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지독하게 운이 나쁜 여자와 뭘 해도 되는 행운의 남자가 만났다. 갑자기 내리는 비를 우산 없이 맞으면서 떨어진 깡통까지 밟고 넘어지는 여자와 여러 시상식에서 상을 휩쓰는 남자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지난 12일 KBS2 월화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극본 박민주, 연출 강민경)가 베일을 벗었다. 주요 등장인물을 차례로 비추며 성격과 관계 등을 소개했다. 유필립(박시후)과 오을순(송지효)의 어린 시절로 문을 열었다. 필립의 어머니 김옥희(장영남)는 불행한 사주를 갖고 태어난 아들과 똑같은 사주를 가진 을순을 만났다. 무당인 그는 불쌍한 자신의 아들과는 다르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소녀를 보고 마음이 흔들렸다. 동시에 필립은 을순이 갖고 있던 나무로 만든 목걸이를 손에 쥐었고, 그 이후부터 두 사람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두 사람이 엇갈린 운명에 놓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리면서 출발한 ‘러블리 호러블리’. 시간이 흘러 필립과 을순은 괴한을 물리치면서 다시 만났고, 이때 나무 목걸이는 을순의 손에 들어간다. 또 한번 운명이 바뀌게 될 신호탄이었다.
◆ 호러와 코믹 사이
음침한 분위기로 시작한 ‘러블리 호러블리’는 호러와 코믹을 넘나들었다. 음향도 으스스한 느낌이었다가 이내 경쾌하게 바뀌는 식이었다. 첫 회의 대부분은 어두컴컴하게 흘렀다. 산 속 묘지와 점집, 무당 등을 담아내면서 안방극장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다만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적절히 웃음까지 녹이며 재미도 잡았다.
을순과 필립의 상반된 삶의 중심에는 을순이 집필 중인 드라마 ‘귀신의 사랑’이 있다. 을순은 자신의 이름으로는 도무지 공모전 당선이나 방송사 편성을 얻을 수가 없자, 기은영(최여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은영이 ‘귀신의 사랑’ 대본으로 편성을 받은 뒤 공동 작가로 이름을 올려주겠다고 한 것이다.
을순은 은영의 말을 굳게 믿었으나, 은영의 속셈은 달랐다. 이는 ‘귀신의 사랑’ 연출을 맡은 이성중(이기광)을 통해 밝혀졌고, 을순은 속았다는 생각과 더불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눈물을 쏟았다. 그때 그의 맞은편 전광판에는 필립이 ‘귀신의 사랑’의 남자 주인공으로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나무 목걸이가 을순의 손에 닿자, 그의 앞날도 달라졌다. 그는 도통 갈피를 못 잡고 고민했던 ‘귀신의 사랑’ 2회 마지막 장면을 술술 써내려갔다. 반면 찬란하게 빛났던 필립의 앞날은 어두워졌다. 앞서 만난 역술인의 말처럼 ‘암흑’이었다.
여러 등장인물의 연결 고리를 보여주며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도 높였다. 귀신을 보는 성중이 가장 도드라졌다. 그가 을순과 필립 옆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 박시후·송지효의 유쾌한 열연
첫 회는 필립과 을순의 대비되는 일상이 중심이었다. 무엇보다 송지효의 파격 변신이 눈에 띄었다. 정돈되지 않은 긴 머리카락으로 얼굴의 반을 가린 채, 내내 무겁고 침침한 표정이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10살 이후, 아버지의 사업 실패를 시작으로 되는 일이 없는 삶을 살아온 을순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절망’이라는 말 외에는 어울리는 게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다가, 은영에게 속았다는 걸 알고 울부짖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그동안의 설움을 짐작하게 했다.
박시후 역시 극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모두가 우러러보는 톱스타의 반짝이는 모습 안에 겁 많고 소심한 이면을 보여주며 보는 이들을 웃게 했다. 과하지 않게 적당한 양념으로 코믹 연기를 활용해 드라마 제목처럼 ‘호러’에 ‘러블리’를 더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지난 12일 KBS2 월화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극본 박민주, 연출 강민경)가 베일을 벗었다. 주요 등장인물을 차례로 비추며 성격과 관계 등을 소개했다. 유필립(박시후)과 오을순(송지효)의 어린 시절로 문을 열었다. 필립의 어머니 김옥희(장영남)는 불행한 사주를 갖고 태어난 아들과 똑같은 사주를 가진 을순을 만났다. 무당인 그는 불쌍한 자신의 아들과는 다르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소녀를 보고 마음이 흔들렸다. 동시에 필립은 을순이 갖고 있던 나무로 만든 목걸이를 손에 쥐었고, 그 이후부터 두 사람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두 사람이 엇갈린 운명에 놓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리면서 출발한 ‘러블리 호러블리’. 시간이 흘러 필립과 을순은 괴한을 물리치면서 다시 만났고, 이때 나무 목걸이는 을순의 손에 들어간다. 또 한번 운명이 바뀌게 될 신호탄이었다.
음침한 분위기로 시작한 ‘러블리 호러블리’는 호러와 코믹을 넘나들었다. 음향도 으스스한 느낌이었다가 이내 경쾌하게 바뀌는 식이었다. 첫 회의 대부분은 어두컴컴하게 흘렀다. 산 속 묘지와 점집, 무당 등을 담아내면서 안방극장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다만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적절히 웃음까지 녹이며 재미도 잡았다.
을순과 필립의 상반된 삶의 중심에는 을순이 집필 중인 드라마 ‘귀신의 사랑’이 있다. 을순은 자신의 이름으로는 도무지 공모전 당선이나 방송사 편성을 얻을 수가 없자, 기은영(최여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은영이 ‘귀신의 사랑’ 대본으로 편성을 받은 뒤 공동 작가로 이름을 올려주겠다고 한 것이다.
을순은 은영의 말을 굳게 믿었으나, 은영의 속셈은 달랐다. 이는 ‘귀신의 사랑’ 연출을 맡은 이성중(이기광)을 통해 밝혀졌고, 을순은 속았다는 생각과 더불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눈물을 쏟았다. 그때 그의 맞은편 전광판에는 필립이 ‘귀신의 사랑’의 남자 주인공으로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나무 목걸이가 을순의 손에 닿자, 그의 앞날도 달라졌다. 그는 도통 갈피를 못 잡고 고민했던 ‘귀신의 사랑’ 2회 마지막 장면을 술술 써내려갔다. 반면 찬란하게 빛났던 필립의 앞날은 어두워졌다. 앞서 만난 역술인의 말처럼 ‘암흑’이었다.
여러 등장인물의 연결 고리를 보여주며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도 높였다. 귀신을 보는 성중이 가장 도드라졌다. 그가 을순과 필립 옆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첫 회는 필립과 을순의 대비되는 일상이 중심이었다. 무엇보다 송지효의 파격 변신이 눈에 띄었다. 정돈되지 않은 긴 머리카락으로 얼굴의 반을 가린 채, 내내 무겁고 침침한 표정이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10살 이후, 아버지의 사업 실패를 시작으로 되는 일이 없는 삶을 살아온 을순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절망’이라는 말 외에는 어울리는 게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다가, 은영에게 속았다는 걸 알고 울부짖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그동안의 설움을 짐작하게 했다.
박시후 역시 극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모두가 우러러보는 톱스타의 반짝이는 모습 안에 겁 많고 소심한 이면을 보여주며 보는 이들을 웃게 했다. 과하지 않게 적당한 양념으로 코믹 연기를 활용해 드라마 제목처럼 ‘호러’에 ‘러블리’를 더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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