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혜자네 가족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랑법이 안방극장을 훈훈하게 달구고 있다.
‘눈이 부시게'(극본 이남규·김수진, 연출 김석윤)는 첫 회부터 내내 감동의 깊이를 더해가며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70대로 갑자기 늙어버린 스물다섯 혜자(김혜자)의 일상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들의 가치, 스쳐 지나가는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눈이 부시게’는 시청률 10%를 돌파, 분당 최고 시청률 12.7%까지 치솟으며 지상파를 포함한 1위에 올랐다.(전국 기준 8.4%, 수도권 기준 10.8%,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자극 없는 눈부신 감성과 공감의 힘으로 일궈낸 거침없는 상승세이기에 의미가 더 깊다.
아빠(안내상)를 구하기 위해 수 천 번 시계를 돌리고 70대로 늙어버린 혜자(김혜자·한지민). 좌절하고 방안에만 틀어박힌 혜자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 것은 변치 않는 가족들의 사랑이었다. 다시 나타난 시계를 두고 선택의 기로에서 혜자는 가족을 택했다. 혜자의 가족들은 스물다섯이든, 70대든 같은 모습으로 혜자의 곁을 지키고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혜자에게 사랑을 주고 힘을 주는 가족들의 모습은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화목한 일상 너머 저마다의 문제까지 따뜻하고 깊이 있게 바라보는 시선과 이정은, 안내상, 손호준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까지 더해지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에 가족들이 보여주는 사랑법을 짚어봤다.
◆ “언제나 혜자 편”…강인한 엄마 이정은의 든든한 사랑법
엄마는 강하다. 어려운 가정 형편이지만 생활력 강하게 이끌어 온 것도 엄마(이정은)였다. 스물다섯 딸이 70대 노인이 된 상황에서도 당황하고 머뭇거리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준다. 방에 틀어박힌 혜자의 매 끼니를 챙기고, 나이 듦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시든 꽃처럼 말라가는 혜자를 일으켜 직접 염색을 해줬다. 일어설 수 있는 연료를 불어넣어 준 것은 언제나 엄마의 몫이었다. 누구보다 혜자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엄마이기에 가능한 일 들이었다. ‘문’이 아니라 ‘마음’이 닫혀서 못 나오는 혜자를 이해하고 매일 말을 걸어줬고, 백화점에서 사람들의 시선에 상처받은 혜자를 보자마자 말없이 끌어안아 위로했다. 혹여 가족들에게 폐를 끼칠까 걱정하는 혜자에게 “다시 어릴 때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담담한 위로를 전하는 엄마. 힘든 갱년기를 겪으면서도 티 내지 않고, 이혼 서류를 작성해둘 정도로 고민이 많지만 혜자가 믿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엄마의 사랑법은 언제나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내색 않고 그 누구보다 딸을 먼저 걱정하는 엄마는 존재만으로도 든든해지는 온전한 혜자 편이었다.
◆ 조용하지만 큰 울림 있는 아빠의 섬세한 사랑법
스물다섯 혜자에게 사랑을 듬뿍 주던 딸 바보였던 아빠는 70대의 딸이 낯선 듯 데면데면하다. 말이나 웃음도 줄었고, 쉽게 딸 사랑을 표현하지 않는다. 하지만 혜자를 바라보는 눈빛에 전해지는 사랑의 깊이는 결코 변하지 않았다. 샴푸와 린스를 헷갈려 하는 혜자를 이끌고 안경점에 가 새 안경을 맞춰 주고, 밥풀이를 되찾아 오지 못해 풀 죽은 혜자를 위해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준하(남주혁)네 집을 직접 찾아갔다. 말없이 혜자 앞에 앉아 발톱을 깎아주는 아빠의 마른 등은 애틋하고 가슴 아리다. 말이나 행동에서 드러나지 않지만 혜자에게 무언가 필요할 때면 조용히 일어나 해결해주는 아빠의 섬세한 사랑이 전해진다. 혜자가 놀랄까 봐 의족임을 드러내지 않고 아픈 다리로 경비 일을 하며 가족들을 책임지는 아빠는 여전히 혜자의 버팀목이다. 그런 아빠이기에 “든든했어. 내 편 들어줘서”라고 속내를 한 번씩 드러낼 때의 울림은 오래도록 가슴을 뜨겁게 한다. 어떤 말 한마디 보다 혜자를 향한 아빠의 정 깊은 눈빛은 마음을 울리며 먹먹한 순간을 자아낸다.
