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38사기동대’ 화면 캡처 / 사진=OCN 제공
’38사기동대’ 화면 캡처 / 사진=OCN 제공
’38사기동대’ 화면 캡처 / 사진=OCN 제공
고된 삶은 ‘미생’보다 애잔했고, 사기를 치는 모습은 ‘검사외전’만큼 유쾌했다.

OCN이 새롭게 선보이는 ‘38 사기동대’(극본 한정훈, 연출 한동화)가 17일 첫 전파를 탔다. OCN 최초 첫 금토극을 확정을 지은 만큼 자신감이 넘치는 작품이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38 사기동대’는 첫 회 안에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며 다음 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여기에 ‘사기’라는 악연으로 얽힌 마동석, 서인국의 관계가 흥미를 유발했다.

이날 방송된 ‘38 사기동대’에서는 서원시청 소속 세금징수 3과 과장 백성일(마동석)의 고달픈 일상이 공개됐다. 그는 상습 체납자들을 찾아 세금을 받는 일을 한다.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몸싸움과 날벼락이 동반됐다. 세금징수국 국장 안태욱(조우진)은 백성일을 압박했다. 그는 먹던 음식이 얹힐 만큼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마음을 다잡은 백성일은 체납액이 가장 큰 악덕 체납자 마진석(오대환)을 찾아갔다. 세금징수국 직원에게 이 소식을 건네받은 마진석은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값비싼 물건을 숨기게 한다. 세금징수 3과 직원들은 우여곡절 끝에 마진석의 집에 들어가고, 값이 나가는 물건들을 모조리 찾아냈다. 뒤늦게 집에 온 마진석은 백성일을 향해 도발했고, 주먹을 쓴 백성일은 서민을 때렸다는 이유로 징계 위원회에 회부된다.

‘돈이면 다 된다’는 식으로 안하무인으로 나오는 마진석의 모습은 꼭 현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캐릭터였다. 월 180만원을 주는 어머니뻘 가정부를 함부로 대하고, 50억이 넘는 세금을 체납하면서도 돈과 권력이 있는 자신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는 태도는 시청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상습적으로 체납을 저지르는 악덕 체납자들이 요리조리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모습은 답답한 현실과 맞닿았다. 백성일이 이후 자신에게 사기를 친 양정도(서인국)와 손을 잡게 되는지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의 백미는 백성일과 양정도의 혼이 쏙 빠지는 첫 만남이었다. 백성일은 딸과 함께 길을 걷다 우연히 마진석과 그의 딸을 만난다. 마진석은 차가 없는 백성일을 조롱했고, 그는 중고차라도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 인터넷 사이트에 저렴하게 올라온 중고차를 사려던 그는 순식간에 양정도에게 사기를 당했다. 거래금액 500만원은 양정도의 계좌로 고스란히 입금됐다. 백성일은 양정도에게 전화를 걸어 “내 돈 내놔”라며 발을 동동 굴렀지만 양정도는 백성일의 계좌에 2만원을 입금하며 여유를 부렸다.

서인국이 맡은 양정도는 남녀노소를 홀리는 ‘꽃미모’와 비상한 두뇌가 뒷받침된 천부적인 사기꾼이다. 한 번 들으면 누구라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유려한 말솜씨에 재빠른 판단력 등 프로 사기꾼인 그는 막힘없는 언변과 능청스러움이 더해지며 뻔뻔한 사기극을 이어갔다.

‘미생’을 연상케 하는 백성일 과장의 이야기와 한 편의 범죄 오락물 영화 같았던 양정도의 사기 여기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세금 징수 공무원의 애환까지 ‘38 사기동대’는 첫 회부터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며 시청자들을 홀리는데 성공했다. 특히 양정도가 사기를 치는 모습은 올 상반기 화제를 산 황정민, 강동원 주연의 영화 ‘검사외전’을 떠올리게 했다.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 양정도와 그에게 완전히 홀린 백성일. 이후 합심하게 되는 두 사람이 답답한 현실을 뚫어줄 톡 쏘는 ‘사이다’를 안겨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38 사기동대’는 세금 징수 공무원과 사기꾼이 합심하여, 편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상습적으로 탈세를 저지르는 악덕 체납자들에게 세금을 징수하는 통쾌 사기극으로 지난 2014년 방송된 ‘나쁜 녀석들’ 한정훈 작가의 신작이기도 하다. 매주 금, 토요일 밤 11시 방송된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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