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임금님의 사건수첩 들어는 봤나 군신君臣 케미

[텐아시아=이은진 기자]

근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임금, 뭐든지 척척 해내는 믿음직한 신하는 ‘임금님의 사건수첩'(감독 문현성)에 없다. 대신 입만 열면 독설과 구박에 허세까지 장착한 임금과 실수투성이 어리바리 신입 사관만이 존재할 뿐.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예리한 추리력의 막무가내 임금 예종(이선균)과 천재적 기억력의 어리바리 신입 사관 이서(안재홍)가 한양을 뒤흔든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과학수사를 벌이는 코믹수사활극이다.

모든 사건은 직접 파헤쳐야 직성이 풀리는 총명한 왕 예종은 자신을 보좌할 신입 사관으로 이서를 임명한다. 이서는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비상한 재주를 겸비했지만 충만한 의욕과는 달리 어리바리한 행동으로 예종의 따가운 눈총을 한 몸에 받게 된다.

그렇게 수사 콤비가 된 예종과 이서는 때마침 한양에 돌기 시작한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 예종은 의술과 과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가고 이서는 평소엔 둔하기가 당대 제일이지만 결정적 순간 능력을 발휘하며 의외의 활약을 펼친다.

영화는 지금까지 봐왔던 사극 영화와는 다른 양상을 띤다. 먼저 임금이 수사의 중심에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예종은 묵직하고 카리스마 있는 임금과는 거리가 멀지만 사건 속 단서를 찾기 위해 밤마다 저잣거리로 잠행을 자서거나, 시체 검안까지 직접 하는 이전에 본 적 없는 색다른 캐릭터다. 또 임금 예종과 신하 이서가 선보이는 코믹 군신(君臣) 케미는 또 다른 볼거리다.

이선균은 ‘임금님의 사건수첩’을 통해 첫 사극에 도전했다. 기존 현대극에서 보여줬던 까칠하지만 내 여자에게만은 따듯한 ‘츤데레 매력남’ 이미지가 이번 영화에서도 극대화됐다. 입만 열면 독설과 구박에 허세까지 완벽한 조선 최고의 슈퍼 갑이지만, 누구보다 이서를 신뢰하는 예종이 이선균을 만나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로 거듭났다.

또 안재홍의 코믹 연기는 영화의 킬링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하며 충무로의 유망주로 떠오른 그는 코믹하면서도 인간미가 녹아 있는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어리바리하면서도 가끔 번뜩이는 기지를 발휘하는 이서 캐릭터에 안재홍 특유의 러블리 매력이 더해져 쉽게 잊혀지지 않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오는 26일 개봉. 12세 관람가.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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