◆ 하찮음부터 오빠美까지…변함없는 영수의 사랑법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주는 부모님에게도 늙어버린 혜자에게 적응기가 필요했지만 오빠 영수(손호준)만큼은 그런 적응기 따윈 필요 없었다. 스물다섯 혜자에게도, 70대 혜자에게도 영수는 짠내를 유발하는 여전히 한심한 오빠다. 엄마가 혜자 몫으로 챙겨두는 만두를 몰래 훔쳐 먹거나 가출했다 돌아온 혜자에게 라면을 끓이라고 시키고, 별사탕 갑부가 될 생각에 혜자에게 혼나는 모습과 잠 방을 생중계하기까지 한다. 혜자를 쫓아다니는 홍보관 직진남 우현(우현)의 마음을 이용해 고기를 얻어먹을 생각부터 하는 초지일관 철부지다. 그래도 눈물바람으로 혜자를 찾아 나선 사람도 영수였고, 혜자의 자체 신체검사도 군말 없이 함께 했다. 혜자가 남긴 편지를 엄마, 아빠 몰래 숨겨두거나 돌아온 혜자에게 등을 내밀어 주는 따뜻한 오빠 모습도 보여준다. 눈에 보이면 환장이지만 없으면 섭섭하고 가끔씩 든든하기도 한 사랑법이다. 영수의 변함없는 철없음은 혜자를 여전히 혜자일 수 있게 만들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눈이 부시게'(극본 이남규·김수진, 연출 김석윤)는 첫 회부터 내내 감동의 깊이를 더해가며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70대로 갑자기 늙어버린 스물다섯 혜자(김혜자)의 일상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들의 가치, 스쳐 지나가는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눈이 부시게’는 시청률 10%를 돌파, 분당 최고 시청률 12.7%까지 치솟으며 지상파를 포함한 1위에 올랐다.(전국 기준 8.4%, 수도권 기준 10.8%,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자극 없는 눈부신 감성과 공감의 힘으로 일궈낸 거침없는 상승세이기에 의미가 더 깊다.
아빠(안내상)를 구하기 위해 수 천 번 시계를 돌리고 70대로 늙어버린 혜자(김혜자·한지민). 좌절하고 방안에만 틀어박힌 혜자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 것은 변치 않는 가족들의 사랑이었다. 다시 나타난 시계를 두고 선택의 기로에서 혜자는 가족을 택했다. 혜자의 가족들은 스물다섯이든, 70대든 같은 모습으로 혜자의 곁을 지키고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혜자에게 사랑을 주고 힘을 주는 가족들의 모습은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화목한 일상 너머 저마다의 문제까지 따뜻하고 깊이 있게 바라보는 시선과 이정은, 안내상, 손호준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까지 더해지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에 가족들이 보여주는 사랑법을 짚어봤다.
