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아사녀는 그야말로 ‘악의 최종 보스’예요. 1200년 동안 원한을 품고 있었던 캐릭터였으니까요. KBS2 드라마 ‘최고의 한방’에서 맡았던 악역은 겨우 24살이었거든요. 그래서 어마어마한 연륜과 분노가 쌓인 아사녀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화유기’에서 아사녀와 좀비 소녀 ‘부자’의 1인 2역을 연기한 배우 이세영은 아직도 캐릭터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듯했다. 직접 다이어리를 챙겨 와 기자들의 질문을 꼼꼼히 적고 자신이 맡았던 캐릭터에 대해 신나게 설명했다. 답을 하는 도중에도 자신도 모르게 부자의 말투였던 “했습니다”로 말을 끝맺어 스스로 놀라곤 했다. 이세영은 “대본을 통해 부자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강하게 끌려 휴식 기간을 3주만 가진 채 바로 준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썩지 않기 위해서 꾸미고 돌아다니는 좀비가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또 캐릭터가 좀비 소녀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사녀라는 다른 인격이 몸에 들어온다는 반전이 재밌었습니다. 생전에 걸그룹 연습생이었다는 설정이 있어서 시나리오도 다양하게 펼쳐질 수 있었어요. 걸그룹으로 데뷔 후 사라지는 전개도 예상 시나리오 중 하나였습니다.”
이세영은 전혀 상반된 결의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완성도 높은 좀비 연기로도 주목 받았다. 드라마에서 유일한 좀비 캐릭터를 맡은 이세영은 “막중한 책임감과 욕심으로 좀비의 움직임을 연습했다. 제가 1인 2역을 맡은 것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좀비 춤을 처음으로 만든 안무가이자 영화 ‘부산행’에서 좀비들의 움직임을 만들어 낸 전영 선생님에게 배웠어요.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도 참고했고요. 원래 요가나 필라테스를 하긴 했어도 항상 스트레칭으로 몸을 관리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좀비 춤을 추다가 다리를 일자로 찢어야 할 때는 충격이 와서 허벅지 뒤쪽 통증이 며칠 가더라고요. 하하.”
이세영은 자기가 대본 속 부자에게서 느낀 귀여움을 시청자들도 느끼길 바랐다고 했다.
“감독님과 선배님들에게 질문도 자주 하고 혼자 생각도 많이 했어요. 세라(걸그룹 연습생)가 좀비로 처음 깨어났을 때는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말을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기구슬을 먹으며 사회화되는 과정을 표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과감한 한방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감독님한테 머리를 자르거나 염색을 하는 게 좋을지도 물어봤어요. 지금이 좋다고 하시더군요.(웃음) 대신 아사녀 때 머리를 길게 붙여서 변화를 줬습니다.”
이세영은 “촬영 현장에 있을 때는 핸드폰을 비행기 모드로 해 놓고 집에 가면 방해금지 모드로 해놓았다. 거의 사회와 단절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만큼 세라, 부자, 아사녀라는 세 캐릭터의 감정에 몰입해 있던 이세영은 아사녀가 소멸되던 마지막 장면에서는 ‘컷’ 소리를 들은 이후에도 한참 동안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120% 몰입해서 아사녀의 감정을 느꼈던 것 같아요. 저팔계(이홍기)에게 ‘좋아했어요’라는 부자의 마지막 말을 전달해 준 아사녀가 그렇게 여운을 남기고 사라지는 게 너무 슬퍼서 대본을 보면서 엄청 울었습니다. CG가 들어갔기 때문에 홍기 오빠가 혼자 소멸 장면을 촬영 중이었는데 그때도 안 보이는 곳에서 울고 있었어요. 좋은 장면을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이세영은 소멸하기 전 아사녀가 힘을 잃어 노숙자 신세가 된 모습까지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그는 “MBC 드라마 ‘미씽나인’에서 정경호 오빠가 무인도에서 버려진 분장을 한 것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참고했다”고 밝혔다.
“아사녀가 그냥 용서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최대한 불쌍하고 처참한 모습으로 반성하는 기색을 보여야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통쾌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의상팀이 가져온 옷 중에서 가장 안 멋있고 웃겨 보일 수 있는 옷을 골랐습니다. 애초부터 예쁘게 보이려는 생각은 없었어요. 예쁜 척도 잘 못하고요.(웃음) 시청자들이 캐릭터에 몰입해서 캐릭터와 배우 자체를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이세영은 오는 4월 개봉하는 영화 ‘수성못’에도 출연했다. 그는 “연기는 하면 할수록 예전보다 더 재밌고도 더 어렵다는 걸 느꼈다”며 이렇게 말했다.
