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그룹 레드벨벳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그룹 레드벨벳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강렬하고 매혹적인 컬러 레드와 클래식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벨벳에서 연상되는 감각적인 이미지.”

2014년 8월 데뷔 당시 그룹 레드벨벳은 팀의 정체성을 이렇게 소개했다. 한 그룹에서 두 콘셉트를 추구하는 팀답게 레드벨벳은 지난 3년 4개월여 동안 ‘레드’와 ‘벨벳’ 두 가지 콘셉트를 번갈아가며 활동했다. 레드벨벳의 데뷔곡 ‘행복(Happiness)’부터 ‘아이스크림 케이크’ ‘덤덤’ ‘루키’ ‘빨간 맛’까지는 ‘레드’ 콘셉트의 노래였다. ‘비 내추럴’ ‘오토매틱’ ‘7월 7일’ 등은 벨벳 콘셉트의 노래다.

정규 2집 앨범명이 ‘퍼펙트 벨벳(Perfect Velvet)’으로 공개됐을 때 일부 팬들은 걱정부터 했다. 지금까지 발표한 노래들 중 벨벳 콘셉트의 노래들은 레드 콘셉트에 비해 음원 성적이 썩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걱정은 기우였다. 17일 발매된 정규 2집 타이틀 곡 ‘피카부(Peek-A-Boo)’는 공개되자마자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실시간 차트에 5위로 진입했다.

‘피카부’는 벨벳 계열의 노래다. 올해 발표된 ‘루키’ ‘빨간 맛’ 등 레드 계열 콘셉트의 곡에 비해 음역대도 낮고, 그루브를 강조했다. 그러나 후렴구 가사에는 ‘피카부’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중독성을 높인다. 레드와 벨벳의 적절한 조화다.

사실 레드벨벳은 지난해부터 새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레드와 벨벳을 구분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발매된 ‘러시안 룰렛’은 ‘덤덤’처럼 비트가 살아있는 댄스곡을 기반으로 하지만 랩 파트 없이 보컬로만 노래를 구성했다. 레드보다 부드럽고, 벨벳보다 극적인 전개로 듣는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지난 16일 열린 쇼케이스에서 레드벨벳은 “우리의 음악은 중독성과 레드, 벨벳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멤버 조이는 “언젠가부터 ‘벨벳’은 ‘7월 7일’ 같은 곡, 안무도 없고 조용한 콘셉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며 “‘비 내추럴’ ‘오토매틱’ 등 우리가 벨벳이라고 정의한 노래 중에서도 비트감이 느껴지는 노래가 많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레드벨벳이 ‘레드’와 ‘벨벳’을 번갈아가며 다양하게 보여준 건 ‘피카부’를 보여주기 위해 필요했던 과정이었다. 레드와 벨벳 모두 잘 해야 이 두 가지를 오묘하게 섞은 음악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스타일에 묶여 있지 않고 다양한 스타일을 마치 자기의 것처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다는 뜻이었다.

레드벨벳은 레드와 벨벳, 두 가지 콘셉트가 병립하는 팀이 아닌 두 개의 콘셉트를 하나로 융화시킨 팀이다. 이번 신곡 ‘피카부’는 ‘레드+벨벳’이 아니라 ‘레드X벨벳’으로 확실하게 각인되는 쐐기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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