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가수는 제목 따라 간다는 말이 있잖아요. ‘윙스(WINGS)’가 날개인 만큼, 저희 나름대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날아보자’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음악적으로나 여러 가지로 저희 멤버들이 잘 성장해준 것 같아요. ‘윙스’를 통해 그 성장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랩몬스터가 지난 10월 정규 2집 ‘윙스’ 활동을 앞두고 밝힌 각오다. 과연 그 각오대로였다. 방탄소년단의 ‘윙스’와 타이틀곡 ‘피 땀 눈물’이 국내외로 응답받으며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16 MMA(멜론 뮤직 어워드)’와 ‘2016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은 것.
방탄소년단이 데뷔 3년 만에 이룬 성과들이 더욱 크게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방탄소년단이 이른바 대형기획사 소속 아이돌이 아니라는 것. 방탄소년단을 홍보해줄 유명 아이돌 선배도 없었고, 그래서 믿을 것은 방탄소년단 하나뿐이었을 터. 오직 방탄소년단의 힘으로 이루어낸 비상이다.
◆ 꿈→방황→유혹, 스토리텔링 콘셉트 선두주자
방탄소년단의 데뷔부터 현재까지, 전 앨범은 하나의 커다란 서사로 통한다. 키워드는 ‘성장’이다. 방탄소년단의 실력적 성장은 물론, 이들이 선보이고 있는 세계관 속 캐릭터 자체가 성장하고 있다.
데뷔 싱글부터 미니 1·2집은 학교 3부작이었다. 10대 청소년이 바라보는 꿈과 사랑, 현실을 노래했다. 이후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을 보다 대중에게 확실히 드러낸 ‘화양연화’ 시리즈는 청춘 2부작으로 묶인다. 학교를 벗어난 20대 청년들의 방황과 어두운 이면, 이를 극복해내고자 하는 미래를 담았다. 작은 애벌레가 거듭 진화를 거쳐 화려한 날개의 나비가 되듯, 방탄소년단 역시 꾸준히 변화했다.
지난 10월 발표한 정규 2집 ‘윙스’는 성숙했지만 여전히 혼란한 소년의 모습을 표현했다. ‘윙스’의 슬로건은 ‘소년, 악마를 만나다(Boy meets evil)’. ‘화양연화’가 청춘 내면의 혼돈을 그렸다면, ‘윙스’에서는 외부의 유혹에 의해 발생하는 갈등을 주제로, 음악적으로 보다 깊이 있는 서사를 풀어냈다.
안무나 스타일링 면에서도 콘셉트에 맞춰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안무는 빅히트 소속 안무가 손성득이 전담하고 있는데, 데뷔 초 멤버 전원의 오차 없는 칼군무와 가사에 충실한 동작이 주가 됐다면, 앨범을 거듭할수록 멤버 개개인의 제스처와 동선이 돋보이는 안무로 발전했다. 스타일링 역시 야구점퍼, 교복, 세일러복 등 영 캐주얼 느낌이 강한 데뷔초에 반해, ‘윙스’에서는 수트나 실크 소재 파자마 룩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 인트로 트레일러 영상→쇼트필름, 프로모션의 예술화
방탄소년단의 앨범에는 빠지지 않는 트랙이 있는데, 바로 인트로와 아웃트로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인트로는 주로 랩몬스터와 슈가가 도맡아 솔로 랩을 선보였다. 힙합 그룹다운 아이덴티티를 살린 것. ‘윙스’에서는 제이홉이 처음으로 인트로를 맡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신보 공개 전 티징 단계서 이 인트로 음악을 컴백 트레일러로 선보여 왔다. 보통 뮤직비디오 등 프로모션 비디오에 멤버들의 연기나 립싱크 장면을 삽입하는 것과 달리, 방탄소년다는 감각적인 애니메이션이나 타이포 그래픽으로 이목을 끌었다.
‘윙스’에서는 제이홉이 인트로 곡을 맡은 만큼, 그의 독무 영상을 트레일러로 공개했다. 고난이도의 동작과 더불어 제이홉의 파워풀한 래핑이 어우러져 공개 직후 국내외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앨범 티징 프로모션으로 쇼트 필름(단편 영화)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7인 멤버들의 솔로 곡을 배경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2분 내외 짧은 영상을 순차 공개해 앨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특히 헤르만 헤세의 성장 소설 ‘데미안’의 구절을 일부 인용, 이에 맞물리는 상징물을 각 영상에 녹여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프로모션 콘텐츠가 예술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발표한 ‘화양연화’ 시리즈부터다. ‘아이 니드 유(I NEED U)’ 오리지널 버전 뮤직비디오에 담긴 소년들의 이야기가 이후 ‘런’, ‘화양연화 온 스테이지 : 프롤로그 (on stage: prologue)’까지 이어진 것. 전체적인 스토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뷔와 진을 필두로, 멤버들의 연기력이 돋보여 이들이 향후 펼칠 활동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였다.
