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최대철 : 참고해서 연기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누군가를 떠올리고 연기를 하면 그를 따라하는 것 정도 밖에는 안되는 것 같아서. 내가 살아오면서 직접 겪고 느꼈던 경험에 빗대어 캐릭터를 만들었다.
10. 조금식을 연기하면서는 어떤 기분이었나.
최대철 : 금식이가 이해는 갔다.(웃음) 금식이는 모범생이었는데 처음 만난 여자가 톡톡 튀고 잘 노는 스타일인 다해(김규리)였다. 아마 굉장히 신비로웠을거고 사랑의 소용돌이에도 푹 빠졌을 것이다. 그런데 치명적인 단점이 보였고 아직 다해랑 깨끗하게 정리도 안 된 상태에서 재순(유선)이와 덜컥 결혼을 했다. 재순이를 사랑했다기 보단 아이들을 잘 키워줄 것 같은 욕심에서. 그렇게 금식이가 부딪혀가면서 뒤늦게 여러 가지 깨달음을 얻어 가는데 그것이 또 ‘우리 갑순이’가 주는 교훈이라고 느꼈다.
10. 조금식이 ‘나쁜 남자’긴 하지만 나름 납득이 갈 만한 캐릭터였다. 주변 ‘어머님들’ 반응은 어땠나.
최대철 : 이해하시더라.(웃음) 얼마 전 초등학교 동창을 10년 만에 만났는데 실제로 이혼을 했다. 그런데 친구 어머님이 친구더러 “금식이가 꼭 네 얘기다”라며 공감을 하셨다고 들었다. 그런데 드라마에 돌아온 싱글들의 얘기 말고도 삼포세대, 황혼이혼 등의 이슈들이 잘 버무려져있어서 ‘문영남 작가님이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참 현실적으로 잘 쓰시는 구나’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10. 연기는 만족스러운가.
최대철 : 연기에 대한 갈증을 채워줬다는 면에서 만족스럽다. 금식이는 내가 해보지 않은 캐릭터였다. 나는 KBS2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의 왕돈이나 ‘백희가 돌아왔다’의 차종명처럼 주로 웃긴 캐릭터를 맡았던 터라 다른 성격의 역할에 대해 항상 목말라있었다. 그래서 금식이는 개인적으로 감사하게 생각하는 역이다. 이렇게 다른 역할을 연기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운이 좋은 것 같다.
10. 하지만 다른 드라마에 금식이랑 비슷한 캐릭터가 없는 건 아니다. 다르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부분이 있다면.
최대철 : 좀 더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금식이가 겉으로는 차갑고 냉정해보여도 속으로는 나름대로의 아픔도 있는 인간이 아니겠나. 그런 것을 다해와 재순과의 신에서 차이점을 두면서 표현하려고 했다. 다해랑은 말다툼을 할 때도 진짜 오래된 부부들이 싸우는 것처럼 했고, 재순이와 얘기할 때는 사무적인 말투로 하되 상황에 따라서 말꼬리를 딱딱하게 끊거나 올리거나 했다.
10. 김규리와 자동차 사고를 연기한 도로 액션 신 또한 강렬했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최대철 : 부성철 감독님이 먼저 풀샷을 찍어야 되는데 아무래도 위험할 것 같다고 대역을 쓰자고 하셨다. 그때 내가 다해만 괜찮다면 직접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그 다음날 감독님이 진짜 잘 찍었다고 다들 고생했다고 칭찬해주셨다. 나한테는 정말 고마우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10.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
최대철 : 금식이가 여태껏 감정을 쌓아오기만 하다가 다해에게 처음으로 토해내는 신이었다. “너가 그딴 짓을 했어도 넌 나에게 첫사랑이었어”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는데 내가 너무 잘 찍고 싶었는지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더라. 좀 아까웠다.
10. 금식이는 일관되게 진지한 캐릭터인데, 웃음이 터져버렸던 장면은 없었나.
최대철 : 새벽에 내복 바람으로 재순이와 붙는 장면. 나는 진지한 연기를 하고 있는데 유선 누나가 피식 피식 웃으면서 참으려고 하다가 결국 터졌다. 내가 “그러니까 말을 해봐요 재순씨”라고 말하는 신이었는데 유선 누나가 “너 너무 떨고 있잖아”라고 말해서 다들 웃음 바다가 됐다.
10. 촬영하면서 친해지게 된 배우가 있다면.
최대철 : 유선 누나한테 의지를 많이 했다. 나보다 누나고, 선배고, 상대역인데다 금식이 자체가 재순이한테 의지하는 측면도 있었다. 또 ‘신중년’ 역을 맡은 장용 선배님은 ‘왕가네 식구들’에 이어서 이번에 두 번째 작품인데 묵묵히 힘내라고 가르쳐주시고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10. ‘우리 갑순이’는 사회의 여러 이슈들을 다룬 드라마인데, 실제로 그 드라마 안에서 연기하는 배우로서는 어떻게 느꼈을지 궁금하다.
최대철 : 시청자들과 전혀 다르지 않을 거다. 나도 다른 신 촬영하는 것을 세트장 밖에서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었다. 그렇게 오래 지내다 보니 어느새 ‘최대철’이라는 사람 안에 금식이가 생겼다는 느낌도 받았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우리 갑순이'(극본 문영남, 연출 부성철)는 여느 드라마처럼 긴 호흡으로 달려 온 주말드라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돌아온 싱글’, 황혼 이혼, 삼포세대 등 ‘우리네’가 당면한 문제들을 웃음과 눈물과 함께 적당한 농도로 버무려냈다는 것이다.10. ‘우리 갑순이’ 속 다른 커플들도 현실적이었지만 금식-재순 부부도 현실과 괴리감이 없었다. 연기하면서 주변에 참고했던 캐릭터가 있었는지.
