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SBS’푸른 바다의 전설’ 포스터 / 사진제공=문화창고, 스튜디오 드래곤
SBS’푸른 바다의 전설’ 포스터 / 사진제공=문화창고, 스튜디오 드래곤
‘푸른 바다의 전설’의 결말이 씁쓸한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이 지난 25일 종영했다. 허준재(이민호)를 위해 총을 맞았던 심청(전지현)이 재활을 위해 허준재를 떠났고, 3년 뒤 다시 돌아온 이들은 서로를 기억하며 바다가 가까운 속초에서 소소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나갔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시청률에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16.4%라는 높은 시청률로 첫 선을 끊었고, 13회까지 시청률 16~17%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했다. 좀 더 빠르게 전개되는 극의 전개와 함께 지난 12일 17회에 20.8%을 기록하며 20%를 돌파했다. 이후 18회 18.3%, 19회 21.0%, 마지막 회 17.9%로 끝맺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2014년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 이후 박지은 작가와 전지현과 두 번째로 보여주는 판타지 로맨스물이라는 점과, 전지현이 전무후무한 인어로 변신했다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푸른 바다의 전설’은 기대 이하였다는 평이다.

‘별그대’에서 보여줬던 신선함을 기대했던 ‘푸른 바다의 전설’ 시청자들은’‘별그대’를 답습하는 듯한 캐릭터 설정과 스토리 구조가 아쉽다는 평을 내놓았다. 형제를 내쫓았고 많은 이들의 신임을 얻고 있다는 설정에서 ‘별그대’ 속 이재경(신성록)을 연상하게 하는 ‘푸른 바다의 전설’의 악인 허치현(이지훈)은 가면 뒤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을 꾸미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별그대’에서 외계인 도민준(김수현)이 지구에 계속 남아 천송이(전지현)과 행복한 결말을 맞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는데,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도 심청(전지현)이 뭍에 남을지가 화두였다. 국내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각 관계 또한 지난함을 더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푸른 바다의 전설’ 시청률이 한동안 16~17%에서 머무르며 답보 상태에 빠졌던 것에 대해 “‘푸른 바다의 전설’은 캐릭터나 스토리의 독창성보다는 배우의 스타성과 작가 파워에 기댄 작품이다. 익숙한 캐릭터와 판타지 장르물이라고 보기에는 빈약한 스토리 구조는 다음 회차에서 뭘 보여줄지에 대한 궁금증을 높이지 않았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문화콘텐츠 성공의 핵심은 ‘맞추기’다. 스스로를 ‘메밀’이라 부르며 결말과 복선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을 내놓던 tvN ‘도깨비’ 시청자들이 보여줬듯, 사람들은 콘텐츠에서 단서가 주어졌을 때 능동적으로 추리를 해 가면서 퍼즐을 맞춰갈 때 엄청난 심리학적 쾌감을 느낀다. 하지만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는 사람들이 그렇게 참여할 수 있을 만한 여지가 없었다. 그것이 재미를 떨어뜨린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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