된 김단은 비를 맞으면 날개가 솟았다. 이 이야기는 ‘인어공주’와 닮아 있다. 김단은 이연서의 구원을 위해 천사에서 잠시 인간이 됐다. 사랑에 빠진 인어는 목소리를 포기하고 다리를 얻었고 김단은 천사의 날개 대신 인간의 모습으로 변했다. 또 인어공주의 다리가 바닷물에 닿으면 꼬리로 변하는 것처럼 김단 역시 비를 맞으면 날개가 생긴다.
이런 모티브는 드라마의 서사를 더욱 극대화시켰고 보는 재미를 더해 고정 시청자를 늘렸다. 신과 천사가 등장하는 판타지 요소에 여러 모티브로 고전적인 느낌까지 준 ‘단, 하나의 사랑’은 완성도 높은 아름다운 드라마로 기억될 것이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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