◆ “언제나 혜자 편”…강인한 엄마 이정은의 든든한 사랑법
엄마는 강하다. 어려운 가정 형편이지만 생활력 강하게 이끌어 온 것도 엄마(이정은)였다. 스물다섯 딸이 70대 노인이 된 상황에서도 당황하고 머뭇거리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준다. 방에 틀어박힌 혜자의 매 끼니를 챙기고, 나이 듦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시든 꽃처럼 말라가는 혜자를 일으켜 직접 염색을 해줬다. 일어설 수 있는 연료를 불어넣어 준 것은 언제나 엄마의 몫이었다. 누구보다 혜자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엄마이기에 가능한 일 들이었다. ‘문’이 아니라 ‘마음’이 닫혀서 못 나오는 혜자를 이해하고 매일 말을 걸어줬고, 백화점에서 사람들의 시선에 상처받은 혜자를 보자마자 말없이 끌어안아 위로했다. 혹여 가족들에게 폐를 끼칠까 걱정하는 혜자에게 “다시 어릴 때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담담한 위로를 전하는 엄마. 힘든 갱년기를 겪으면서도 티 내지 않고, 이혼 서류를 작성해둘 정도로 고민이 많지만 혜자가 믿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엄마의 사랑법은 언제나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내색 않고 그 누구보다 딸을 먼저 걱정하는 엄마는 존재만으로도 든든해지는 온전한 혜자 편이었다.
◆ 조용하지만 큰 울림 있는 아빠의 섬세한 사랑법
스물다섯 혜자에게 사랑을 듬뿍 주던 딸 바보였던 아빠는 70대의 딸이 낯선 듯 데면데면하다. 말이나 웃음도 줄었고, 쉽게 딸 사랑을 표현하지 않는다. 하지만 혜자를 바라보는 눈빛에 전해지는 사랑의 깊이는 결코 변하지 않았다. 샴푸와 린스를 헷갈려 하는 혜자를 이끌고 안경점에 가 새 안경을 맞춰 주고, 밥풀이를 되찾아 오지 못해 풀 죽은 혜자를 위해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준하(남주혁)네 집을 직접 찾아갔다. 말없이 혜자 앞에 앉아 발톱을 깎아주는 아빠의 마른 등은 애틋하고 가슴 아리다. 말이나 행동에서 드러나지 않지만 혜자에게 무언가 필요할 때면 조용히 일어나 해결해주는 아빠의 섬세한 사랑이 전해진다. 혜자가 놀랄까 봐 의족임을 드러내지 않고 아픈 다리로 경비 일을 하며 가족들을 책임지는 아빠는 여전히 혜자의 버팀목이다. 그런 아빠이기에 “든든했어. 내 편 들어줘서”라고 속내를 한 번씩 드러낼 때의 울림은 오래도록 가슴을 뜨겁게 한다. 어떤 말 한마디 보다 혜자를 향한 아빠의 정 깊은 눈빛은 마음을 울리며 먹먹한 순간을 자아낸다.
◆ 하찮음부터 오빠美까지…변함없는 영수의 사랑법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주는 부모님에게도 늙어버린 혜자에게 적응기가 필요했지만 오빠 영수(손호준)만큼은 그런 적응기 따윈 필요 없었다. 스물다섯 혜자에게도, 70대 혜자에게도 영수는 짠내를 유발하는 여전히 한심한 오빠다. 엄마가 혜자 몫으로 챙겨두는 만두를 몰래 훔쳐 먹거나 가출했다 돌아온 혜자에게 라면을 끓이라고 시키고, 별사탕 갑부가 될 생각에 혜자에게 혼나는 모습과 잠 방을 생중계하기까지 한다. 혜자를 쫓아다니는 홍보관 직진남 우현(우현)의 마음을 이용해 고기를 얻어먹을 생각부터 하는 초지일관 철부지다. 그래도 눈물바람으로 혜자를 찾아 나선 사람도 영수였고, 혜자의 자체 신체검사도 군말 없이 함께 했다. 혜자가 남긴 편지를 엄마, 아빠 몰래 숨겨두거나 돌아온 혜자에게 등을 내밀어 주는 따뜻한 오빠 모습도 보여준다. 눈에 보이면 환장이지만 없으면 섭섭하고 가끔씩 든든하기도 한 사랑법이다. 영수의 변함없는 철없음은 혜자를 여전히 혜자일 수 있게 만들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