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공유: 사회고발적인 측면에서 내가 절대적인 기여를 하는 역할을 아니다. 감독님이 그런 생각은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청춘이라고 스스로 말하기에는 그렇지만(웃음), 감독님이 청춘 배우들 중에 아빠의 느낌이 날 수 있는 배우가 몇 없다는 말은 했었다. 그것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
10. 결혼하지 않은 배우인데 ‘아빠’의 느낌을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떻게 감정 이입을 했나.
공유: 사실 딸을 가진 아버지의 역할을 세 번이나 했었다. 그렇게 연기로써 경험했던 것들과 나의 상상이 ‘부산행’에서 은근히 도움이 됐다. 그렇지만 상상력의 한계가 있다는 점은 분명 들고,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수안이가 워낙 유연하고 연기를 잘 하는 친구였던 것이 나한테는 어떻게 보면 다행이다.
10. 수안이를 안고 뛰는 장면이 많았는데 힘들었거나 다쳤던 적은 없는지.
공유: 수안이는 또래에 비해 작고 가볍다. 하지만 기차도 좁은 공간인데다 자갈밭을 뛰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영화 ‘용의자’에서도 넘어지고 다쳐도 보고 했지만, 아이가 다치는 것은 심적 부담이 크다. 내가 혼자 다치는 건 괜찮은데. 특수 제작된 트레드밀 위에서 수안이와 제자리 뛰기를 하다가 발을 헛디뎌서 부딪혔다. 수안이가 순간적으로 놀랐다. 그런데 또 너무 씩씩하게 툭툭 털고 일어나더라.
10. 원래부터 좀비 영화를 좋아했나.
공유: 열광할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싫어하지도 않는다. 찾아보지는 않지만 재미있게 보는 편이다.
10. 연기에 몰입하다보면 좀비가 실제처럼 느껴진 적도 있었겠다.
공유: 좀비를 연기한 배우들이 너무 리얼하게 잘 해서 무서웠다. 바보같이. (웃음) 내가 연기에 몰입하는 것도 몰입인데, 그들의 연기 몰입도 어마어마해서 감독님의 ‘컷’ 소리도 못 듣는 경우가 많았다. 좁은 공간에서 다들 소리를 내고 몸을 흔들고 정신이 없으니 무아지경인 거다. 나는 연기를 하다가 ‘컷’이 떨어진 걸 알고 그만하려고 하는데 그들은 못 듣고 끝까지 충실하려고 하다 보니 나에게 덤비는 거리가 좁아지고 몸에 닿기도 하고 했다. 그러면 나는 바보처럼 겁내고 도망갔다. (웃음)
10. 실제로 좀비들에게 잡혔나.
공유: 카메라 무빙을 맞추다 보면 전속력으로 뛰다가도 카메라 위치 때문에 천천히 뛰는데, 감염자 연기를 하는 배우들은 계산을 미처 못하고 뛰니까 폭이 좁아져서 잡히면 안 되는데 잡혔다. 반사적으로 소리도 지르고 무서웠다. (웃음)
10. 방패를 들고 싸우는 장면이 흡사 ‘캡틴 아메리카’를 떠오르게 했다.
공유: 나는 그러한 스킬도 없는 싸움이길 바랬지만 무술 감독님이 아이디어를 냈다. 밋밋한 것이 싫으셨던 것 같다. 상화(마동석)은 비주얼 자체가 과거에 주먹한번 썼을 법한 느낌이 있었고, 영국(최우식)은 야구 선수니까 방망이만 휘둘렀는데 나는 펀드 매니저라 어떻게 싸워야 될 지에 관한 고민이 있었다. 그래서 나온 무술 감독님의 아이디어가 ‘도구를 사용 해야겠다’였다.
하지만 나는 내가 맡은 ‘석우’가 너무 싸움을 잘하고 멋있는 사람처럼 보여지는 것에 대한 이견은 있었다. 그래서 ‘용의자’처럼 동작을 절도있게 하지 않고 휘청거리기도 하고 내가 때리면서도 균형이 무너진 사람처럼 급박함이 느껴지도록 액션 연기를 했다.
10. 마동석이 멋있다는 평이 많다. 그런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공유: 없다. 시나리오 상에 상화(마동석)은 누가 봐도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부산행’ 캐스팅이 내가 첫 발이었는데, 계속 상화를 보면서 동석이 형을 떠올렸었다. ‘너무 뻔한 건가’라는 이야기도 나왔었다. 누가 맡든 상화는 영화에서 감초같이 관객들에게 편안한 위트와 오락을 줄 수 있는 역할이었다. 동석이 형이 역시 너무 잘했다.
⇒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부산행'(감독 연상호)은 대한민국을 뒤엎은 ‘좀비 재앙’을 피하기 위해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영화인 동시에, ‘공유 시대’로 가는 특급 익스프레스다. 좀비 재난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도 극 전반에 걸친 드라마를 힘있게 끌고 나가는 배우 공유는 초고속으로 달리는 부산행 KTX와 함께 내달리며 또 다른 스펙터클을 선사한다.10. 연상호 감독이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혹시 사회고발적인 측면에서 비슷한 맥락인 영화 ‘도가니’에서 인상적으로 본 건가.
