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영화를 하니까, 현장 스태프를 포함해서 1년에 대략 1000명의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정신없이 살게 돼요. 그럴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정신을 차리려고 그때그때의 감정을 일기로 기록하게 됐습니다. 정신없던 와중 만난 ‘걷기’에 대해서도 쓰게 됐습니다. 책을 통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가이드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7일 오후 서울 서교동에서 열린 ‘걷는 사람, 하정우’ 출판 간담회에서 책의 저자이자 배우 하정우가 한 말이다. ‘걷는 사람, 하정우’는 하정우가 자신의 그림 작업을 담은 ‘하정우, 느낌 있다’ 이후 7년 만에 내는 책이다. 영화 ‘1987’ ‘신과 함께’ ‘P.M.C 더 벙커’(이하 PMC)를 통해 열일을 이어 가던 하정우는 약 300쪽의 책을 통해 바쁜 삶을 살던 자신이 걷기를 하며 회복되는 과정과 생각들을 담았다.
하정우는 “2010년도에 처음 문학동네와 인연이 생겨 ‘하정우, 느낌있다’라는 책을 냈다. 그때 마음속으로 ‘5년에 한 번씩이라도 내가 살고 있는 삶을 글로 정리해 나간다면 연기를 하는 후배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그런데 7년만에 나왔다 ‘허삼관’ ‘롤러코스터’를 준비하고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시간이 밀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삼관’이 끝나고 나서 ‘암살’ ’1987’에 ‘PMC’ 그리고 ‘클로젯’ 까지 촬영하고 있다. 너무 정신없이 달려오게 될 것 같아서 ‘PMC’를 끝내고 쉬었다. 문득 5년 만에 한 번씩 책을 만들어봐야겠다고 했던 이전의 다짐이 떠올라 지난해 말 문학동네에 다시 연락을 드렸다.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정우는 책 속에서 하와이에서 걷는다. 걷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하와이에서 걷는 것이 위화감을 주지는 않겠냐 질문에 그는 “그런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한국에서 보통의 일상을 살 수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내가 얼굴을 내놓고 걸을 수 있는 곳인 하와이를 찾았다. 얼굴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면 굳이 하와이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와이는 특별한 의미를 준다기보다 보편적인 일상을 가능하게 하는 곳”이라며 “하와이 못지않게 1년 365일 대부분을 한강 근처에서 걷고 있다. 그렇게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도 아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번 책을 통해 휴식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에게 휴식이란 단순한 위로와 힐링이 아니라 정신없는 일상에서 생존을 위한 휴식이다. 그는 “근 7년간 일을 하면서 가장 얘기하고 싶었던 건 ‘어떻게 주어진 시간 안에 가성비 높은 휴식을 취할 수 있을까’였다”며 “그러다가 ‘걷기’에 대해 완전히 빠져들게 됐다. 책까지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를 회복시킨 ‘걷기’에 대해 쓰는 과정 또한 그에게 휴식이 됐다. 하정우는 “현장 스태프를 포함해서 1년에 한 1000명의 사람을 만나는 것 같다”며 “정말 정신없이 살아가는 거다. 그럴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정신을 차리려고 했다. 그때그때 일기를 쓰고 그때의 감정과 마주했던 순간들을 기록해놨다”고 설명했다.
배우, 영화 연출, 그리고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일을 하는 하정우에게 책으로 소통을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는 “어렸을 때부터 DVD를 수집하는 것을 좋아했다”며 “뭔가를 물질로 전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책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SNS를 따로 하지 않는다. 팬분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에게 책을 매개로 소통하는 게 나만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책을 썼다고 해서 작가가 됐다는 생각은 없다. 어쩌면 그냥 내가 살아온 일기장 같은 거다. 이걸 나누고 싶은 마음”이란다. 영향을 받은 책들에 관해서도 얘기했다. 그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었다. 그의 달리기 루틴을 보고 반가웠다. 영감을 받은 부분도 있고, 나를 확인받은 부분도 있다. 이 외에도 ‘걷기 예찬’ ‘최고의 휴식’을 읽으며 공감했다”고 밝혔다.
하정우는 ‘걷기’가 더욱 직접적으로 일상의 감각을 되찾아줬다고 했다. 그는 “내 직업은 가끔 감정이 어디로 튈지 모르게 만드는 것 같다. 어떤 날은 그냥 그랬는데, 어떤 날은 하루종일 어떤 사건에 꽂혀서 기분이 안 좋다”며 “그러면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괜한 불편함을 주는 거다. 그럴 때는 그냥 걷는 양을 높이거나 강도 높은 러닝을 한다”고 했다.
