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아름다운 세상’은 학교 폭력을 중심 소재로 앞세워 생사의 벼랑 끝에 선 아들과 그 가족이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지난달 5일 파격적인 장면으로 출발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았고, 매회 배우들의 열연으로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마지막 회는 단단하게 엉킨 매듭이 풀어지는 과정을 비췄다. 한마디로 사필귀정(事必歸正).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박선호(남다름)는 깨어나 그날의 진실을 털어놨고, 오준석(서동현 분)은 모든 것이 자신의 실수였다고 자백했다. 준석의 아버지 오진표(오만석 분)는 아들의 친구인 정다희(박지후 분)의 성폭행범으로 체포됐다.
학교로 돌아간 선호는 정호승 시인의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를 소리 내 읽었고, ‘아름다운 세상’은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 쉽지 않았던 ‘진실 찾기’ 여정
아들 선호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평범했던 가족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선호의 부모 박무진(박희순 분)과 강인하(추자현 분)를 비롯해 여동생 수호(김환희 분), 이모 강준하(이청아 분)까지 미소가 사라지고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선호의 추락 뒤에 숨은 진실은 어둡고 무거웠다. 한 친구의 휴대전화에 담긴, 선호가 추락 전 친구들에게 폭행 당하는 장면을 비롯해 선호의 사고를 자살로 위장하려 한 흔적도 드러났다. 하지만 필사적으로 진실을 가리려는 이들의 방해로 진실을 끄집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무진과 인하도 서서히 지쳐갔다. 믿었던 사람들의 외면과 무관심을 피부로 느끼며 망연자실했고, 일상도 무너졌다. 그럼에도 아들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시간이 흐른 뒤 선호는 깨어났고, 몸 상태도 서서히 좋아졌다. 용기 낸 준석과 다희 덕분에 진실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선호는 자신이 옥상에서 떨어진 건 준석의 고의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준석은 선호와 다희가 자신 때문에 괴로운 일을 당했다고 자책하며 눈물을 흘렸다. 다희는 진표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까지 증언했다. 증거 불충분으로 진표가 풀려나려고 할 때, 경찰 앞으로 진표의 대화 녹음 파일 등 다수의 증거가 도착했다. 서은주(조여정 분)는 부동산 투기와 고위 공무원에게 향응을 제공한 정황이 담긴 자료들을 경찰에게 넘겼다. 진표는 체포됐고, 은주는 준석과 시골에서 살기로 했다.
첫 회에 등장한 개기월식처럼, 지구의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진 달을 찾는 과정은 고되고 버거웠다. 그러나 그림자가 걷히자 더 환한 달빛이 세상을 비췄다. ‘아름다운 세상’은 첫 회부터 끝까지 전하려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고 시청자를 이끌었다.
◆ 숨죽이게 만드는 배우들의 시너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배우들의 연기 호흡도 남달랐다. 모든 배우들이 튀지 않게 자신이 맡은 역할의 중심을 잡으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악역과 사건을 더욱 미스터리하게 끌고 간 오만석과 조여정은 끝을 향해갈수록 시청자들을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 조여정은 미세하게 흔들리는 다양한 감정을 매끄럽게 표현해 “얼굴 근육까지 연기한다”는 반응도 얻었다. 진실을 숨기려는 어색하고 불안한 심리를 흔들리는 눈빛으로 살렸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절박한 심정을 토해냈다. 마지막 회에서는 단호하게 진표와의 관계를 정리하며 긴장감을 더했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각하고 오직 자신의 성공만을 위해 달리는 진표 역의 오만석의 연기 변신도 주목할 만했다. 그동안 출연한 작품에서 보여준 유쾌한 이미지를 벗고, 차가운 눈빛과 목소리로 방송 내내 음산한 기운을 뿜어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추자현, 박희순의 힘도 돋보였다. 아들 사고 이후 어떤 고난도 함께 이겨내며 진실 찾기를 포기하지 않은 두 사람은 처절한 슬픔부터 성숙한 어른으로 변화하는 과정까지 섬세한 연기로 완성했다. 아들을 지키려는 추자현의 절절한 열연에 시청자들도 같이 울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 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 들 때, 홀로 일어난 새벽을 두려워말고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벼랑 끝에 선 가족이 웃음을 되찾았다. 쌓였던 오해는 풀렸고, 악행을 저지른 이는 죗값을 치른다. 지난 25일 막을 내린 JTBC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의 결말이다.
