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줄요약
아내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화가 구병호를 변호하게 된 김혜경(전도연). 공교롭게도 구병호 재판의 검사 측은 부장검사 이태준(유지태)의 지휘 아래 있는 박도섭(전석호)·이준호(이원근) 검사이다. 김단(나나)과 검찰 측은 구병호가 아닌 아내의 딸 민채가 살해한 정황을 포착해내고, 혜경의 친동생 김새벽(윤현민)은 한국에 와 누나 집에 머문다.
리뷰
오해와 편견은 진실을 가리고,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주곤 한다. ‘유명 화가 부인이 죽은 시신 없는 살인사건’ 이번 회 전도연이 맡은 재판은 모두가 ‘범인은 남편 구병호 화가’라고 가리키고 있었다. 혜경은 남편 태준의 스캔들 사건 때문에 언론을 통해 별의별 소리를 다 듣고 오해를 사고 마음 고생하는 인물, 그녀는 구병호와 비슷한 일을 겪어서인지 ‘아내 살해범은 화가’라는 생각은 사람들의 오해가 아닐지 의심한다.
혜경은 구병호를 믿어보겠다며 변호를 맡은 듯했지만, 태준은 이미 병호는 살해범이라 단정 짓고 사건을 수사한다. 태준은 스스로 옳다고 믿는 것이 있으면 그게 진실이라 생각하는 사람, 남보다 더 강한 자아(自我)가 있기에 편견·선입견 또한 굉장히 높은 자이다. 남자를 좋아하는 처남 새벽은 잘못된 인간일 것이고, 다방 여자를 부르고 횡령을 하고 도박에 빠진 화가라면 으레 아내의 살해범이 맞을 것이라는 편견이 심한 인간이다. 그렇기에 ‘조강지처는 어떤 일이 있어도 남편 옆에 있어야 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아내 혜경과 가족을 자신의 삶에 끼워 맞추려 한다. 겉으로 보이는 성공적인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편견에 사로잡혀.
그렇지만 혜경은 과거와 달리 태준의 뜻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혜경은 중원과 사랑에 빠져 버렸다. 혜경이 태준과의 사이를 확실히 정리·이혼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지 않은 채 중원과 호텔방을 가고 데이트를 즐기는 것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현재 혜경의 입장이 이해 안 되는 건 아니다. 혜경은 중원과 있으면 누구의 엄마도, 아내도 아닌 내 자신처럼 느껴져 좋다는, 온전히 나만 생각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혜경이 십여 년 간 자신만의 삶은 잃어버린 채 태준의 굿 와이프이자 아이들의 굿 맘으로 희생해왔던 건 많은 기혼 여성들의 현재 모습과도 같아 가슴 저릿하다.
가정 안에서는 별거 중인 부부로, 밖에서는 검사-변호사 재판장의 적수로 이젠 안팎으로 팽팽하게 싸우기 시작한 태준·혜경 부부. 혜경은 태준에게 “나도 변해야지. 당신 같은 사람 상대하려면.”라며 선전포고하는 걸크러쉬를 보여주긴 했지만, 태준은 뒤에서 중원을 공격하는 야비한 짓을 꾸미고 있다.
로펌 사건을 수사하는 능력은 김단(나나)에게만 내주기로 결정하셨는지, 13회가 지난 아직까지도 결정적인 수사·재판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김혜경. 물론 혜경이 다른 사람에게 부족한 이해력이 높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유지태가 전도연에게 “당신 실력으론 나 못 이겨”라고 한 말이 그의 편견임을 깨달을 수 있도록 혜경 캐릭터도, 스토리도 개선되길 바란다.
수다포인트
– 수달 닮은 박도섭(전석호) 검사
– 깐족거리고 못된 검사이지만 틈이 많은 전석호에게 전도연이 “박검사님 또 지셨어요?”라는 말 한마디에 빵 터집니다
– 유지태도, 윤현민도 안마기 애용자. 안마기 PPL 과하네요
– 구병호 화가가 혹시 진범일까요? 아무래도 수상해.
– 윤현민이 카메오 역할 톡톡히 하고 가네요
이윤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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