평범한 소시민인 펀드 매니저 ‘석우’를 맡아 좀비 블록버스터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깊은 몰입도를 이끌어내는 공유의 연기는 제69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부산행’이 받았던 뜨거운 호응에 수긍하도록 만든다. 차기작인 ‘밀정’에도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부산행’으로 ‘공유 시대’의 포문을 연 그를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공유: 사회고발적인 측면에서 내가 절대적인 기여를 하는 역할을 아니다. 감독님이 그런 생각은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청춘이라고 스스로 말하기에는 그렇지만(웃음), 감독님이 청춘 배우들 중에 아빠의 느낌이 날 수 있는 배우가 몇 없다는 말은 했었다. 그것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
10. 결혼하지 않은 배우인데 ‘아빠’의 느낌을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떻게 감정 이입을 했나.
공유: 사실 딸을 가진 아버지의 역할을 세 번이나 했었다. 그렇게 연기로써 경험했던 것들과 나의 상상이 ‘부산행’에서 은근히 도움이 됐다. 그렇지만 상상력의 한계가 있다는 점은 분명 들고,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수안이가 워낙 유연하고 연기를 잘 하는 친구였던 것이 나한테는 어떻게 보면 다행이다.
10. 수안이를 안고 뛰는 장면이 많았는데 힘들었거나 다쳤던 적은 없는지.
공유: 수안이는 또래에 비해 작고 가볍다. 하지만 기차도 좁은 공간인데다 자갈밭을 뛰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영화 ‘용의자’에서도 넘어지고 다쳐도 보고 했지만, 아이가 다치는 것은 심적 부담이 크다. 내가 혼자 다치는 건 괜찮은데. 특수 제작된 트레드밀 위에서 수안이와 제자리 뛰기를 하다가 발을 헛디뎌서 부딪혔다. 수안이가 순간적으로 놀랐다. 그런데 또 너무 씩씩하게 툭툭 털고 일어나더라.
10. 원래부터 좀비 영화를 좋아했나.
공유: 열광할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싫어하지도 않는다. 찾아보지는 않지만 재미있게 보는 편이다.
10. 연기에 몰입하다보면 좀비가 실제처럼 느껴진 적도 있었겠다.
공유: 좀비를 연기한 배우들이 너무 리얼하게 잘 해서 무서웠다. 바보같이. (웃음) 내가 연기에 몰입하는 것도 몰입인데, 그들의 연기 몰입도 어마어마해서 감독님의 ‘컷’ 소리도 못 듣는 경우가 많았다. 좁은 공간에서 다들 소리를 내고 몸을 흔들고 정신이 없으니 무아지경인 거다. 나는 연기를 하다가 ‘컷’이 떨어진 걸 알고 그만하려고 하는데 그들은 못 듣고 끝까지 충실하려고 하다 보니 나에게 덤비는 거리가 좁아지고 몸에 닿기도 하고 했다. 그러면 나는 바보처럼 겁내고 도망갔다. (웃음)
10. 실제로 좀비들에게 잡혔나.
공유: 카메라 무빙을 맞추다 보면 전속력으로 뛰다가도 카메라 위치 때문에 천천히 뛰는데, 감염자 연기를 하는 배우들은 계산을 미처 못하고 뛰니까 폭이 좁아져서 잡히면 안 되는데 잡혔다. 반사적으로 소리도 지르고 무서웠다. (웃음)
공유: 나는 그러한 스킬도 없는 싸움이길 바랬지만 무술 감독님이 아이디어를 냈다. 밋밋한 것이 싫으셨던 것 같다. 상화(마동석)은 비주얼 자체가 과거에 주먹한번 썼을 법한 느낌이 있었고, 영국(최우식)은 야구 선수니까 방망이만 휘둘렀는데 나는 펀드 매니저라 어떻게 싸워야 될 지에 관한 고민이 있었다. 그래서 나온 무술 감독님의 아이디어가 ‘도구를 사용 해야겠다’였다.
하지만 나는 내가 맡은 ‘석우’가 너무 싸움을 잘하고 멋있는 사람처럼 보여지는 것에 대한 이견은 있었다. 그래서 ‘용의자’처럼 동작을 절도있게 하지 않고 휘청거리기도 하고 내가 때리면서도 균형이 무너진 사람처럼 급박함이 느껴지도록 액션 연기를 했다.
10. 마동석이 멋있다는 평이 많다. 그런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공유: 없다. 시나리오 상에 상화(마동석)은 누가 봐도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부산행’ 캐스팅이 내가 첫 발이었는데, 계속 상화를 보면서 동석이 형을 떠올렸었다. ‘너무 뻔한 건가’라는 이야기도 나왔었다. 누가 맡든 상화는 영화에서 감초같이 관객들에게 편안한 위트와 오락을 줄 수 있는 역할이었다. 동석이 형이 역시 너무 잘했다.
⇒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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