◆ 7+α, 방탄소년단의 시너지
방탄소년단이 꾸준히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일곱 멤버 모두 뒤쳐짐 없이 목표를 향해 달려준 덕분이다.
방탄소년단의 포지션은 크게 래퍼 멤버와 보컬 멤버로 나뉜다. 기존 아이돌 그룹이 보컬 위주 음악에 랩 파트를 곁들였다면, 방탄소년단은 힙합 그룹으로 랩 파트가 음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 의미에서 리더인 랩몬스터와 슈가가 방탄소년단 음악의 작사·작곡 및 프로듀싱을 도맡아 팀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랩몬스터는 최근 프로듀싱 영역에 발을 넓혔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물론 옴므의 음악을 프로듀싱하기도 했다. 슈가는 방탄소년단 음반 작업은 물론, 개인 작업에도 성실히 임해 지난 8월 믹스테이프 ‘어거스트디(Agust.D)’를 공개, 미국 유력 매체서 주목받는 등 반향을 일으켰다.
제이홉은 팀 내 댄스 담당이자 래퍼를 맡고 있다. 안무 팀장으로서 멤버들과의 연습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스스로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에 열심이다. 제이홉은 특히 ‘윙스’에서 인트로 곡과 ‘마마(MAMA)’를 통해 솔로곡만 두 개를 소화, 이를 입증했다.
‘윙스’에서는 진과 뷔의 보컬 실력 향상이 두드러졌다. 진은 후렴구 고음이 인상적인 솔로곡 ‘어웨이크(Awake)’를 선보였는데, 가녀린 미성과 애절한 감성을 적절히 조화시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뷔 역시 네오 소울 장르의 곡으로, 중저음대는 물론 가성까지 오가는 보컬 실력으로 귀를 사로잡았다. 두 사람은 각각 SBS 예능 ‘정글의 법칙’과 KBS2 드라마 ‘화랑’에 합류해 개인 활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 만능 멤버 지민과 정국의 성장했다. 지민은 ‘피 땀 눈물’서 도입부 섹시한 음색과 눈빛 연기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앨범을 거듭할수록 탄탄해지는 라이브 실력과 퍼포먼스로 무대를 장악하고 있다. 막내 정국 역시 올해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특유의 감성적인 보컬을 인정받았다. 정국이 공식 SNS에 꾸준히 공개하는 커버곡을 통해 그의 성장기를 지켜볼 수 있다.
팀워크 역시 끈끈하다. SNS를 통해 서로의 생일이나 기념일을 축하해주고, 개인 활동을 모니터링해준다. ‘2016 MAMA’에서 올해의 가수상에 호명됐을 때, 제일 먼저 서로를 끌어안아주던 모습에서 돈독한 우정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꿈이 현실이 됐다”고 대상 수상 소감을 밝힌 방탄소년단은 “연습생 때 ‘우리는 언제 ’MAMA’에 가볼까’라고 했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데뷔 4년차를 바라보는 방탄소년단의 꿈이 무대 위에서 하나씩 이뤄지고 있다. 변화했고 발전했고 성장했고, 그럼에도 초심을 잃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앞으로 방탄소년단이 걸어갈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방탄소년단의 리더 랩몬스터가 지난 10월 정규 2집 ‘윙스’ 활동을 앞두고 밝힌 각오다. 과연 그 각오대로였다. 방탄소년단의 ‘윙스’와 타이틀곡 ‘피 땀 눈물’이 국내외로 응답받으며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16 MMA(멜론 뮤직 어워드)’와 ‘2016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은 것.
방탄소년단이 데뷔 3년 만에 이룬 성과들이 더욱 크게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방탄소년단이 이른바 대형기획사 소속 아이돌이 아니라는 것. 방탄소년단을 홍보해줄 유명 아이돌 선배도 없었고, 그래서 믿을 것은 방탄소년단 하나뿐이었을 터. 오직 방탄소년단의 힘으로 이루어낸 비상이다.
◆ 꿈→방황→유혹, 스토리텔링 콘셉트 선두주자
데뷔 싱글부터 미니 1·2집은 학교 3부작이었다. 10대 청소년이 바라보는 꿈과 사랑, 현실을 노래했다. 이후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을 보다 대중에게 확실히 드러낸 ‘화양연화’ 시리즈는 청춘 2부작으로 묶인다. 학교를 벗어난 20대 청년들의 방황과 어두운 이면, 이를 극복해내고자 하는 미래를 담았다. 작은 애벌레가 거듭 진화를 거쳐 화려한 날개의 나비가 되듯, 방탄소년단 역시 꾸준히 변화했다.
