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에서 홍장미는 낮에는 미싱을, 밤에는 라이브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수의 꿈을 키워나간다. 하지만 아이를 임신한 후 꿈을 포기하고 아이를 홀로 씩씩하게 키워낸다. 하연수는 “가수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장미가 슬프기도 했지만, 그런 강단이 강한 모성과 생활력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연수는 장미처럼 당차고 꾸밈없이 솔직했고 바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절제와 진중함도 필요하지만, 목소리를 내야할 때는 포장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행동하는 게 저답다고 생각해요.”
10. 영화는 어떻게 봤나?
하연수: 개봉했다는 사실이 얼떨떨하다. 보면서 엄마 생각에 울었다. 엄마와 영화관에 가서 본다면 손 붙잡고 펑펑 울 것 같다. 서로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영화다. 싸우지 않고 항상 웃음만 넘치는 집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부모님과의 다툼 등 소소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그런 면에서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10. 극 중 라이브바에서 춤과 노래로 멋진 공연을 선보인다. 어떻게 연습했나?
하연수: 사실 엄청난 몸치다. 영화를 잘 보면 남들이 춤추는데 살짝 거든다. 그게 실력의 최대치다. 춤을 잘 추는 친구에게 ‘제발 웨이브가 되게 해달라’고 부탁해서 배웠다. 웨이브만 5000번은 한 것 같다. 안무 선생님도 내게 맞춰 안무를 짜줬다. 감독님의 연출도 나를 살렸다.
10. 노래도 직접 부른 건가?
하연수: 녹음도 했고 촬영하면서도 실제로 불렀고 촬영 후에도 또 녹음했다.
10. 뮤직드라마 ‘몬스타’에서 기타 연주, 노래 등을 선보였다. 당시 경험이 도움이 됐을 것 같다.
하연수: ‘몬스타’ 때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방에서 기타 연습만 했던 적도 있었다. 일주일에 서너 곡의 기타 코드를 외우고 노래도 녹음했다.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그게 자양분이 됐다. 이번 영화 오디션장에서 감독님이 노래를 시키진 않으셔서 ‘괜찮은 건가’ 싶었다. 영화를 촬영하던 어느 날, 감독님이 노래방에 가자고 하셨다. BMK의 ‘꽃피는 봄이 오면’을 불렀는데, 감독님이 ‘잘 만들면 되겠다’고 하시곤 부르고 싶은 노래들을 신나게 부르셨다.(웃음) 감독님이 노래방 가는 걸 좋아하셔서 촬영하면서 다른 배우들과도 많이 가셨다.
10. 배우 유호정이 40대 엄마 홍장미를 연기했다. 유호정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다.
하연수: 남자들의 로망, 책받침 여신이지 않나. 내가 연기하는 청년시절 모습과 선배님의 모습이 연결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다. 선배님을 따라가기엔 나는 너무 부족해서 닮은 연기를 하기도 죄송했다. 그래서 감독님의 연출을 믿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 20대 장미는 새침하고 40대 장미는 강인하다. 억지로 따라하려고 하지 않고 20대 장미만이 갖고 있는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10. 40대 장미는 억척스럽고, 한편으로는 짠하다. 영화를 보면서 엄마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는데, 실제 엄마와는 어떤가?
하연수: 사춘기 때는 각양각색 이유로 엄마와 많이 다퉜다. 어릴 땐 엄마가 나를 지켜줬지만 이제는 내가 엄마를 지켜줄 거다. 엄마에게 조금씩 추억도 만들어주고 싶다.
10. 영화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하연수: 홍장미가 고등학생이 된 딸 현아(채수빈)의 음악노트를 보는 장면이다. 내레이션으로 (유호정) 선배님의 목소리가 깔리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우리 엄마도 저런 시절이 있었을 텐데, 꿈이 있었을 텐데, 나를 위해서 포기한 게 있었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어릴 때는 내가 원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만 얘기하고 엄마가 하고 싶었던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돌아보니 후회된다. 무뚝뚝한 편이라 엄마에게 살갑게 대하지 못한다. 그 동안 잘해드리지 못했다. 올해는 엄마를 모시고 유럽 여행을 가고 싶다. 둘이 안 싸우고 잘 갔다왔으면 좋겠다.(웃음)
10. 영화처럼 아이 위해 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하연수: 아이를 절대 포기 못했을 거다. 나도 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예전부터 엄마가 된다면 아이를 위해 본보기가 되는 옳은 행동을 하겠다고 다짐해왔다. 아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인지하고 행동을 결정할 수 있을 때까지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10. 장미의 첫사랑 유명환 역은 배우 이원근이, 장미를 짝사랑하는 최순철 역은 최우식이 맡았다. 두 배우와 연기 호흡은 어땠나?
