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베이식/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베이식/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저 밤하늘엔 별이 많이 없지. 나의 자리를 비워준 거야. 역시 힘이 드는 것은 힘이 있단 거 모두 각자만의 슬픔이 있잖어…우리가 볼 데는 뒤가 아닌 앞이야.” -‘내 이름은 슈퍼비’ 中

2일 오전 음원사이트 멜론차트를 살펴보면, 20위권 안에 Mnet ‘쇼미더머니5’를 통해 공개된 음원이 6곡이나 있다. 종영된 지 2주를 넘어서고 있는 시점이라 놀랍고, ‘쇼미더머니5’를 제외하더라도 래퍼들의 신곡이 3곡 들어있다. 차트를 내려가면, 래퍼들의 활약은 더 뚜렷해진다.

래퍼들이 앞다퉈 신곡을 내놓고 있다. 뮤지션이 신보를 내는 것이야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음원차트 순위 10위권에 래퍼들의 이름이 줄줄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쇼미더머니’와 Mnet ‘언프리티랩스타’ 등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던 래퍼들을 발굴하는 방송을 통해 래퍼들은 핀조명을 받았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가사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우승을 위해 내놓은 미션 곡들은 일찌감치 좋은 성적을 예고했다.

면도(왼쪽부터), 슈퍼비/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면도(왼쪽부터), 슈퍼비/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그도 그럴 것이, 방송은 래퍼들의 실력 외에 스토리도 엮었다. 무대에 오르기 전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은 물론이고, 한 래퍼의 삶을 담아냈다. 이는 곡의 내용과 맞아떨어지며, 듣는 이들의 관심과 감동을 동시에 이끌어내는 식이다. 때문에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랩스타’의 방송 종료 후 공개된 노래의 차트 순항은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최근 래퍼들은 방송을 넘어 저마다 자신의 이름을 건 신곡을 발표하며 색깔을 굳히고 있다.

2일 정오 ‘쇼미더머니’ 시즌4의 우승자 베이식이 첫 번째 미니음반을 내놨다. 방송이 끝난지 1년이 지났고, 심지어 시즌5의 출연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가운데 등장을 알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늦어진 이유는 간단명료했다. 그는 지난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쇼미더머니4’ 출연 당시 일반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음악인으로서 오롯이 음악 작업을 하는 생활에 적응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앞서 면도, 슈퍼비도 각각 신곡을 발표했다. 이들은 시즌5가 끝난 직후, 영특하게 방송의 불씨가 꺼지기 전에 이름을 다시 한 번 알리겠다는 각오로 적극적인 행보를 밟았다. 대신, 카메라를 통해 연출된 스토리가 아닌, 진짜 자신들의 ‘리얼 스토리’를 곡에 고스란히 녹였다. 스스로도 ‘진짜’를 보여줄 차례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면도는 ‘쇼미더머니5’의 2차 예선 때 부른 ‘야망의 냄새’를 선택했고, 슈퍼비는 ‘내 이름은 슈퍼비’로 마음속 이야기를 풀어내며 대중과 소통을 시작했다.

승연, 플로우식/사진제공=위에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승연, 플로우식/사진제공=위에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쇼미더머니5’에서 만난 플로우식과 승연은 ‘RECIPE’로 입을 맞췄다. 샵건도 기리보이, 크루셜스타와 손을 잡고 ‘BEEP’를 내놔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랩, 힙합이 언더그라운드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시대는 지났다.

래퍼들이 대거 소속된 한 기획사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래퍼들의 힘이 커졌다. 다른 방식이 아닌, 노래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더 의미가 깊다. 제3 혹은 비주류 음악으로 치부되던 시대는 확실히 지났다. 음악팬들은 래퍼의 가식없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래퍼들 역시 마니아를 넘어 대중과의 소통으로 음악 활동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래퍼들은 제대로 장르의 선입견을 벗어 던졌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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