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김태호 PD/사진제공=MBC
김태호 PD/사진제공=MBC
“그동안 여러 곳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많이 받았지만 ‘무한도전’보다 더 큰 유혹은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무한도전’ PD 김태호로 불릴 것이기 때문에 ‘무한도전’을 통해 느꼈던 자부심은 앞으로도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지난 13년 간 MBC ‘무한도전’을 이끌어 온 김태호 PD가 오는 31일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김 PD는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김 PD는 “어떻게 해야 시청자들에게 만족감 높은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을까는 항상 큰 고민이었다”며 “나 때문에 ‘무한도전’의 이야기가 더 뻗어 나가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무한도전’을 하면서 ‘잘 했다’는 생각보다는 후회나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한도전’의 시즌제 편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자유롭게 생각나는 걸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회사 측에서도 큰 손해를 감수하면서 나에게 할애해 준 시간이기 때문에 보람되게 보내고 싶다”고 답했다.

‘무한도전’을 함께해 온 멤버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유재석이 없었다면 ‘무한도전’이 여기까지 오지 못 했을 거다. 지금까지 프로그램에 대해 가장 대화를 많이 나눈 상대다. ‘자신 있게 해보자. 안 되면 말고’라며 자신감을 준 사람이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가장 공허함을 느낄 거 같아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MBC ‘무한도전’
사진=MBC ‘무한도전’
김 PD는 자신을 둘러싼 끊임없는 이직설에 대해서는 “‘무한도전’보다 더 큰 유혹은 없었다”며 일축했다. 그는 “예전에는 스카우트 제의를 많이 받았는데, 최근에는 내 콧대가 높게 보였는지 제안 받은 건 없다. 얼마 전에는 누가 ‘YG 간다며?’라고 물었는데 ‘거기에 가서 내가 뭘 해야 하지? 빅뱅 자리를 대신해야 하나’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지난 13년 동안 집에서 가족과 저녁을 먹은 적이 없었다. 당분간 집에서 밥을 먹을 거다. 아들에게 한글도 가르쳐 줄 생각이다. 여행도 가보고 싶다. 이야기를 채워오는 시간이 될 것 같다”며 “자신있게 언제 돌아오겠다고는 말은 못하지만 색깔이 분명한 것들로 다시 인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남자들이 매주 새로운 상황 속에서 펼치는 좌충우돌 도전기다. 2006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해 13년 간 토요일을 책임지며 ‘국민 예능’이라 불렸다. 오는 3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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