“연기는 부딪혀 볼수록 먼 길을 떠나는 여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너무 많이 남아있어서 더 재밌을 것 같아요. 한 작품에 참여하고 나면 제가 어떤 것이 부족하고 어떤 것을 배워야 하는지 늘 깨닫게 되거든요. 그래서 연기자라는 직업이 매력 있는 것 같아요. 시청자들이 제 연기를 봐 주는 그 귀한 시간이 헛되이 느껴지지 않도록 앞으로도 책임감 있게 임하겠습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화유기’에서 아사녀와 좀비 소녀 ‘부자’의 1인 2역을 연기한 배우 이세영은 아직도 캐릭터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듯했다. 직접 다이어리를 챙겨 와 기자들의 질문을 꼼꼼히 적고 자신이 맡았던 캐릭터에 대해 신나게 설명했다. 답을 하는 도중에도 자신도 모르게 부자의 말투였던 “했습니다”로 말을 끝맺어 스스로 놀라곤 했다. 이세영은 “대본을 통해 부자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강하게 끌려 휴식 기간을 3주만 가진 채 바로 준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썩지 않기 위해서 꾸미고 돌아다니는 좀비가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또 캐릭터가 좀비 소녀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사녀라는 다른 인격이 몸에 들어온다는 반전이 재밌었습니다. 생전에 걸그룹 연습생이었다는 설정이 있어서 시나리오도 다양하게 펼쳐질 수 있었어요. 걸그룹으로 데뷔 후 사라지는 전개도 예상 시나리오 중 하나였습니다.”
“국내에서 좀비 춤을 처음으로 만든 안무가이자 영화 ‘부산행’에서 좀비들의 움직임을 만들어 낸 전영 선생님에게 배웠어요.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도 참고했고요. 원래 요가나 필라테스를 하긴 했어도 항상 스트레칭으로 몸을 관리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좀비 춤을 추다가 다리를 일자로 찢어야 할 때는 충격이 와서 허벅지 뒤쪽 통증이 며칠 가더라고요. 하하.”
이세영은 자기가 대본 속 부자에게서 느낀 귀여움을 시청자들도 느끼길 바랐다고 했다.
“감독님과 선배님들에게 질문도 자주 하고 혼자 생각도 많이 했어요. 세라(걸그룹 연습생)가 좀비로 처음 깨어났을 때는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말을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기구슬을 먹으며 사회화되는 과정을 표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과감한 한방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감독님한테 머리를 자르거나 염색을 하는 게 좋을지도 물어봤어요. 지금이 좋다고 하시더군요.(웃음) 대신 아사녀 때 머리를 길게 붙여서 변화를 줬습니다.”
이세영은 “촬영 현장에 있을 때는 핸드폰을 비행기 모드로 해 놓고 집에 가면 방해금지 모드로 해놓았다. 거의 사회와 단절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만큼 세라, 부자, 아사녀라는 세 캐릭터의 감정에 몰입해 있던 이세영은 아사녀가 소멸되던 마지막 장면에서는 ‘컷’ 소리를 들은 이후에도 한참 동안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120% 몰입해서 아사녀의 감정을 느꼈던 것 같아요. 저팔계(이홍기)에게 ‘좋아했어요’라는 부자의 마지막 말을 전달해 준 아사녀가 그렇게 여운을 남기고 사라지는 게 너무 슬퍼서 대본을 보면서 엄청 울었습니다. CG가 들어갔기 때문에 홍기 오빠가 혼자 소멸 장면을 촬영 중이었는데 그때도 안 보이는 곳에서 울고 있었어요. 좋은 장면을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아사녀가 그냥 용서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최대한 불쌍하고 처참한 모습으로 반성하는 기색을 보여야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통쾌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의상팀이 가져온 옷 중에서 가장 안 멋있고 웃겨 보일 수 있는 옷을 골랐습니다. 애초부터 예쁘게 보이려는 생각은 없었어요. 예쁜 척도 잘 못하고요.(웃음) 시청자들이 캐릭터에 몰입해서 캐릭터와 배우 자체를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이세영은 오는 4월 개봉하는 영화 ‘수성못’에도 출연했다. 그는 “연기는 하면 할수록 예전보다 더 재밌고도 더 어렵다는 걸 느꼈다”며 이렇게 말했다.
“연기는 부딪혀 볼수록 먼 길을 떠나는 여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너무 많이 남아있어서 더 재밌을 것 같아요. 한 작품에 참여하고 나면 제가 어떤 것이 부족하고 어떤 것을 배워야 하는지 늘 깨닫게 되거든요. 그래서 연기자라는 직업이 매력 있는 것 같아요. 시청자들이 제 연기를 봐 주는 그 귀한 시간이 헛되이 느껴지지 않도록 앞으로도 책임감 있게 임하겠습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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