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봉준호 감독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주동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옥자’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봉준호 감독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주동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옥자’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옥자’ 봉준호 감독이 스트리밍과 영화 동시 개봉과 관련해 불거진 논란에 대한 솔직한 입장을 전했다.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 내한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봉준호 감독·틸다 스윈튼·안서현·스티븐 연·변희봉·다니엘 헨셜·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가는 곳마다 논란을 몰고 다닌다. 의도한 것은 아니다. 이런 논란이 야기되면서 이런저런 규칙들이 생기고 있다. 칸 영화제 측도 앞으로 넷플릭스 영화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룰이 생기지 않았나. 그렇게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도 이 영화의 복이 아닌가 한다”면서도 “칸 영화제 같은 경우는 프랑스 내부에서 법적으로 정리가 됐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다. 초청해 놓고 논란을 만들어서 민망했다. 나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인데, 프랑스 국내법까지 공부하면서 영화를 만들 수 없지 않은가. 왜 프랑스 국내룰에 적용하고 관철시키려고 했을까는 의아했다. 그런데 영화제는 이슈와 논란이 필요하다. 영화제 초반 분위기를 달구는데 좋은 공헌을 하지 않았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양상이 다르다. 한국의 멀티플렉스 측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3주간의 홀드백 기간을 원하고 있다. 극장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넷플릭스는 스트리밍과 극장 동시 개봉을 원칙으로 삼는다. 그 원칙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가입자 회비로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우선권을 뺏을 수는 없다”면서 “‘왜 이런 논란이 생긴 걸까’생각했는데, 나의 영화적 욕심 때문이었다. ‘옥자’를 찍으면서 큰 화면에도 걸렸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스트리밍과 극장 동시 개봉에 대한 룰 보다 영화가 먼저 왔다. 이후 ‘옥자’가 이 사안을 정리하는 신호탄이 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더불어 “내 영화적 욕심 때문에 생긴 일이라 피로를 느낄 영화 업계 관계자들에게 죄송하다. 멀티플렉스 말고도 대한극장, 서울극장 전국 도시에서 상영이 된다. 작지만 길게 여러분들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옥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전 세계 중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오는 29일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와 극장 개봉을 동시에 진행한다. 봉준호 감독이 한국에서만큼은 극장 상영을 하길 원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그러나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측은 ‘옥자’의 극장과 스트리밍 동시 개봉에 대해 반발했다. 기존 영화 유통 질서를 흔들 수도 있다는 것. 극장 개봉 이후 홀드백(개봉 3주 후) 기간을 거쳐 IPTV를 포함한 TV, 온라인, 모바일, DVD 등 서비스를 진행했는데 ‘옥자’가 기존 관행을 깨고 극장과 스트리밍을 동시에 개봉 하겠다고 한 걸 문제 삼았다. 이에 따라 ‘옥자’는 전국 100여개의 단관 극장과 상영을 협의 중이다. 지난 12일 대한극장, 서울극장, 청주 SFX 시네마, 인천 애관극장, 부산 영화의 전당 등 전국 7개 극장에서 1만 석에 대한 사전 예매를 시작했다.

한편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슈퍼 돼지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2013)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신작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투자했다.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옥자’는 오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된다. 국내에서는 넷플릭스 공개와 동시에 멀티플렉스 극장을 제외한 전국 100여개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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