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7명 멤버들의 공통점이 한때 톱을 찍었던 사람들이다. 김영철이 약간 애매하긴 한데… (웃음)”
한때 정상을 찍고, 산전수전을 겪은 뒤에 이젠 옆집 아재로, 각각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JTBC ‘아는 형님’ 멤버들. 연출자가 보는 멤버들의 매력은 무엇일까. ‘아는 형님’ 최창수 PD에게 강호동부터 민경훈까지 ‘형님’들의 매력을 물어봤다.
# 강호동
방송 복귀 초창기에 사람들이 자기를 대하는 게 달라졌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한 번은 ‘아는 형님’이랑 ‘마리와 나’ 두 프로그램 모두 잘 돼서 시청자들에게 칭찬 한 번 크게 받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칭찬에 목마른 사람이었다.
‘아는 형님’이나 ‘신서유기’가 잘 되면서 강호동을 칭찬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이제는 본인도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 요즘 말로 폼을 회복했다. 변한 세상에 맞춰 본인도 많이 변했다. 최신 흐름을 파악한 거다.
개인적으론 ‘형님 학교’를 통해 왜 강호동이 톱클래스 MC로 인정받는 사람인지 깨달았다. 순간적인 상황 판단력과 전체를 조망하고, 감각적으로 조율하는 능력이 대단한 사람이다. 이상민이 이렇게 기 센 사람들이 모인 예능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중심에서 그런 사람들의 합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바로 강호동이다.
# 김영철
꾸준하고 성실한 사람이고, 정말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교실 안에서 누구나 돋보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지금은 자기에게 주어진 ‘당하는 역할’을 잘 소화해주고 있다. 진심으로 고맙다.
김영철은 절대 센스가 없는 사람이 아니다. 레드벨벳 편에서 김희철이 김영철에 팝송 한 곡 불러달라고 말하자 이수근이 “형, ‘D.A.N.G’ 있잖아요”라고 말하는데, 만약 김영철이 감이 없는 사람이면 ‘D.A.N.G’를 끝까지 못 알아들었을 거다. 그런데 그걸 하춘화 개인기로 살리지 않느냐.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포인트를 정말 잘 안다. 그런데 ‘노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 제작진 입장에서는 좀 섭섭하다.
‘무한도전’ ‘1박 2일’ ‘런닝맨’도 초창기엔 재미없는 캐릭터들이 하나씩 있었다.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그들이 누구보다 웃긴 캐릭터가 됐다. 김영철도 그런 순간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제작진도 최근에는 자막을 쓸 때 김영철한테 ‘노잼’이란 말을 안 쓰려고 한다.
# 김희철
김희철은 자기는 예전부터 ‘패밀리 예능’을 해보고 싶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아는 형님’이 위태로울 때, 폐지를 걱정하면서 “폐지되면 형들을 매주 만나지 못한다는 게 슬플 것 같다”고 말했었다. 그만큼 ‘아는 형님’에 대한 애정이 크다. 김희철은 해외 스케줄을 직접 조정해서라도 꼭 녹화에 참여하려 한다. 한 주라도 녹화를 거르면 대화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형님 학교’로 콘셉트가 바뀌면서 김희철은 절대 없어서 안 될 존재가 됐다. 최근에 여운혁 국장이 “요즘 김희철이 보여주는 순간적인 재치는 전성기 신정환 급의 재치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서장훈은 김희철이 무슨 생각하는지 머리를 열어보고 싶다고 했고. (웃음)
# 민경훈
강예원 편에서 자기는 연예인 친구가 한 명밖에 없다고 그랬는데 아마 한 명 더 추가됐을 거다. 바로 김희철이다. 민경훈이 ‘아는 형님’에 적응하는데 김희철의 공이 크다. 초반에 많이 챙겨줬다. 요즘도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같이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아는 형님’ 멤버들 중 가장 신선하고 특이한 캐릭터다. ‘형님 학교’ 포맷이 정착되면서 김희철 못지않은 ‘똘끼’를 보여주고 있다. 서장훈과 강호동도 많이 도와줬다. 서장훈은 ‘쌈자 아비’라고 할 정도로 칭찬해줬다. 강호동은 민경훈의 ‘똘끼’를 꺼내준다. 민경훈이 강호동에게 이단 옆차기를 날렸던 것도, 강호동이 민경훈을 계속 자극한 것이다. 민경훈의 ‘샤샤샤’를 ‘우웩’으로 받아줬기 때문에 하극상 리액션이 나온 것이다. 이제 민경훈은 다리가 부러져도 ‘아는 형님’에는 나올 거라 하더라. (웃음)
# 서장훈
시청률도 낮고, 화제도 안 될 때부터 ‘아는 형님’ 홍보대사였다. 어딜 가든 간에 ‘아는 형님’ 재미있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고 다녔다. 심지어 자기가 하차해서 ‘아는 형님’의 시청률이 오를 수 있다면 그것도 불사하겠다고 얘기했었다.