-정호승,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中
‘아름다운 세상’은 학교 폭력을 중심 소재로 앞세워 생사의 벼랑 끝에 선 아들과 그 가족이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지난달 5일 파격적인 장면으로 출발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았고, 매회 배우들의 열연으로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마지막 회는 단단하게 엉킨 매듭이 풀어지는 과정을 비췄다. 한마디로 사필귀정(事必歸正).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박선호(남다름)는 깨어나 그날의 진실을 털어놨고, 오준석(서동현 분)은 모든 것이 자신의 실수였다고 자백했다. 준석의 아버지 오진표(오만석 분)는 아들의 친구인 정다희(박지후 분)의 성폭행범으로 체포됐다.
학교로 돌아간 선호는 정호승 시인의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를 소리 내 읽었고, ‘아름다운 세상’은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아들 선호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평범했던 가족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선호의 부모 박무진(박희순 분)과 강인하(추자현 분)를 비롯해 여동생 수호(김환희 분), 이모 강준하(이청아 분)까지 미소가 사라지고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선호의 추락 뒤에 숨은 진실은 어둡고 무거웠다. 한 친구의 휴대전화에 담긴, 선호가 추락 전 친구들에게 폭행 당하는 장면을 비롯해 선호의 사고를 자살로 위장하려 한 흔적도 드러났다. 하지만 필사적으로 진실을 가리려는 이들의 방해로 진실을 끄집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무진과 인하도 서서히 지쳐갔다. 믿었던 사람들의 외면과 무관심을 피부로 느끼며 망연자실했고, 일상도 무너졌다. 그럼에도 아들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시간이 흐른 뒤 선호는 깨어났고, 몸 상태도 서서히 좋아졌다. 용기 낸 준석과 다희 덕분에 진실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선호는 자신이 옥상에서 떨어진 건 준석의 고의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준석은 선호와 다희가 자신 때문에 괴로운 일을 당했다고 자책하며 눈물을 흘렸다. 다희는 진표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까지 증언했다. 증거 불충분으로 진표가 풀려나려고 할 때, 경찰 앞으로 진표의 대화 녹음 파일 등 다수의 증거가 도착했다. 서은주(조여정 분)는 부동산 투기와 고위 공무원에게 향응을 제공한 정황이 담긴 자료들을 경찰에게 넘겼다. 진표는 체포됐고, 은주는 준석과 시골에서 살기로 했다.
첫 회에 등장한 개기월식처럼, 지구의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진 달을 찾는 과정은 고되고 버거웠다. 그러나 그림자가 걷히자 더 환한 달빛이 세상을 비췄다. ‘아름다운 세상’은 첫 회부터 끝까지 전하려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고 시청자를 이끌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배우들의 연기 호흡도 남달랐다. 모든 배우들이 튀지 않게 자신이 맡은 역할의 중심을 잡으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악역과 사건을 더욱 미스터리하게 끌고 간 오만석과 조여정은 끝을 향해갈수록 시청자들을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 조여정은 미세하게 흔들리는 다양한 감정을 매끄럽게 표현해 “얼굴 근육까지 연기한다”는 반응도 얻었다. 진실을 숨기려는 어색하고 불안한 심리를 흔들리는 눈빛으로 살렸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절박한 심정을 토해냈다. 마지막 회에서는 단호하게 진표와의 관계를 정리하며 긴장감을 더했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각하고 오직 자신의 성공만을 위해 달리는 진표 역의 오만석의 연기 변신도 주목할 만했다. 그동안 출연한 작품에서 보여준 유쾌한 이미지를 벗고, 차가운 눈빛과 목소리로 방송 내내 음산한 기운을 뿜어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추자현, 박희순의 힘도 돋보였다. 아들 사고 이후 어떤 고난도 함께 이겨내며 진실 찾기를 포기하지 않은 두 사람은 처절한 슬픔부터 성숙한 어른으로 변화하는 과정까지 섬세한 연기로 완성했다. 아들을 지키려는 추자현의 절절한 열연에 시청자들도 같이 울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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