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이로운, 신린아 / 사진=MBC ‘역적’ 방송화면 캡처, SBS 제공
이로운, 신린아 / 사진=MBC ‘역적’ 방송화면 캡처, SBS 제공
안방극장에 ’09라인’ 아역스타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한 주 간격으로 스타트를 끊은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극본 황진영, 연출 김진만)의 이로운과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극본 최수진, 연출 조영광)의 신린아가 주인공으로 2009년생인 이들은 아역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로운 / 사진=MBC ‘역적’ 캡처
이로운 / 사진=MBC ‘역적’ 캡처
이로운은 홍길동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이로운은 첫 회부터 다채로운 연기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홍길동’이라는 다소 해묵은 소재를 고루하지 않게 느껴지는 데 한몫했다. 아모개 역을 맡은 김상중이 여러 차례 “그간 봤던 아역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지녔다”고 말한 만큼, 이로운은 9살이라는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다양한 종류의 연기를 소화했다.

손윗형들에게 “형 잘 잤소”라며 능청스럽고 맛깔진 사투리 연기부터 당찬 애기 장수 연기, 먼 길 떠나는 아버지 아모개(김상중)의 등에 손짓하며 울먹이는 애처로운 연기까지 첫 회에 맡겨진 많은 숙제들을 이로운은 안정적으로 해냈다. 특히 매를 든 아모개 앞에서 서러움에 쏟아낸 ‘음소거 울음’은 이 9살 배우가 앞으로 보여줄 연기의 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로운은 첫 회 참봉부인 박씨(서이숙)와 처음 대면하는 신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을 주고 받으며 당차게 제 몫을 해냈다. 드라마 관계자는 “이로운 덕분에 현장은 늘 활기가 돈다. 아기 장수 홍길동을 연기해내는 모습을 보면 ‘어디서 저런 물건이 나왔나 싶을 정도”라고 칭찬했다.

똘망똘망한 마스크로 몰입도를 높이는 이로운의 존재감은 어엿한 ‘국민 배우’로 성장한 유승호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만든다. 생동감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이로운이 과연 ‘포스트 유승호’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볼 만 하다.

SBS ‘피고인’ 지성, 신린아 / 사진제공=SBS
SBS ‘피고인’ 지성, 신린아 / 사진제공=SBS
간만에 어떤 월화극을 봐야할 지 행복한 고민에 빠뜨린 또 다른 주인공은 신린아다.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뭍에 올라온 인어 심청(전지현)의 육지 친구 역할을 톡톡히 해낸 신린아는 ‘피고인’에서 박정우 검사(지성)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 박하연으로 분했다. 현재 감옥살이와 수감되기 전 4개월의 시점이 교차되며 전개되는 ‘피고인’에서 신린아는 기억을 잃은 지성의 절절함을 한층 애절하게 만들며 극중 작지만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신린아 또한 이로운처럼 2009년생이지만, 드라마에서 주로 경험을 쌓아 온 이로운과는 달리 드라마와 영화를 두루두루 오가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아역 배우다. ‘국제시장'(2014)에서는 어린 윤막순 역, ‘악인은 살아 있다'(2015)에서는 한연우 역, ‘덕헤옹주'(2017)에서는 어린 덕혜옹주 역으로 김소현과 손예진의 아역을 맡았다. 특히 ‘덕혜옹주’에서는 수준급의 감정 연기로 스크린을 사로잡으며 ‘신린아->김소현->손예진’으로 이어지는 덕혜옹주의 성장기가 자연스럽게 표현됐다는 호평을 받았다.

브라운관에서도 월화수목금토 드라마는 물론, 아침 드라마까지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하며 기본기를 다졌다.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2014), 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2014), JTBC 금토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2015), SBS 아침드라마 ‘황홀한 이웃'(2015), SBS 월화드라마 ‘미세스 캅'(2015)부터 ‘푸른 바다의 전설’, ‘피고인’을 거쳐 벌써 12편에 출연한 경험은 내노라 하는 유명 배우들 사이에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는 신린아의 연기력을 설명해준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역적’의 이로운, ‘피고인’의 신린아 모두 외모와 연기력 준수하며,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연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신린아는 ‘피고인’에서 극 전개상 분량이 한정적이지만, 짧은 신에서도 기대해 볼 만한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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