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김석균(신구)은 문정아(나문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안 하던 노력을 해보지만, 정아의 마음은 쉽사리 돌아서지 않는다. 정아와의 행복했던 시절, 자신의 무심했던 잘못 등을 떠올리게 된 석균은 박완(고현정)을 불러 가슴에 묻어 놓았던 이야기를 꺼내고, 정아를 보내주겠다는 결심을 밝힌다. 오충남(윤여정)은 죽기 전에 다 함께 살아보자고 동거를 추진하고, 친구들은 충남 집에 모여 하룻밤을 보내고, 조희자(김혜자)의 치매 증상은 조금씩 드러난다.
리뷰
정아는 석균이 예상했던 만큼이 더 지나도록 집에 들어오지 않고, 심지어 석균의 어떤 말에도 반응이 없었다. 불안에 빠진 석균의 눈물은 애처롭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여전히 무엇이 잘못된 건지 몰랐을 것. 정아에게 전화를 걸어 대뜸 잘 자라는 인사를 해보기도 하지만 정아는 그런 석균이 귀찮을 뿐, 석균의 어떠한 행동도 이제 아무 의미가 없어진 듯 보였다.
경비로 있는 아파트 주민에게 석균의 화는 터져버렸고, 집에 가는 길 버스에서 앉아있는 학생에 호통 치며 일어나게 했지만 그 학생이 내리고 나서야 한 쪽 팔을 잃고 몸이 불편했던 것을 알게 된다. 버스 승객들의 비난 섞인 시선, 버스에서 쫓기듯 내린 학생의 원망 섞인 눈빛으로 꼬여버린 하루를 통해 석균은 과거의 일들을 조금씩 떠올린다. 어린 시절 뜻하지 않게 친구를 다치게 했던 일, 성추행을 당했다고 우는 딸에게 도리어 화를 냈던 일, 자신의 어머니에게 구박받는 정아를 모른 척했던 일. 그리고 최근까지도 정아나 딸들에게 했던 모진 말들. 그 사이사이 행복했던 석균과 정아의 모습도 있었다. 건사해야 하는 시댁 식구들 틈에서 벗어나 그저 둘만 있었기에 행복했던 하루, 그때는 진심으로 했던 세계 여행의 약속이 있었고, 행복했던 석균과 정아의 웃음이 있었다.
꿈에서 마주하는 철길 위의 석균의 모습이 자꾸 나타날 때마다 어떤 미래를 암시하는 것인지 혹 그것이 죽음인가 싶어 불안했었다. 그 철길은 정아와 석균이 손잡고 함께 걸었던 행복했던 시간, 환하게 웃는 석균과 정아의 모습이 있던 곳이었음을 보여준다. 사느라 바빠 아내를 살펴볼 줄 몰랐던 그 세월을 지나 결국 그 자리에 혼자 쓸쓸히 남아버린 자신의 모습과 눈물 흘리며 돌아서는 젊은 시절 정아의 모습을 마주한 석균은 이제 제대로 알아버렸을 것. 혼자가 된 괴로움, 자신이 모르고 했던 잘못 들을.
완을 볼 때마다 비난하기 바빴던 석균이 먼저 완을 찾아 과거 이야기를 펼쳤고, 완은 이제껏 몰랐던 석균을 마주한다. 석균은 모르고 있었고, 그렇게 모르는 게 죄라 말하며 정아를 보내주겠다 마음먹는다. 더는 부려먹지 않을 것이라고. 이제야 뉘우쳤다고 해도, 석균이 만든 정아의 삶을 생각하자면 여전히 화가 난다. 하지만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던가.
정아의 인생을 생각하면 석균의 뉘우침에 속이 후련할 것만 같았는데 마냥 통쾌하고 짜릿하지 않고 가슴이 먹먹해질 줄이야. 몰랐던 게 죄라 말하는 석균의 쓸쓸한 얼굴은 가슴속에 깊이 남을 것 같다. 그리고 방에 들어가 보여준 힘없는 어깨까지. 어쩌면 우리는 석균을 통해 미워했던 부모, 완의 말처럼 정말 안 맞는 것 같은 나의 부모, 또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디마프’를 통해 인생을 배우고, 부모를 이해하며, 나를 돌아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수다 포인트
-예고편에 나온 희자 이모 뒷모습만 보는데도 눈물이 나는데, 다음 주 방송 마음 아파서 어떻게 보나요.
-정아 이모 딸들이 진심으로 엄마를 좀 이해해줬으면 좋겠네요, 소리 그만 지르고.
-충남 이모 멋있어요! 교관으로 계신 그 집에 면회 갈래요!
김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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