하정우는 “현재 자주 하는 생각은 찍고 있는 영화에 대한 생각이다. 두 번째로는 ‘PMC’가 잘될까 생각한다. ‘PMC’가 재밌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는 오늘 저녁에 뭐 먹을지 생각한다. 막걸리를 마실까 맥주를 마실까 같은 거다”라고 했다.
그는 “일상, 활동과 그걸 수행하는 진심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런 작업이 익숙한 사람이 아니다. 행간 안에 숨어있는 내 진심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27일 오후 서울 서교동에서 열린 ‘걷는 사람, 하정우’ 출판 간담회에서 책의 저자이자 배우 하정우가 한 말이다. ‘걷는 사람, 하정우’는 하정우가 자신의 그림 작업을 담은 ‘하정우, 느낌 있다’ 이후 7년 만에 내는 책이다. 영화 ‘1987’ ‘신과 함께’ ‘P.M.C 더 벙커’(이하 PMC)를 통해 열일을 이어 가던 하정우는 약 300쪽의 책을 통해 바쁜 삶을 살던 자신이 걷기를 하며 회복되는 과정과 생각들을 담았다.
이어 “’허삼관’이 끝나고 나서 ‘암살’ ’1987’에 ‘PMC’ 그리고 ‘클로젯’ 까지 촬영하고 있다. 너무 정신없이 달려오게 될 것 같아서 ‘PMC’를 끝내고 쉬었다. 문득 5년 만에 한 번씩 책을 만들어봐야겠다고 했던 이전의 다짐이 떠올라 지난해 말 문학동네에 다시 연락을 드렸다.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정우는 책 속에서 하와이에서 걷는다. 걷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하와이에서 걷는 것이 위화감을 주지는 않겠냐 질문에 그는 “그런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한국에서 보통의 일상을 살 수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내가 얼굴을 내놓고 걸을 수 있는 곳인 하와이를 찾았다. 얼굴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면 굳이 하와이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와이는 특별한 의미를 준다기보다 보편적인 일상을 가능하게 하는 곳”이라며 “하와이 못지않게 1년 365일 대부분을 한강 근처에서 걷고 있다. 그렇게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도 아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를 회복시킨 ‘걷기’에 대해 쓰는 과정 또한 그에게 휴식이 됐다. 하정우는 “현장 스태프를 포함해서 1년에 한 1000명의 사람을 만나는 것 같다”며 “정말 정신없이 살아가는 거다. 그럴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정신을 차리려고 했다. 그때그때 일기를 쓰고 그때의 감정과 마주했던 순간들을 기록해놨다”고 설명했다.
배우, 영화 연출, 그리고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일을 하는 하정우에게 책으로 소통을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는 “어렸을 때부터 DVD를 수집하는 것을 좋아했다”며 “뭔가를 물질로 전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책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SNS를 따로 하지 않는다. 팬분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에게 책을 매개로 소통하는 게 나만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책을 썼다고 해서 작가가 됐다는 생각은 없다. 어쩌면 그냥 내가 살아온 일기장 같은 거다. 이걸 나누고 싶은 마음”이란다. 영향을 받은 책들에 관해서도 얘기했다. 그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었다. 그의 달리기 루틴을 보고 반가웠다. 영감을 받은 부분도 있고, 나를 확인받은 부분도 있다. 이 외에도 ‘걷기 예찬’ ‘최고의 휴식’을 읽으며 공감했다”고 밝혔다.
하정우는 ‘걷기’가 더욱 직접적으로 일상의 감각을 되찾아줬다고 했다. 그는 “내 직업은 가끔 감정이 어디로 튈지 모르게 만드는 것 같다. 어떤 날은 그냥 그랬는데, 어떤 날은 하루종일 어떤 사건에 꽂혀서 기분이 안 좋다”며 “그러면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괜한 불편함을 주는 거다. 그럴 때는 그냥 걷는 양을 높이거나 강도 높은 러닝을 한다”고 했다.
하정우는 “현재 자주 하는 생각은 찍고 있는 영화에 대한 생각이다. 두 번째로는 ‘PMC’가 잘될까 생각한다. ‘PMC’가 재밌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는 오늘 저녁에 뭐 먹을지 생각한다. 막걸리를 마실까 맥주를 마실까 같은 거다”라고 했다.
그는 “일상, 활동과 그걸 수행하는 진심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런 작업이 익숙한 사람이 아니다. 행간 안에 숨어있는 내 진심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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