지난 10월 발표한 정규 2집 ‘윙스’는 성숙했지만 여전히 혼란한 소년의 모습을 표현했다. ‘윙스’의 슬로건은 ‘소년, 악마를 만나다(Boy meets evil)’. ‘화양연화’가 청춘 내면의 혼돈을 그렸다면, ‘윙스’에서는 외부의 유혹에 의해 발생하는 갈등을 주제로, 음악적으로 보다 깊이 있는 서사를 풀어냈다.
◆ 인트로 트레일러 영상→쇼트필름, 프로모션의 예술화
방탄소년단은 신보 공개 전 티징 단계서 이 인트로 음악을 컴백 트레일러로 선보여 왔다. 보통 뮤직비디오 등 프로모션 비디오에 멤버들의 연기나 립싱크 장면을 삽입하는 것과 달리, 방탄소년다는 감각적인 애니메이션이나 타이포 그래픽으로 이목을 끌었다.
‘윙스’에서는 제이홉이 인트로 곡을 맡은 만큼, 그의 독무 영상을 트레일러로 공개했다. 고난이도의 동작과 더불어 제이홉의 파워풀한 래핑이 어우러져 공개 직후 국내외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앨범 티징 프로모션으로 쇼트 필름(단편 영화)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7인 멤버들의 솔로 곡을 배경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2분 내외 짧은 영상을 순차 공개해 앨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특히 헤르만 헤세의 성장 소설 ‘데미안’의 구절을 일부 인용, 이에 맞물리는 상징물을 각 영상에 녹여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프로모션 콘텐츠가 예술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발표한 ‘화양연화’ 시리즈부터다. ‘아이 니드 유(I NEED U)’ 오리지널 버전 뮤직비디오에 담긴 소년들의 이야기가 이후 ‘런’, ‘화양연화 온 스테이지 : 프롤로그 (on stage: prologue)’까지 이어진 것. 전체적인 스토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뷔와 진을 필두로, 멤버들의 연기력이 돋보여 이들이 향후 펼칠 활동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였다.
◆ 7+α, 방탄소년단의 시너지
방탄소년단의 포지션은 크게 래퍼 멤버와 보컬 멤버로 나뉜다. 기존 아이돌 그룹이 보컬 위주 음악에 랩 파트를 곁들였다면, 방탄소년단은 힙합 그룹으로 랩 파트가 음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 의미에서 리더인 랩몬스터와 슈가가 방탄소년단 음악의 작사·작곡 및 프로듀싱을 도맡아 팀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랩몬스터는 최근 프로듀싱 영역에 발을 넓혔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물론 옴므의 음악을 프로듀싱하기도 했다. 슈가는 방탄소년단 음반 작업은 물론, 개인 작업에도 성실히 임해 지난 8월 믹스테이프 ‘어거스트디(Agust.D)’를 공개, 미국 유력 매체서 주목받는 등 반향을 일으켰다.
제이홉은 팀 내 댄스 담당이자 래퍼를 맡고 있다. 안무 팀장으로서 멤버들과의 연습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스스로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에 열심이다. 제이홉은 특히 ‘윙스’에서 인트로 곡과 ‘마마(MAMA)’를 통해 솔로곡만 두 개를 소화, 이를 입증했다.
‘윙스’에서는 진과 뷔의 보컬 실력 향상이 두드러졌다. 진은 후렴구 고음이 인상적인 솔로곡 ‘어웨이크(Awake)’를 선보였는데, 가녀린 미성과 애절한 감성을 적절히 조화시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뷔 역시 네오 소울 장르의 곡으로, 중저음대는 물론 가성까지 오가는 보컬 실력으로 귀를 사로잡았다. 두 사람은 각각 SBS 예능 ‘정글의 법칙’과 KBS2 드라마 ‘화랑’에 합류해 개인 활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 만능 멤버 지민과 정국의 성장했다. 지민은 ‘피 땀 눈물’서 도입부 섹시한 음색과 눈빛 연기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앨범을 거듭할수록 탄탄해지는 라이브 실력과 퍼포먼스로 무대를 장악하고 있다. 막내 정국 역시 올해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특유의 감성적인 보컬을 인정받았다. 정국이 공식 SNS에 꾸준히 공개하는 커버곡을 통해 그의 성장기를 지켜볼 수 있다.
“꿈이 현실이 됐다”고 대상 수상 소감을 밝힌 방탄소년단은 “연습생 때 ‘우리는 언제 ’MAMA’에 가볼까’라고 했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데뷔 4년차를 바라보는 방탄소년단의 꿈이 무대 위에서 하나씩 이뤄지고 있다. 변화했고 발전했고 성장했고, 그럼에도 초심을 잃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앞으로 방탄소년단이 걸어갈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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