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문희경: 저와 혜빈이 둘 다 목숨 내놓고 촬영했던 영화여서 개봉이 안 됐다면 막막했을 것 같아요. 그 고생하면서 뭐했나 싶은 자괴감에 빠졌을 텐데 3년만에라도 개봉하게 되어 너무 기뻐요.
10.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위험한 일들이 많았나요?
전혜빈: 수심 15m 아래로 잠수를 해야 하는데 저예산 영화라 안전장치가 없었어요. 돌을 안고도 그냥 잠수했거든요. 스텝과 배우들을 다 합쳐도 13명 정도였어요. 영화의 등장인물은 다 배우와 스텝들이고, 영화 속 해녀들도 실제 제주도 해녀 분들이었어요. 하하. 열악한 환경이라 고생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죠.
10. 힘들 걸 알면서도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요?
전혜빈: 오멸 감독님의 과거 영화들을 보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좋은 영화와 그림을 만드는 감독님이라면 한 번 해볼 만하겠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저에게도 이 영화는 큰 도전이었어요. 근데 문희경 선생님도 같이 열심히 해서 외국영화제에 가보자고 말씀하셔서 용기를 냈죠. 사실 저희 목표는 칸 영화제에 가는 거였어요. 호호.
문희경: 해녀들이 싱크로나이즈드 경연대회에 나간다는 게 국내에선 없던 소재잖아요. 그런 아이디어가 너무 재밌었고 유쾌할 것 같았어요. 고생할 각오를 했는데도 생각보다 더 힘들었지만요.(웃음) 싱크로나이즈드는 한두 달 배워서 될 게 아닌데 짧은 시간에 배우려니 힘들었어요. 위험한 일이기도 했고요. 연습하고 촬영하는 과정에서 귀에 천공이 생겨 병원 치료를 받을 정도였습니다.
10. 그런 상황에서도 촬영을 감행한 건가요?
문희경: 병원에서는 이대로 촬영하면 안 된다고 했지만 제가 촬영을 못하면 진행이 안 되잖아요. 영화는 완성돼야 하기 때문에 티는 안 냈어요. 당시 촬영할 때도 70%밖에 소리가 들리지 않았는데 이러다 완전히 청력이 손실될까 무섭기도 했죠. 촬영을 계속 해야 하나 고민하긴 했지만 감수하고 끝까지 했습니다.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촬영이 끝날 쯤 되니 구멍이 막혔어요. 병원에서도 신기해하더라고요. 하늘이 내 열정에 감사해서 선물을 주셨다고 생각해요.
전혜빈: 정말 울면서 했어요. 여름에 시작했는데 중간에 영화가 잠시 중단되었다가 한겨울 폭설 내릴 때 재촬영을 시작했어요. 그 날씨에 물에 들어가서 촬영을 해야 했죠. 열정이 없었다면 찍을 수 없었을 거예요. 우리 모두 이 영화를 잘 만들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 하나로 버텼어요. 아직도 많이 영화들이 개봉도 못하고 없어져버리는데, 어렵게라도 개봉하게 되어 감동입니다.
10. 아쉬운 부분은 없었나요?
전혜빈: 물론 있죠. 무엇보다 저예산 영화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다는 게 제일 아쉬워요. 대중적이지 않으니 볼 수 있는 사람도 한정적이고, 극장에서 내려진 뒤에는 어떻게 볼 수 있는지도 잘 모르니까요.
10. 영화를 위해 싱크로나이즈드를 직접 배운 건가요?
전혜빈: 촬영하기 두 달 전부터 배웠어요. 그리고 영화 촬영 중에도 수영장 가서 연습했고요. 배우긴 했어도 고급 기술은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대역이 고생을 많이 해주셨죠.(웃음)
문희경: 아니에요. 두 달 배운 거치고 정말 잘했어요. 겸손하게 말하는 거예요. 호호.
10. 둘 사이의 호흡은 어땠어요?
문희경: 너무 좋았죠. 둘이서 3개월을 제주도에서 살았어요. 동고동락하며 같이 고생하니 관계가 끈끈해질 수밖에 없어요.(웃음) 연기도 서로가 서로에게 바라지 않고 잘 맞춰주는 스타일이에요. 그러면서 팽팽한 긴장감도 있었고요. 일단 혜빈이가 연기할 때 욕심이 많고 야무진 면이 나하고 비슷해서 좋았어요.
전혜빈: 선생님은 촬영장에서 분위기를 장악하고 카리스마 있게 진두지휘를 하세요. 저는 그 모습이 가장 멋있었어요. 정도 많으시고 인간미도 넘치셔서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시고요. 연기를 하며 굉장히 저를 편하게 해주시고 깊게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선생님의 연기는 두말하면 입만 아프죠.(웃음)
10.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건가요?
전혜빈: 이 영화를 촬영한 게 3년 전이라 그 때 처음 호흡을 맞췄어요. 그 다음 2016년에 MBC 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서 의붓어머니와 딸로 다시 만나게 됐죠. 그리고 2019년 1월에 방영하는 KBS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에 같이 출연하게 됐습니다.
