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더 킹’ 한재림 감독 / 사진=NEW 제공
‘더 킹’ 한재림 감독 / 사진=NEW 제공
‘더 킹’은 조인성·정우성·배성우·류준열 등 수많은 스타들이 나온다. 그러나 신스틸러의 활약 역시 만만치 않다. 성동일부터 박정민·이주연·고아성 등은 짧은 출연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이들의 활약은 ‘더 킹’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요소다. 실제로 한재림 감독은 이들의 역할을 중요시 여겼고, 잠깐 출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10. 주연 배우들의 활약은 물론이고 성동일·박정민·고아성·이주연·정은채 등 인상 깊은 출연이 많았다.
한재림 감독(이하 한재림): ‘더 킹’은 사건이 많은 영화가 아니다. 박태수(조인성)를 따라가다 보니까 그가 겪는 사람들이 사건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등퇴장하는 인물들이 인상적으로 (연기를) 해줬으면 했다.

10. 배우들은 어떻게 캐스팅을 한 것인가?
한재림 : 성동일은 조인성의 인맥으로 흔쾌히 와줬다. 너무 재미있게 해주고 갔다. 박정민은 친하게 지내는 배우인데, 늘 같이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마땅한 역할이 없었다. 술 먹을 거 하루 와서 놀다가라고 했더니 역할은 상관없다며 흔쾌히 와줬다. 고아성 캐스팅도 우연히 이뤄졌다. 들개파 도살장 세트장에서 미술 컴펌을 위해 들렀다. 그곳에서 권력자들의 향유를 보여주는 커피를 인상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는 박양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시간이 너무 없어서 불안했는데, 배성우와 얘기를 하다가 고아성과 커피를 마시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농담으로 고아성에게 박양 캐릭터를 찍고 갈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고아성이 춤추는 모습을 오디션 영상으로 보냈다. 그래서 내가 ‘합격’이라고 답장했다. 다음날 혼자 자를 몰고 와서 촬영했다. 인상적으로 잘해줬다. 정은채는 신비로운 매력이 있는데, 철딱서니 없는 역할을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여겼다. 극중에서 조인성을 유혹하는 아이돌스타에도 실제 얼굴이 알려진 배우를 쓰면 더 실감이 날 거라는 생각이 커서 이주연을 캐스팅을 했다. 선정적으로 찍지 않을 거라는 말을 믿고 잘 찍어줬다. 고마운 분들이 많이 있다.

‘더킹’ 스틸컷 / 사진제공=NEW
‘더킹’ 스틸컷 / 사진제공=NEW
10. 박태수를 압박한 안희연 검사를 연기한 김소진이 인상적이었다. 유일하게 실제 인물을 참고한 캐릭터라고.
한재림 : 검찰 개혁을 용감하게 얘기한 임은정 검사를 모델로 삼았다. 신문을 통해봤다. 어떤 한 개인의 힘으로 부패검사들을 박살냈다는 것이 통쾌했다. 연락을 몇 번 취했는데 닿지 않아서 나 혼자 영감을 받고 쓴 캐릭터가 안희연 검사다.

10. 김소진의 캐스팅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한재림 : 전형적이지 않은 인물을 찾고 싶어서 오디션을 진행했다. 배우들이 오디션을 보러오면 뭔가 자신을 어필하려고 하는데 김소진은 묻는 말에도 대답을 잘 안하더라. 군복 같은 의상에 배낭을 메고 와서 처음에는 산악인인가 했다.(웃음) 그런데 연기를 너무 잘했다. 깜짝 놀라서 무조건 하자고 했다. 사투리를 못했는데 현장에서 아주 창의적으로 자유롭게 연기를 해줬다. 잘난 척하는 남자들이 안희연 검사한테 통쾌하게 무너져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실제로 검찰 조직 내에서 여자 검사들이 많아지면서 서열조직 문화나 폭탄주 문화 등이 많이 없어졌다고 한다. 검찰들도 그런 면은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더라.

‘더 킹’ 김소진 / 사진=NEW 제공
‘더 킹’ 김소진 / 사진=NEW 제공
10. 조인성은 ‘쌍화점’ 이후 9년 만의 스크린 복귀지 않았나. 호흡은 어땠는지.
한재림 : 조인성을 비롯해서 정우성·배성우 등 배우들과 쿵짝이 잘 맞았다. 특별한 이견은 없었다. 논쟁보다 서로 함께 뭔가를 찾아가는 작업이었다. 배우들이 감독에게 신뢰를 보여줬고, 편하게 의견을 나누는 작업이었다.

10. 배우들과 무대 인사를 하고 난 뒤 꼭 뒤풀이 자리를 간다고 들었는데, 무슨 얘기를 주로 나누나.
한재림 : 배우들이 ‘더 킹’을 재밌어한다. 우리 영화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그것을 즐기고 있다. 술 먹고, 다음 작품 얘기들도 나누고 있다.

‘더 킹’ 한재림 감독 / 사진=NEW 제공
‘더 킹’ 한재림 감독 / 사진=NEW 제공
10. 영화는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한재림 감독의 욕망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한재림 : 나는 되게 걱정이 많은 인간이다. 욕망을 꿈꾸며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행복하게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 좋은 것이 나의 행복이 아닐까한다. 과거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 욕망은 사람을 망치고 좌절하게 하고 힘들게 한다. 지금은 많이 내려놨고 내 자신도 고요하다. 그럼에도 욕망과 권력은 매력이 있다. 본능과도 같은 거니까. 그래서 그런 걸 영화로 표현하고 있는 거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10. 차기작은 어떻게 되나.
한재림 : 2월부터는 뭘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시나리오 받은 것도 있고 내 아이템도 있어서 검토해보고 결정하려고 하고 있다. ‘더 킹’과는 다른 영화를 해보려고 한다. 이번 작품은 시사적이고 의미와 메시지가 강했다. 경쾌하고 빠르기도 했는데, 다음 작품에서는 드라마가 강하고 묵직하고 긴장감 있는 담백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 늘 지난 영화에 없었던 걸로 향해가고 있는 것 같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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