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사진=SBS ‘귓속말’
/사진=SBS ‘귓속말’
‘귓속말’ 악역 어벤져스가 탄생했다.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은 월화극 부동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 가운데 악역들의 숨막히는 존재감은 ‘귓속말’의 백미 중 하나로 손꼽힌다. ‘나쁜 놈들의 전쟁’이라는 말이 연상되는 그들. 성실해서 더욱 숨막히는 ‘귓속말’ 속 악역 어벤져스를 살펴보자.

◆청부재판까지 서슴지 않는 남자, 법비의 중심 김갑수

최일환(김갑수)은 법비의 온상이라 불리는 태백의 수장이다. 그는 딸 최수연(박세영)이 연루된 살인사건의 죄를 다른 이에게 뒤집어 씌우고자 청부재판을 시도한다. 가장 청렴한 판사 이동준(이상윤)을 끌어내려, 청부재판을 받아들이도록 한 것.

결국 이동준은 최일환이 쓴 판결문을 대신 읽고 판사봉을 두드렸다. 최일환은 ‘태백’을 위해서라면 사람 하나의 목숨쯤은 조작할 수도 있다. 욕망을 위해 법을 악용하는 자. 최일환은 법비 그 자체다.

◆절대 끊어지지 않는 부의 세습, 찌들대로 찌든 기득권의 표상 김홍파

날 때부터 부자였고, 아들도 부자일 것이다. 극중 강유택(김홍파)은 절대 끊어지지 않는 부의 세습을 상징한다. 또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찌들대로 찌든 기득권의 표상이다.

그에게 최일환은 소작농의 아들이며 태백은 돈벌이를 위한 법률적 청소기에 불과하다. 8회에서 강유택은 아들대신 최수연에게 살인죄를 씌우도록 종용했다. 아들을 위한 것이라지만, 결국 자신이 쥐고 태어난 것은 절대 놓지 않겠다는 추악한 욕망일 뿐이다.

◆신뢰의 균열이 불러온 배신, 살기 위해 뒤통수를 친 남자 권율

강정일(권율)은 ‘법비’로 얼룩져버린 괴물 ‘태백’의 주인이 되고자 했다. 사랑하는 연인 최수연과 함께.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그의 욕망은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살인을 저질렀고, 그것이 그의 목을 조이며 치킨게임의 중심으로 내몰렸다. 7~8회에서는 가장 견고해 보였던 강정일 최수연의 관계가 와르르 무너졌다.

서로를 믿는 사이지만, 어쩌면 내가 모든 죄를 안고 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이들을 흔들었다. 결국 강정일은 최수연의 손을 놓았다. 상황에 따라 빠르게 회전하는 두뇌, 욕망으로 가득 찬 눈빛까지. 권율의 연기는 괴물 강정일과 완벽히 맞아 떨어졌다.

◆전부라고 믿었던 관계의 파국, 살기 위해 배신한 여자 박세영

최수연은 태백 최일환 대표의 외동딸이자, 특권의식으로 가득 차 있는 상류층의 표본이다. 모든 걸 다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강정일과의 결혼이 아버지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최수연은 강정일과의 사랑을 위해 움직였다. 아버지의 뜻대로 이동준과 거짓 결혼을 하고, 이동준에게 마약복용 누명까지 씌우는 뒤통수를 쳤다. 그러나 최수연과 강정일의 관계는 살인범이라는 족쇄 앞에 산산이 부서졌다. 강정일이 아니면 자신이 범인으로 몰릴 상황. 결국 최수연은 강정일을 배신했다.

◆김형묵-조달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악인들의 악인

송태곤(김형묵)은 스폰서 검사 판결을 받은 뒤 최일환의 비서가 됐다. 직업은 달라졌지만, 이익을 따라 움직이는 습성은 그대로였다. 송태곤은 중요한 순간순간 최일환, 이동준, 혹은 또 다른 인물의 손을 잡았다.

조경호(조달환)은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변호사. 강정일의 친구로만 그려졌던 그가, 8회에서 놀랍도록 섬뜩한 면모를 드러냈다. 강정일이 최수연에게 살인사건 죄를 떠넘기도록 종용한 것. 이들에게 가치판단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이익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악인들의 활약은 ‘귓속말’을 더욱 쫄깃하게 만들고 있다. 작은 배역 하나까지도 놓칠 수 없는 악역 신스틸러들은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는 반응이다. 과연 돈과 권력을 쥔 법비들, 악인들은 처단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귓속말’ 9회는 오는 24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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