하연수: 우식은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 존경심마저 생겼다. 순철과 장미가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장면은 대본에 ‘발성 연습을 한다’라고만 돼 있는데, 우식이 즉석에서 한 건지 준비해온 건지 어찌됐든 다 해냈다. 내게 인공호흡을 해야 하는 장면에서 카메라 각도 때문에 내가 우식 앞에 누워 있었다.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인공호흡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코믹하게 연기하는 모습이 눈을 감았는데도 보이는 것 같아서 이 악물고 웃음을 참았다. 원근과는 전 소속사에 함께 있었다. 서로 회사가 달라지면서 만날 일이 없어졌는데 인연이 또 이렇게 됐다. 그 때 연기학원을 함께 다니면서 햄버거와 닭꼬지를 사먹곤 했는데, 그런 모습을 아는 상태로 로맨스 연기를 하려니 처음에는 어색했다.(웃음)
10. 인스타그램을 보니 필름카메라로 직접 찍은 사진도 올리고 지난해는 사진집도 냈다. 사진에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
하연수: 첫 유럽여행을 가면서 급하게 디카를 사서 여기저기 찍고 돌아다녔다. 여행을 다녀온 후 아는 사진작가 언니에게 사진을 보여줬더니 ‘심각하다’고 했다. 언니가 필름카메라를 추천했다. 결과물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게 필름카메라의 매력점이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름의 내 스타일을 살려 잘 찍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다. 원래 전공은 미술인데, 그림도, 사진도 스스로 만족해야 성취감을 느낀다. 연기는 선택을 받아야 할 수 있지만 그림이나 사진은 혼자서도 할 수 있다. 마음을 치유하고 자아를 성찰하는 건강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10. 사진집을 또 낼 계획인가?
하연수: 하고 싶다. 첫 사진집은 사진작가 언니와 같이 했지만, 두 번째는 혼자 해야 하지 않을까. 누가 봐도 좋은 사진을 담고 싶다. 내가 운영하는 사진 블로그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지 조언도 구했다. 사진과 함께 글을 실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10. 올해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
하연수: 1월은 영화 홍보 활동을 하고 2월부터는 예능을 할 것 같다. 이전과 다른 모습, 내가 잘 할 수 있는 뭔가를 보여줄 수 있게 될 것 같다. 또 다른 계획은 운전면허 따기. 운전 게임은 좋아하는데 막상 진짜 자동차를 운전하는 건 겁이 난다. 그리고 지난해 아플 때 보험이 없어서 돈이 많이 들었다. 실비 보험을 드는 것도 계획 중 하나다. (웃음) 미술학원을 다니며 민화도 배우고 있다. 목표로 삼은 그림이 쉽지 않아서 더욱 열심히 하려고 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10. 영화는 어떻게 봤나?
하연수: 개봉했다는 사실이 얼떨떨하다. 보면서 엄마 생각에 울었다. 엄마와 영화관에 가서 본다면 손 붙잡고 펑펑 울 것 같다. 서로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영화다. 싸우지 않고 항상 웃음만 넘치는 집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부모님과의 다툼 등 소소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그런 면에서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10. 극 중 라이브바에서 춤과 노래로 멋진 공연을 선보인다. 어떻게 연습했나?
하연수: 사실 엄청난 몸치다. 영화를 잘 보면 남들이 춤추는데 살짝 거든다. 그게 실력의 최대치다. 춤을 잘 추는 친구에게 ‘제발 웨이브가 되게 해달라’고 부탁해서 배웠다. 웨이브만 5000번은 한 것 같다. 안무 선생님도 내게 맞춰 안무를 짜줬다. 감독님의 연출도 나를 살렸다.
10. 노래도 직접 부른 건가?
하연수: 녹음도 했고 촬영하면서도 실제로 불렀고 촬영 후에도 또 녹음했다.
10. 뮤직드라마 ‘몬스타’에서 기타 연주, 노래 등을 선보였다. 당시 경험이 도움이 됐을 것 같다.
하연수: ‘몬스타’ 때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방에서 기타 연습만 했던 적도 있었다. 일주일에 서너 곡의 기타 코드를 외우고 노래도 녹음했다.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그게 자양분이 됐다. 이번 영화 오디션장에서 감독님이 노래를 시키진 않으셔서 ‘괜찮은 건가’ 싶었다. 영화를 촬영하던 어느 날, 감독님이 노래방에 가자고 하셨다. BMK의 ‘꽃피는 봄이 오면’을 불렀는데, 감독님이 ‘잘 만들면 되겠다’고 하시곤 부르고 싶은 노래들을 신나게 부르셨다.(웃음) 감독님이 노래방 가는 걸 좋아하셔서 촬영하면서 다른 배우들과도 많이 가셨다.