방송에 나왔던 것처럼 촉도 정말 좋고, 실제로 엄청 똑똑하다. 서장훈은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다. 그는 아직도 2G 폴더폰을 쓴다. 우리가 틈나는 대로 스마트폰으로 뉴스도 보고, 게임도 하는 그러는데, 서장훈은 집에서 영화를 보든지, 책을 보고, 신문을 읽는다. ‘나를 맞혀봐’에서 정답률이 아는 게 많기 때문이다.
# 이상민
연예계 정상을 찍었던 사람인지라 어떤 게스트가 와도 연결고리가 있다. 맨 뒷자리에 앉아 분위기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본인 표현에 따르면, 뒷자리에 앉아 관찰 중이다. Mnet ‘음악의 신’처럼 나설 이유가 없어서 그러는 것도 있고.
이상민도 ‘아는 형님’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다. 교실에 들어오는 순서를 보면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이상민이 항상 처음이다. 이상민은 가장 먼저 들어와서 게시판에 달라진 건 없는지 살펴보는 것부터 한다. 한번 왜 이리 일찍 들어오는지 물어보니까 ‘형님 학교’에 오는 게 정말 학교에 등교하는 것처럼 기대가 되고, ‘아는 형님’에 오는 게 정말 재밌다고 하더라.
우리가 2교시에 시 쓰기나 그림 그리기처럼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코너를 많이 하는데 거기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이상민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가장 많은 멤버라고 생각한다.
# 이수근
네티즌들이 이수근을 예능계의 메시라고 하는데 맞다. 제작진 입장에서 정말 ‘믿고 쓰는’ 예능인이다. 어떤 상황도 재미있게 만들고, 또 재미있게 마무리 짓는 능력이 있다. ‘아는 형님’ 통해 ‘비호감’을 많이 벗은 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기분이 좋다.
녹화할 때 이수근을 보면 3~4수 앞을 보는 게 느껴진다. 딱 보면 이제 뭘 하려고 하는 구나 감이 온다. 그리고 거의 모든 순간에 웃음을 만들어낸다. ‘재미없는 캐릭터’인 김영철이 누구와 같이 합을 맞출 때 웃기는지 살펴보면 대부분 이수근의 도움이다.
메인작가가 10년 넘게 이 일을 한 사람인데 이수근과 이번에 처음 같이 작업한 거라고 하더라. 그런데 “내가 왜 이제야 이수근을 만났는지 안타깝다”고 말한다. 방송가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 그렇게 말할 정도로 이수근은 정말 타고난 웃음 사냥꾼이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한때 정상을 찍고, 산전수전을 겪은 뒤에 이젠 옆집 아재로, 각각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JTBC ‘아는 형님’ 멤버들. 연출자가 보는 멤버들의 매력은 무엇일까. ‘아는 형님’ 최창수 PD에게 강호동부터 민경훈까지 ‘형님’들의 매력을 물어봤다.
# 강호동
방송 복귀 초창기에 사람들이 자기를 대하는 게 달라졌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한 번은 ‘아는 형님’이랑 ‘마리와 나’ 두 프로그램 모두 잘 돼서 시청자들에게 칭찬 한 번 크게 받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칭찬에 목마른 사람이었다.
‘아는 형님’이나 ‘신서유기’가 잘 되면서 강호동을 칭찬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이제는 본인도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 요즘 말로 폼을 회복했다. 변한 세상에 맞춰 본인도 많이 변했다. 최신 흐름을 파악한 거다.
개인적으론 ‘형님 학교’를 통해 왜 강호동이 톱클래스 MC로 인정받는 사람인지 깨달았다. 순간적인 상황 판단력과 전체를 조망하고, 감각적으로 조율하는 능력이 대단한 사람이다. 이상민이 이렇게 기 센 사람들이 모인 예능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중심에서 그런 사람들의 합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바로 강호동이다.
꾸준하고 성실한 사람이고, 정말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교실 안에서 누구나 돋보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지금은 자기에게 주어진 ‘당하는 역할’을 잘 소화해주고 있다. 진심으로 고맙다.
김영철은 절대 센스가 없는 사람이 아니다. 레드벨벳 편에서 김희철이 김영철에 팝송 한 곡 불러달라고 말하자 이수근이 “형, ‘D.A.N.G’ 있잖아요”라고 말하는데, 만약 김영철이 감이 없는 사람이면 ‘D.A.N.G’를 끝까지 못 알아들었을 거다. 그런데 그걸 하춘화 개인기로 살리지 않느냐.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포인트를 정말 잘 안다. 그런데 ‘노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 제작진 입장에서는 좀 섭섭하다.
‘무한도전’ ‘1박 2일’ ‘런닝맨’도 초창기엔 재미없는 캐릭터들이 하나씩 있었다.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그들이 누구보다 웃긴 캐릭터가 됐다. 김영철도 그런 순간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제작진도 최근에는 자막을 쓸 때 김영철한테 ‘노잼’이란 말을 안 쓰려고 한다.