10.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뭐였어요?
전혜빈: 제주도는 문희경 선생님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 촬영지를 많이 옮겨 다녔는데 그때마다 선생님 친구 분들이 많이 지원사격을 해줬던 게 기억나요. 가난하게 촬영했지만 배는 풍족했습니다. 하하.
문희경: 조명이 없어서 야간 촬영이 없었어요.(웃음) 그 덕에 낮에만 촬영해서 저녁에는 우리끼리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죠. 꿈만 같던 제주도 생활이었지만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전혜빈: 다른 건 몰라도 한겨울 바다에는 다신 안 들어갈 거예요. 호호.
10. 촬영했던 곳 중에 추천해주고 싶은 장소가 있나요?
문희경: 제주도 곳곳에 아름다운 풍경이 참 많아요. 그 중 황우지 해안이라고 목욕탕 같이 생긴, 자연이 만들어낸 수영장이 있어요. 우리는 거기서 수영하는 장면을 찍었었는데 너무 아름답더라고요. 가장 추천해주고 싶어요.
10.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 뭐에요?
문희경: 나와 혜빈이가 같이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를 모집하면서 티격태격하다 둘이 대결하는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전혜빈: 해녀와 싱크로나이즈드 선수, 둘 다 물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요. 선수끼리의 싸움이고, 물에서 하는 거라 생각보다 긴장감이 팽팽하더라고요.(웃음) 촬영할 때도 좋았는데, 완성된 영상을 보니 더욱 마음에 들었어요.
10. 관객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나요?
문희경: 제주도 사투리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 영화는 ‘인어전설’이 처음일 거예요. 제주도 사투리 대사에 자막이 나올 정도거든요. 제주도 사투리를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하하. 그런 유쾌하고 독특한 부분들을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해요.
전혜빈: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하게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영화에는 많은 의미들이 담겨있어요. 바다, 해녀, 엄마, 이런 모성애 느낌의 교집합 단어들이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해요. 엄마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의미들이 숨은그림 찾기처럼 숨겨져 있거든요. 가볍게 보러 왔지만 나갈 땐 마음에 따뜻한 것들이 남겨져 돌아갈 수 있는 영화라고 자신해요.
10. ‘인어전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요?
문희경: 무공해 청정 영화라고 말하고 싶어요(웃음)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국가대표 출신인 영주(전혜빈)와 제주도 해녀 옥자(문희경)가 만났다. 제주도 해녀들의 싱크로나이즈드 도전기라는 이색 소재를 바탕으로 한 오멸 감독의 영화 ‘인어전설’에서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해녀들의 삶이 녹아든 힐링 영화이지만 배우들은 “목숨 내놓고 촬영한 영화”라고 한다. “한겨울 폭설에도 바다에 뛰어들고, 돌은 안은 채 잠수를 해야 했지만 열정 하나로 견뎌냈다”는 배우 문희경과 전혜빈을 만났다.10. 촬영한 지 3년 만에 개봉을 하게 됐는데 기분이 어때요?
문희경: 저와 혜빈이 둘 다 목숨 내놓고 촬영했던 영화여서 개봉이 안 됐다면 막막했을 것 같아요. 그 고생하면서 뭐했나 싶은 자괴감에 빠졌을 텐데 3년만에라도 개봉하게 되어 너무 기뻐요.
10.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위험한 일들이 많았나요?
전혜빈: 수심 15m 아래로 잠수를 해야 하는데 저예산 영화라 안전장치가 없었어요. 돌을 안고도 그냥 잠수했거든요. 스텝과 배우들을 다 합쳐도 13명 정도였어요. 영화의 등장인물은 다 배우와 스텝들이고, 영화 속 해녀들도 실제 제주도 해녀 분들이었어요. 하하. 열악한 환경이라 고생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죠.
10. 힘들 걸 알면서도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요?
전혜빈: 오멸 감독님의 과거 영화들을 보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좋은 영화와 그림을 만드는 감독님이라면 한 번 해볼 만하겠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저에게도 이 영화는 큰 도전이었어요. 근데 문희경 선생님도 같이 열심히 해서 외국영화제에 가보자고 말씀하셔서 용기를 냈죠. 사실 저희 목표는 칸 영화제에 가는 거였어요. 호호.
문희경: 해녀들이 싱크로나이즈드 경연대회에 나간다는 게 국내에선 없던 소재잖아요. 그런 아이디어가 너무 재밌었고 유쾌할 것 같았어요. 고생할 각오를 했는데도 생각보다 더 힘들었지만요.(웃음) 싱크로나이즈드는 한두 달 배워서 될 게 아닌데 짧은 시간에 배우려니 힘들었어요. 위험한 일이기도 했고요. 연습하고 촬영하는 과정에서 귀에 천공이 생겨 병원 치료를 받을 정도였습니다.
10. 그런 상황에서도 촬영을 감행한 건가요?
