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16일 종영한 tvN ‘부암동 복수자들’ 방송화면 캡처.
지난 16일 종영한 tvN ‘부암동 복수자들’ 방송화면 캡처.
지난 16일 종영한 tvN의 ‘부암동 복수자들’ 속 인물들은 행복한 결말을 맞았지만 복자클럽의 복수는 계속된다.

‘부암동 복수자들’은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진 이들이 ‘복자클럽’이라는 비밀 클럽을 결성해 소소한 복수를 도모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김정혜(이요원)는 남편 이병수(최병모)에게 이혼하자고 말했다. 이병수는 비웃었지만 김정혜는 당당히 맞섰다.

이미숙(명세빈)은 남편의 대외비 서류를 폭로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에 남편 백영표(정석용)가 먼저 “서울시 교육감후보에서 물러나겠다”며 사퇴했다. 그리고 “제 아내는 지금 심각한 심신미약상태에 있다. 먼저 가정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숙과 복자클럽은 용기를 내서 기자회견을 강행해 김정혜와 함께 남편들의 비자금 내역과 아들의 죽음에 관해 폭로했다. 이미숙은 “아들을 죽음으로 내몬 건 남편이다. 과학고 입시에 실패한 아들을 외국으로 보낸 남편은 아들의 죽음을 자신의 체면 때문에 숨겼다. 그 사실이 밝혀지자 또 다른 거짓말로 선거에 이용했다”고 말했다.

남편의 가정 폭력도 고발했다. 이미숙의 딸 백서연(김보라)이 증언했다. 백영표와 이병수는 선거법 위반과 뇌물죄 혐의로 체포됐다.

모든 복수를 마친 복자클럽의 멤버 김정혜, 홍도희(라미란), 이미숙, 이수겸(이준영)이 모였다. 김정혜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하면서 돌아다닐 생각”이라며 배낭여행을 떠나겠다고 했다. 이미숙은 “서연이랑 재미나게 살고 싶다”고 했다.

홍도희가 “복자클럽 끝인 건가?”라고 묻자 김정혜는 “휴업이지”라고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이수겸은 재수를 결심했다. 홍도희는 연애를 시작했다.

1년 뒤, 김정혜가 여행에서 돌아왔다. 다시 모인 멤버들은 “이젠 모든 걸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수다를 나누던 이들은 아내를 함부로 대하는 한 남편을 목격하고 다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뛰어나갔다.

흔한 복수물과 달리 거대한 정치 세력이나, 쫓고 쫓기는 혈투가 등장하지 않는 ‘부암동 복수자들’의 복수전은 신선했다. 거창하지 않아 오히려 현실감이 있었고 평범한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불필요한 멜로는 과감히 삭제하고 드라마에 활기를 불어넣는 장치로만 활용한 점도 영리했다.

시청률이 이를 입증했다. 2%대로 시작했던 시청률은 6%대까지 껑충 뛰어올랐다.(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지상파 3사와 경쟁해야 하는 오후 9시 30분 편성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놀라운 성적이다.

‘부암동 복수자들’은 웹툰을 토대로 만든 작품이다. 드라마에서 칭찬할 만했던 개연성이나 상상력과 같은 부분은 웹툰에서 뼈대를 가져왔다고 봐야 하지만 그것을 살아있게 만든 건 배우들의 공이었다. 거미줄처럼 촘촘히 짜여진 관계도에 놓인 인물들을 연기한 배우들 중에서 연기 구멍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자기만의 연기 색을 확실히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 이요원, 라미란 등은 제 몫을 제대로 해내 드라마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신예 최규진과 이준영은 극이 전개될수록 화제를 불러 모으며 주목할 만한 스타로 성장했다.

‘부암동 복수자들’의 후속으로는 ‘응답하라’ 시리즈로 전국민적 사랑을 받은 신원호 PD의 신작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방송된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첫 회는 오는 22일 오후 9시 10분에 방영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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