최대철은 그 속에서 묵직한 축을 담당했다. 그는 토끼 같은 자식들이 딸렸지만 가정에 무책임한 첫사랑과 이혼해 새 가정과 일을 동시에 지켜내야 하는 ‘조금식’ 역을 맡았다. 오랫동안 연기에 목말라있었던 만큼, 그는 드라마가 40회 차를 거듭할 동안 진지하고 일관된 표정으로 캐릭터를 연기해냈다.
최대철 : 참고해서 연기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누군가를 떠올리고 연기를 하면 그를 따라하는 것 정도 밖에는 안되는 것 같아서. 내가 살아오면서 직접 겪고 느꼈던 경험에 빗대어 캐릭터를 만들었다.
10. 조금식을 연기하면서는 어떤 기분이었나.
최대철 : 금식이가 이해는 갔다.(웃음) 금식이는 모범생이었는데 처음 만난 여자가 톡톡 튀고 잘 노는 스타일인 다해(김규리)였다. 아마 굉장히 신비로웠을거고 사랑의 소용돌이에도 푹 빠졌을 것이다. 그런데 치명적인 단점이 보였고 아직 다해랑 깨끗하게 정리도 안 된 상태에서 재순(유선)이와 덜컥 결혼을 했다. 재순이를 사랑했다기 보단 아이들을 잘 키워줄 것 같은 욕심에서. 그렇게 금식이가 부딪혀가면서 뒤늦게 여러 가지 깨달음을 얻어 가는데 그것이 또 ‘우리 갑순이’가 주는 교훈이라고 느꼈다.
10. 조금식이 ‘나쁜 남자’긴 하지만 나름 납득이 갈 만한 캐릭터였다. 주변 ‘어머님들’ 반응은 어땠나.
최대철 : 이해하시더라.(웃음) 얼마 전 초등학교 동창을 10년 만에 만났는데 실제로 이혼을 했다. 그런데 친구 어머님이 친구더러 “금식이가 꼭 네 얘기다”라며 공감을 하셨다고 들었다. 그런데 드라마에 돌아온 싱글들의 얘기 말고도 삼포세대, 황혼이혼 등의 이슈들이 잘 버무려져있어서 ‘문영남 작가님이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참 현실적으로 잘 쓰시는 구나’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10. 연기는 만족스러운가.
최대철 : 연기에 대한 갈증을 채워줬다는 면에서 만족스럽다. 금식이는 내가 해보지 않은 캐릭터였다. 나는 KBS2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의 왕돈이나 ‘백희가 돌아왔다’의 차종명처럼 주로 웃긴 캐릭터를 맡았던 터라 다른 성격의 역할에 대해 항상 목말라있었다. 그래서 금식이는 개인적으로 감사하게 생각하는 역이다. 이렇게 다른 역할을 연기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운이 좋은 것 같다.
10. 하지만 다른 드라마에 금식이랑 비슷한 캐릭터가 없는 건 아니다. 다르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부분이 있다면.
최대철 : 좀 더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금식이가 겉으로는 차갑고 냉정해보여도 속으로는 나름대로의 아픔도 있는 인간이 아니겠나. 그런 것을 다해와 재순과의 신에서 차이점을 두면서 표현하려고 했다. 다해랑은 말다툼을 할 때도 진짜 오래된 부부들이 싸우는 것처럼 했고, 재순이와 얘기할 때는 사무적인 말투로 하되 상황에 따라서 말꼬리를 딱딱하게 끊거나 올리거나 했다.
10. 김규리와 자동차 사고를 연기한 도로 액션 신 또한 강렬했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최대철 : 부성철 감독님이 먼저 풀샷을 찍어야 되는데 아무래도 위험할 것 같다고 대역을 쓰자고 하셨다. 그때 내가 다해만 괜찮다면 직접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그 다음날 감독님이 진짜 잘 찍었다고 다들 고생했다고 칭찬해주셨다. 나한테는 정말 고마우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최대철 : 금식이가 여태껏 감정을 쌓아오기만 하다가 다해에게 처음으로 토해내는 신이었다. “너가 그딴 짓을 했어도 넌 나에게 첫사랑이었어”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는데 내가 너무 잘 찍고 싶었는지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더라. 좀 아까웠다.
10. 금식이는 일관되게 진지한 캐릭터인데, 웃음이 터져버렸던 장면은 없었나.
최대철 : 새벽에 내복 바람으로 재순이와 붙는 장면. 나는 진지한 연기를 하고 있는데 유선 누나가 피식 피식 웃으면서 참으려고 하다가 결국 터졌다. 내가 “그러니까 말을 해봐요 재순씨”라고 말하는 신이었는데 유선 누나가 “너 너무 떨고 있잖아”라고 말해서 다들 웃음 바다가 됐다.
10. 촬영하면서 친해지게 된 배우가 있다면.
최대철 : 유선 누나한테 의지를 많이 했다. 나보다 누나고, 선배고, 상대역인데다 금식이 자체가 재순이한테 의지하는 측면도 있었다. 또 ‘신중년’ 역을 맡은 장용 선배님은 ‘왕가네 식구들’에 이어서 이번에 두 번째 작품인데 묵묵히 힘내라고 가르쳐주시고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10. ‘우리 갑순이’는 사회의 여러 이슈들을 다룬 드라마인데, 실제로 그 드라마 안에서 연기하는 배우로서는 어떻게 느꼈을지 궁금하다.
최대철 : 시청자들과 전혀 다르지 않을 거다. 나도 다른 신 촬영하는 것을 세트장 밖에서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었다. 그렇게 오래 지내다 보니 어느새 ‘최대철’이라는 사람 안에 금식이가 생겼다는 느낌도 받았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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