# 김희철
김희철은 자기는 예전부터 ‘패밀리 예능’을 해보고 싶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아는 형님’이 위태로울 때, 폐지를 걱정하면서 “폐지되면 형들을 매주 만나지 못한다는 게 슬플 것 같다”고 말했었다. 그만큼 ‘아는 형님’에 대한 애정이 크다. 김희철은 해외 스케줄을 직접 조정해서라도 꼭 녹화에 참여하려 한다. 한 주라도 녹화를 거르면 대화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형님 학교’로 콘셉트가 바뀌면서 김희철은 절대 없어서 안 될 존재가 됐다. 최근에 여운혁 국장이 “요즘 김희철이 보여주는 순간적인 재치는 전성기 신정환 급의 재치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서장훈은 김희철이 무슨 생각하는지 머리를 열어보고 싶다고 했고. (웃음)
강예원 편에서 자기는 연예인 친구가 한 명밖에 없다고 그랬는데 아마 한 명 더 추가됐을 거다. 바로 김희철이다. 민경훈이 ‘아는 형님’에 적응하는데 김희철의 공이 크다. 초반에 많이 챙겨줬다. 요즘도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같이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아는 형님’ 멤버들 중 가장 신선하고 특이한 캐릭터다. ‘형님 학교’ 포맷이 정착되면서 김희철 못지않은 ‘똘끼’를 보여주고 있다. 서장훈과 강호동도 많이 도와줬다. 서장훈은 ‘쌈자 아비’라고 할 정도로 칭찬해줬다. 강호동은 민경훈의 ‘똘끼’를 꺼내준다. 민경훈이 강호동에게 이단 옆차기를 날렸던 것도, 강호동이 민경훈을 계속 자극한 것이다. 민경훈의 ‘샤샤샤’를 ‘우웩’으로 받아줬기 때문에 하극상 리액션이 나온 것이다. 이제 민경훈은 다리가 부러져도 ‘아는 형님’에는 나올 거라 하더라. (웃음)
# 서장훈
시청률도 낮고, 화제도 안 될 때부터 ‘아는 형님’ 홍보대사였다. 어딜 가든 간에 ‘아는 형님’ 재미있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고 다녔다. 심지어 자기가 하차해서 ‘아는 형님’의 시청률이 오를 수 있다면 그것도 불사하겠다고 얘기했었다.
방송에 나왔던 것처럼 촉도 정말 좋고, 실제로 엄청 똑똑하다. 서장훈은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다. 그는 아직도 2G 폴더폰을 쓴다. 우리가 틈나는 대로 스마트폰으로 뉴스도 보고, 게임도 하는 그러는데, 서장훈은 집에서 영화를 보든지, 책을 보고, 신문을 읽는다. ‘나를 맞혀봐’에서 정답률이 아는 게 많기 때문이다.
# 이상민
연예계 정상을 찍었던 사람인지라 어떤 게스트가 와도 연결고리가 있다. 맨 뒷자리에 앉아 분위기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본인 표현에 따르면, 뒷자리에 앉아 관찰 중이다. Mnet ‘음악의 신’처럼 나설 이유가 없어서 그러는 것도 있고.
이상민도 ‘아는 형님’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다. 교실에 들어오는 순서를 보면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이상민이 항상 처음이다. 이상민은 가장 먼저 들어와서 게시판에 달라진 건 없는지 살펴보는 것부터 한다. 한번 왜 이리 일찍 들어오는지 물어보니까 ‘형님 학교’에 오는 게 정말 학교에 등교하는 것처럼 기대가 되고, ‘아는 형님’에 오는 게 정말 재밌다고 하더라.
우리가 2교시에 시 쓰기나 그림 그리기처럼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코너를 많이 하는데 거기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이상민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가장 많은 멤버라고 생각한다.
네티즌들이 이수근을 예능계의 메시라고 하는데 맞다. 제작진 입장에서 정말 ‘믿고 쓰는’ 예능인이다. 어떤 상황도 재미있게 만들고, 또 재미있게 마무리 짓는 능력이 있다. ‘아는 형님’ 통해 ‘비호감’을 많이 벗은 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기분이 좋다.
녹화할 때 이수근을 보면 3~4수 앞을 보는 게 느껴진다. 딱 보면 이제 뭘 하려고 하는 구나 감이 온다. 그리고 거의 모든 순간에 웃음을 만들어낸다. ‘재미없는 캐릭터’인 김영철이 누구와 같이 합을 맞출 때 웃기는지 살펴보면 대부분 이수근의 도움이다.
메인작가가 10년 넘게 이 일을 한 사람인데 이수근과 이번에 처음 같이 작업한 거라고 하더라. 그런데 “내가 왜 이제야 이수근을 만났는지 안타깝다”고 말한다. 방송가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 그렇게 말할 정도로 이수근은 정말 타고난 웃음 사냥꾼이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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