문희경: 병원에서는 이대로 촬영하면 안 된다고 했지만 제가 촬영을 못하면 진행이 안 되잖아요. 영화는 완성돼야 하기 때문에 티는 안 냈어요. 당시 촬영할 때도 70%밖에 소리가 들리지 않았는데 이러다 완전히 청력이 손실될까 무섭기도 했죠. 촬영을 계속 해야 하나 고민하긴 했지만 감수하고 끝까지 했습니다.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촬영이 끝날 쯤 되니 구멍이 막혔어요. 병원에서도 신기해하더라고요. 하늘이 내 열정에 감사해서 선물을 주셨다고 생각해요.
전혜빈: 정말 울면서 했어요. 여름에 시작했는데 중간에 영화가 잠시 중단되었다가 한겨울 폭설 내릴 때 재촬영을 시작했어요. 그 날씨에 물에 들어가서 촬영을 해야 했죠. 열정이 없었다면 찍을 수 없었을 거예요. 우리 모두 이 영화를 잘 만들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 하나로 버텼어요. 아직도 많이 영화들이 개봉도 못하고 없어져버리는데, 어렵게라도 개봉하게 되어 감동입니다.
10. 아쉬운 부분은 없었나요?
전혜빈: 물론 있죠. 무엇보다 저예산 영화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다는 게 제일 아쉬워요. 대중적이지 않으니 볼 수 있는 사람도 한정적이고, 극장에서 내려진 뒤에는 어떻게 볼 수 있는지도 잘 모르니까요.
10. 영화를 위해 싱크로나이즈드를 직접 배운 건가요?
전혜빈: 촬영하기 두 달 전부터 배웠어요. 그리고 영화 촬영 중에도 수영장 가서 연습했고요. 배우긴 했어도 고급 기술은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대역이 고생을 많이 해주셨죠.(웃음)
문희경: 아니에요. 두 달 배운 거치고 정말 잘했어요. 겸손하게 말하는 거예요. 호호.
문희경: 너무 좋았죠. 둘이서 3개월을 제주도에서 살았어요. 동고동락하며 같이 고생하니 관계가 끈끈해질 수밖에 없어요.(웃음) 연기도 서로가 서로에게 바라지 않고 잘 맞춰주는 스타일이에요. 그러면서 팽팽한 긴장감도 있었고요. 일단 혜빈이가 연기할 때 욕심이 많고 야무진 면이 나하고 비슷해서 좋았어요.
전혜빈: 선생님은 촬영장에서 분위기를 장악하고 카리스마 있게 진두지휘를 하세요. 저는 그 모습이 가장 멋있었어요. 정도 많으시고 인간미도 넘치셔서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시고요. 연기를 하며 굉장히 저를 편하게 해주시고 깊게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선생님의 연기는 두말하면 입만 아프죠.(웃음)
10.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건가요?
전혜빈: 이 영화를 촬영한 게 3년 전이라 그 때 처음 호흡을 맞췄어요. 그 다음 2016년에 MBC 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서 의붓어머니와 딸로 다시 만나게 됐죠. 그리고 2019년 1월에 방영하는 KBS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에 같이 출연하게 됐습니다.
10.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뭐였어요?
전혜빈: 제주도는 문희경 선생님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 촬영지를 많이 옮겨 다녔는데 그때마다 선생님 친구 분들이 많이 지원사격을 해줬던 게 기억나요. 가난하게 촬영했지만 배는 풍족했습니다. 하하.
문희경: 조명이 없어서 야간 촬영이 없었어요.(웃음) 그 덕에 낮에만 촬영해서 저녁에는 우리끼리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죠. 꿈만 같던 제주도 생활이었지만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전혜빈: 다른 건 몰라도 한겨울 바다에는 다신 안 들어갈 거예요. 호호.
문희경: 제주도 곳곳에 아름다운 풍경이 참 많아요. 그 중 황우지 해안이라고 목욕탕 같이 생긴, 자연이 만들어낸 수영장이 있어요. 우리는 거기서 수영하는 장면을 찍었었는데 너무 아름답더라고요. 가장 추천해주고 싶어요.
10.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 뭐에요?
문희경: 나와 혜빈이가 같이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를 모집하면서 티격태격하다 둘이 대결하는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전혜빈: 해녀와 싱크로나이즈드 선수, 둘 다 물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요. 선수끼리의 싸움이고, 물에서 하는 거라 생각보다 긴장감이 팽팽하더라고요.(웃음) 촬영할 때도 좋았는데, 완성된 영상을 보니 더욱 마음에 들었어요.
문희경: 제주도 사투리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 영화는 ‘인어전설’이 처음일 거예요. 제주도 사투리 대사에 자막이 나올 정도거든요. 제주도 사투리를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하하. 그런 유쾌하고 독특한 부분들을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해요.
전혜빈: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하게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영화에는 많은 의미들이 담겨있어요. 바다, 해녀, 엄마, 이런 모성애 느낌의 교집합 단어들이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해요. 엄마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의미들이 숨은그림 찾기처럼 숨겨져 있거든요. 가볍게 보러 왔지만 나갈 땐 마음에 따뜻한 것들이 남겨져 돌아갈 수 있는 영화라고 자신해요.
10. ‘인어전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요?
문희경: 무공해 청정 영화라고 말하고 싶어요(웃음)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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