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JTBC 금토드라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하 ‘보좌관’)에서 정진영의 죽음이 시청자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보좌관’은 권력의 정점에 서기 위해 여당 실세 송희섭(김갑수 분) 의원실에서 분투하는 보좌관 장태준(이정재 분)을 통해 정치권의 생생한 막후 이야기를 그려내 호평을 받고 있다. 매회 잘 설계된 오프닝 내레이션과 회차별 이야기에 따라 설정한 부제, 강렬한 엔딩으로 이어지는 치밀한 전개로 시간 순삭 드라마의 정석을 보여줬다. 지난 6일 방영된 8회에서는 이상적인 정치를 꿈꾸던 무소속 초선 국회의원 이성민(정진영 분)의 전격적인 죽음으로 충격과 함께 무거운 여운을 남겼다.
이성민의 죽음이 유독 큰 잔상을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 이성민은 선한 의지와 윤리적·도덕적 기준이 명확한 캐릭터였다. 자신의 권력욕이 아니라 오로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일하는, 어딘가엔 한 명쯤 있다고 믿고 싶은 국회의원이었다. 그런 이성민에게 송희섭이 입당을 제안하며 “연꽃도 뿌리를 내리고 있는 데는 진흙바닥입니다. 진흙 조금 묻었다고 연꽃의 고고함이 어디 가겠습니까”라며 회유했지만 단호히 뿌리쳤다. 그래서 그가 불법 선거자금과 관련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죽음을 택할 거라고는 더욱 생각하지 못했다.
장태준은 지난 선거 때 이성민 캠프에서 일하다 송희섭의 제안으로 말을 갈아탔다. 불법 선거자금은 장태준이 이성민 캠프에 있을 때 저지른 사건이었다. 그래서 현재 서 있는 자리가 달라졌지만 동지적 유대감을 그대로 갖고 있는 장태준은 이성민에게 “검찰에 나가실 필요 없어요. 아무것도 모른다고 이야기 하세요. 모두 제가 한 일이라고”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이성민은 “태준아. 검찰에 나갈 필요 없다. 네가 미안해 할 필요도 없고”라는 마지막 전화를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성민의 마지막 전화는 이미 그도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야망의 불빛 앞에서 흔들리는 장태준에게 이성민이 “우리 후회할 짓은 하지 말자. 내가 해 보니까, 영 마음이 편칠 않더라”라며 “살면서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 너도 나도 그렇게 대단하지 않아. 태준아. 이번만큼은 내 말 들어. 너무 멀리가면 돌아오기 힘들다”고 충고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날 방송의 부제 ‘낙화’는 가슴에 더욱 무겁게 내려앉는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공명하고 깨끗한 나라,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꿈꾸던 무궁화 한 송이(국회의원 뱃지)의 추락은 바로 이성민의 죽음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이성민의 올곧은 뜻은 존중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생각했던 장태준. 가슴에 무궁화를 달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더러운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가 진흙탕 싸움에서 점점 얼룩져 가고 있다. 이성민의 죽음을 목격한 장태준의 야망은 이제 어디를 향하게 될까. 2회만을 남겨둔 ‘보좌관’의 결말에 궁금증이 모이고 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보좌관’은 권력의 정점에 서기 위해 여당 실세 송희섭(김갑수 분) 의원실에서 분투하는 보좌관 장태준(이정재 분)을 통해 정치권의 생생한 막후 이야기를 그려내 호평을 받고 있다. 매회 잘 설계된 오프닝 내레이션과 회차별 이야기에 따라 설정한 부제, 강렬한 엔딩으로 이어지는 치밀한 전개로 시간 순삭 드라마의 정석을 보여줬다. 지난 6일 방영된 8회에서는 이상적인 정치를 꿈꾸던 무소속 초선 국회의원 이성민(정진영 분)의 전격적인 죽음으로 충격과 함께 무거운 여운을 남겼다.
이성민의 죽음이 유독 큰 잔상을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 이성민은 선한 의지와 윤리적·도덕적 기준이 명확한 캐릭터였다. 자신의 권력욕이 아니라 오로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일하는, 어딘가엔 한 명쯤 있다고 믿고 싶은 국회의원이었다. 그런 이성민에게 송희섭이 입당을 제안하며 “연꽃도 뿌리를 내리고 있는 데는 진흙바닥입니다. 진흙 조금 묻었다고 연꽃의 고고함이 어디 가겠습니까”라며 회유했지만 단호히 뿌리쳤다. 그래서 그가 불법 선거자금과 관련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죽음을 택할 거라고는 더욱 생각하지 못했다.
장태준은 지난 선거 때 이성민 캠프에서 일하다 송희섭의 제안으로 말을 갈아탔다. 불법 선거자금은 장태준이 이성민 캠프에 있을 때 저지른 사건이었다. 그래서 현재 서 있는 자리가 달라졌지만 동지적 유대감을 그대로 갖고 있는 장태준은 이성민에게 “검찰에 나가실 필요 없어요. 아무것도 모른다고 이야기 하세요. 모두 제가 한 일이라고”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이성민은 “태준아. 검찰에 나갈 필요 없다. 네가 미안해 할 필요도 없고”라는 마지막 전화를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성민의 마지막 전화는 이미 그도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야망의 불빛 앞에서 흔들리는 장태준에게 이성민이 “우리 후회할 짓은 하지 말자. 내가 해 보니까, 영 마음이 편칠 않더라”라며 “살면서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 너도 나도 그렇게 대단하지 않아. 태준아. 이번만큼은 내 말 들어. 너무 멀리가면 돌아오기 힘들다”고 충고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날 방송의 부제 ‘낙화’는 가슴에 더욱 무겁게 내려앉는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공명하고 깨끗한 나라,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꿈꾸던 무궁화 한 송이(국회의원 뱃지)의 추락은 바로 이성민의 죽음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이성민의 올곧은 뜻은 존중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생각했던 장태준. 가슴에 무궁화를 달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더러운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가 진흙탕 싸움에서 점점 얼룩져 가고 있다. 이성민의 죽음을 목격한 장태준의 야망은 이제 어디를 향하게 될까. 2회만을 남겨둔 ‘보좌관’의 결말에 궁금증이 모이고 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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