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 표예진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표예진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보통 드라마에서 엄마의 재혼을 눈앞에 둔 다 큰 딸은 히스테리를 부리기 마련이다. ‘새 아빠’도 아니고 ‘아저씨’라는 호칭이 당연하고, 엄마와도 날 선 대립을 한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종영한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속 김다정은 달랐다. 과거 우상이었던 로커를 만나게 돼 온종일 로맨스를 꿈꾸는 철부지 엄마(오현경)와 돈 한 푼 없는 윗집 아저씨(최원영)의 관계를 지켜보고 응원했다. 엄마의 행복과 안정적인 가정을 꿈꿔온 김다정은 엄마의 연애는 물론, 결혼까지 환영했다. 덕분에 이들의 스토리엔 뻔한 갈등 대신 훈훈한 가족애가 가득했다.

54부작의 긴 호흡의 극에 비하면 김다정 캐릭터가 차지하는 분량을 많지 않았다. 하지만 김다정을 연기한 표예진은 단 한 줄의 대사를 위해서 숱한 고민을 했다. 덕분에 그가 입을 열면 시선이 모아졌다. 온 가족이 모일 때 함께 등장해 한 마디씩 툭툭 던지는 모습은 극에 활력을 더했다. 선배 배우들과 한 작품 안에서 호흡한다는 것에 대해 “나에게 이런 일이!”라고 외치는 표예진에게서 사랑스러운 기운이 흘렀다.

10. 긴 호흡의 드라마가 종영했다. 기분이 어떤가.
표예진: 오늘이 마지막 인터뷰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속 다정이 캐릭터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마지막 스케줄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이상하다. 다정이를 참 많이 아꼈다. 드라마가 끝나면 시원섭섭할 줄 알았는데, 마냥 섭섭한 마음이다. 그래도 가족이 많이 생겨서 행복하다.

10. ‘가족이라고 표현할 만큼 현장 분위기가 좋았나보다.
표예진: 극 중 부모님인 최원영·오현경 선배에게 ‘아빠~ 엄마~’라고 부르며 잘 따랐다. 아, 이제는 오현경 선배에게 언니라고 부르기로 약속했다.(웃음) 모든 선배들이 잘 챙겨줬다. 이동건 오빠에겐 가끔 외삼촌이라고 불렀는데 오빠가 ‘너 같은 조카 둔 적 없다’며 장난도 쳤다. 선배들 모두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좋은 사람들만 모였다고 입을 모아 칭찬했었다.

10. 극중 부모 최원영오현경이 연기적인 조언도 해줬나?
표예진: 많은 얘기를 했다. 현장에서도 연기에 대해서 같이 얘기하고, 촬영이 끝난 후에도 같이 밥을 먹으며 대화를 많이 나눴다. 선배들이 까마득한 후배인 나한테도 먼저 마음을 열어주고, 선생님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10. 다정이는 엄마 동숙(오현경)이 태평(최원영)과 재혼하려는 모습을 지켜본 딸이다. 보통 반대하기 마련인데, 곧잘 아빠라는 호칭을 썼다.
표예진: 이유가 있었다. 당시 다정이는 좋아하는 남자에게 차였고, 사랑을 받고 싶은 상황이었다.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할머니의 다정다감한 모습을 보며 자라서 행복한 부모님을 보고 싶었을 거다. 게다가 엄마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아저씨를 만났으니 먼저 다가가서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싶었던 것 같다.

10.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나보다. 선배 배우들에게 표예진은 노력파라는 칭찬을 들었다.
표예진: 작은 한 신이라도 자연스러우면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종방연 때 감독님이 ‘네가 고민을 많이 하고 나오더라’라고 말해줬는데 깜짝 놀랐다. 누군가 알아준다는 게 감사했다.

10. 초반에 효원(이세영)과 태양(현우)을 두고 라이벌 구도룰 구축할 것처럼 그려졌다. 분량 측면에서 아쉬움도 있었겠다.
표예진: 원래 계획된 시나리오가 ‘삼각관계’였다. 많이 준비를 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이 컸다. 무엇보다 다정이의 입장에서, 순수한 사랑이었는데 가능성이 단 1%도 없이 끝나버린 것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아츄커플’을 보니 너무 예쁘더라. 부럽고 질투도 났다.

배우 표예진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표예진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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