10. 배우 유호정이 40대 엄마 홍장미를 연기했다. 유호정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다.
하연수: 남자들의 로망, 책받침 여신이지 않나. 내가 연기하는 청년시절 모습과 선배님의 모습이 연결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다. 선배님을 따라가기엔 나는 너무 부족해서 닮은 연기를 하기도 죄송했다. 그래서 감독님의 연출을 믿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 20대 장미는 새침하고 40대 장미는 강인하다. 억지로 따라하려고 하지 않고 20대 장미만이 갖고 있는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하연수: 사춘기 때는 각양각색 이유로 엄마와 많이 다퉜다. 어릴 땐 엄마가 나를 지켜줬지만 이제는 내가 엄마를 지켜줄 거다. 엄마에게 조금씩 추억도 만들어주고 싶다.
10. 영화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하연수: 홍장미가 고등학생이 된 딸 현아(채수빈)의 음악노트를 보는 장면이다. 내레이션으로 (유호정) 선배님의 목소리가 깔리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우리 엄마도 저런 시절이 있었을 텐데, 꿈이 있었을 텐데, 나를 위해서 포기한 게 있었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어릴 때는 내가 원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만 얘기하고 엄마가 하고 싶었던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돌아보니 후회된다. 무뚝뚝한 편이라 엄마에게 살갑게 대하지 못한다. 그 동안 잘해드리지 못했다. 올해는 엄마를 모시고 유럽 여행을 가고 싶다. 둘이 안 싸우고 잘 갔다왔으면 좋겠다.(웃음)
10. 영화처럼 아이 위해 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하연수: 아이를 절대 포기 못했을 거다. 나도 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예전부터 엄마가 된다면 아이를 위해 본보기가 되는 옳은 행동을 하겠다고 다짐해왔다. 아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인지하고 행동을 결정할 수 있을 때까지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10. 장미의 첫사랑 유명환 역은 배우 이원근이, 장미를 짝사랑하는 최순철 역은 최우식이 맡았다. 두 배우와 연기 호흡은 어땠나?
하연수: 우식은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 존경심마저 생겼다. 순철과 장미가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장면은 대본에 ‘발성 연습을 한다’라고만 돼 있는데, 우식이 즉석에서 한 건지 준비해온 건지 어찌됐든 다 해냈다. 내게 인공호흡을 해야 하는 장면에서 카메라 각도 때문에 내가 우식 앞에 누워 있었다.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인공호흡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코믹하게 연기하는 모습이 눈을 감았는데도 보이는 것 같아서 이 악물고 웃음을 참았다. 원근과는 전 소속사에 함께 있었다. 서로 회사가 달라지면서 만날 일이 없어졌는데 인연이 또 이렇게 됐다. 그 때 연기학원을 함께 다니면서 햄버거와 닭꼬지를 사먹곤 했는데, 그런 모습을 아는 상태로 로맨스 연기를 하려니 처음에는 어색했다.(웃음)
하연수: 첫 유럽여행을 가면서 급하게 디카를 사서 여기저기 찍고 돌아다녔다. 여행을 다녀온 후 아는 사진작가 언니에게 사진을 보여줬더니 ‘심각하다’고 했다. 언니가 필름카메라를 추천했다. 결과물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게 필름카메라의 매력점이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름의 내 스타일을 살려 잘 찍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다. 원래 전공은 미술인데, 그림도, 사진도 스스로 만족해야 성취감을 느낀다. 연기는 선택을 받아야 할 수 있지만 그림이나 사진은 혼자서도 할 수 있다. 마음을 치유하고 자아를 성찰하는 건강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10. 사진집을 또 낼 계획인가?
하연수: 하고 싶다. 첫 사진집은 사진작가 언니와 같이 했지만, 두 번째는 혼자 해야 하지 않을까. 누가 봐도 좋은 사진을 담고 싶다. 내가 운영하는 사진 블로그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지 조언도 구했다. 사진과 함께 글을 실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10. 올해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
하연수: 1월은 영화 홍보 활동을 하고 2월부터는 예능을 할 것 같다. 이전과 다른 모습, 내가 잘 할 수 있는 뭔가를 보여줄 수 있게 될 것 같다. 또 다른 계획은 운전면허 따기. 운전 게임은 좋아하는데 막상 진짜 자동차를 운전하는 건 겁이 난다. 그리고 지난해 아플 때 보험이 없어서 돈이 많이 들었다. 실비 보험을 드는 것도 계획 중 하나다. (웃음) 미술학원을 다니며 민화도 배우고 있다. 목표로 삼은 그림이 쉽지 않아서 더욱 열심히 하려고 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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