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장진리 기자]
산들 : 어, 지금 허점을 찔린 기분이다. 나도 궁금했었는데. (웃음)
신우 : ‘삼총사‘라는 제목에 대한 궁금증이 없었던 건 아니다. (웃음) 고민해 본 결과, ’삼총사‘는 3이 숫자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삼총사가 가지고 있는 남자의 우정과 의리를 형상화한 단어가 아닐까 싶더라. 삼총사의 우정에 달타냥도 매료가 되듯이, 숫자의 의미를 떠나 우리를 매료시킬 수 있는 굳은 의리, 그런 의미이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산들 : 프랑스 파리에서 삼총사라고 하면 ‘우리의 영웅’이다. 총사들을 대표하는 마스코트가 바로 삼총사였던 거다. 달타냥이 한 명 더 들어갔다고 해서 ‘사총사’가 되는 게 아니라 ‘삼총사’ 자체가 그냥 영웅인 거다. 그리고 달타냥이 총사가 되고, 아토스는 떠나지 않나. 어쨌든 ‘삼총사’다. (웃음)
10. ‘삼총사’ 원작 소설을 읽어봤나. 뮤지컬은 오히려 영화의 내용과 가깝다.
신우 : 소설, 영화 모두 봤다.
산들 : 러시아판 삼총사를 신우 형이랑 같이 봤는데 뮤지컬과 조금 다르더라.
신우 : 상황 설정이 조금 다르긴 하다. 참고라기보다는 우리와는 다른 달타냥의 해석을 봤다. 나만의 달타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선배님들의 영상도 딱 한 번만 봤다. 선배님들이 워낙 멋지시니까, 거기에 빠져 버릴까봐 두 번 보지는 않았다.
산들 : 우리는 뉴 어벤져스다. (웃음) 달타냥이 젊고 세다. 나도 강하게 변해야지. 차로 말하면 달타냥이 엔진인 거다. 출발할 수 있는 힘은 바로 그 엔진에 있고. (웃음)
신우: 차로 말하자면 아토스가 핸들이고, 포르토스가 바퀴, 아라미스는 디자인이다. 그렇게 엔진인 달타냥과 만나 하나의 차가 완성되는 거다.
10. 서로 너무 다른 신우와 산들이 같은 달타냥을 연기했다. 산들과 신우의 달타냥은 어떻게 다를까.
산들 : 달타냥은 그냥 나다. 달타냥이 ‘촌뜨기’라고 표현되는데 나도 촌놈스럽다. 내 한가운데 ‘촌스러움’이 분명히 있고, 그런 내 모습을 싫어하지 않는다. 난 특히 내 모습 중에서도 촌스러운 걸 좋아한다. (웃음) 촌스럽다는 건 곧 순수하다는 거니까. 달타냥도 내가 추구하는 정의, 명예로운 삶만 보고 앞으로 나아간다. ‘정의는 반드시 살아있다’는 생각만 추구하기 때문에, 외관적인 촌스러움도 그런 곳에서 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 촌스러움을 달타냥에게 입히면 내가 곧 달타냥이고, 달타냥이 곧 내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신우: 나는 평소에 달타냥같지 않다. 성격은 아예 반대지만 내 속에 그런 모습이 없지는 않다. 그래서 그 하나를 꺼내서 증폭시켜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달타냥이 마냥 밝다고 해서 가벼운 친구는 아니다. 오히려 너무 진지하기 때문에 유쾌해지는 인물이다. 내 진지함을 크게 만들어서 달타냥을 완성하려고 했다.
10. 남자라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칼을 드는 삶을 꿈꿔 본 적도 있을 거다.
신우 : 남자라면 아무래도 그렇지. 칼싸움도 많이 했다.
산들 : 초등학교 때 난 장군이 되어야겠다고 나뭇가지로 만든 칼을 가지고 다녔다. 나는 정말 장군이 될 줄 알았다. 그냥 장군이 아니라, 갑옷 입고 칼을 찬 장군. (웃음) 그런 장군을 꿈꿔왔다. 밥을 많이 먹으면 아버지나 친척들이 ‘밥 잘 먹네, 장군감이야’라고 하지 않나. 그런 말을 들을 때에도 ‘난 정말 장군이 될 수 있나보다’ 했다. 그러다 보니 칼싸움이나 이런 걸 많이 하고 살았다. 검술신 나올 때에는 누구보다 높이 뛰고, 합도 잘 맞추려고 한다.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기더라. 초반에는 뮤지컬이라 합을 맞춰야 하는데 내가 총사니까 진짜 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너무 몰입했다. (웃음)
10. 박진감 넘치는 검술신이 매력적이었다. 위험해 보이기도 하던데, 연습이 많이 필요했겠다.
산들 : 연습을 정말 많이 할 수밖에 없다. 연습이 부족하면 실제로 많이 다치니까.
신우 : 연습실에서도 실제 무대와 똑같은 칼로 연습한다.
산들 : 아무래도 칼이라 위험하니까 계속 연습하면서 합을 맞추는데 집중했다. 아침 10시에 검술 연습으로 하루를 시작해 검술 연습으로 하루를 마친다.
신우 :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한 만큼, 많은 분들이 검술신을 보면서 멋있다고 느끼셨으면 좋겠다. 10. 검술신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있나.
신우 : 공연을 실제로 하는 것처럼 리허설을 여러 번 했다. 칼을 잘못 부딪치면 튕겨나가는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 어느 날은 검술신을 하다 보니 칼이 부러져 있는 거다.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무대 위에는 늘 교체용 칼이 준비돼 있다.
산들 : 4월 1일에 드레스 리허설을 했는데 의욕이 넘쳐서 진짜 과하게 했다. 연습실에서 했던 것보다 힘을 더 끌어올려서 했는데 아직 칼에 적응이 덜 됐나보다. 검술신에서 칼날을 딱 마주했는데 팔에 힘이 풀려서 칼을 놓친 거다. (웃음) 다행히 잘 피했는데 본 공연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리허설 때 해볼 실수는 정말 다 해봤다. 정신 똑바로 안 차리면 큰일 난다.
10. 아이돌 스타이면서 동시에 뮤지컬 배우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스스로에 대해 평가를 내려본다면.
신우 : (웃음) 잘 모르겠다. 특히 ‘삼총사’에 대한 평가는 작품이 다 끝나고 나서야 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작품이었던 ‘체스’도 그렇고 모든 무대를 잘 마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걱정이 되거나 불안하기보다는 아직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냥 정신이 없다 (웃음)
산들 : 이 형은 긴장을 하는 건지, 정신이 없는 건지 잘 모르겠다. 형은 티를 안 내니까. 일단을 내가 마지막까지 형이 리허설 하는 걸 봤을 때, 신우 형은 이미 형만의 달타냥을 만들었다. 너무 뿌듯하고, 형과 같은 역할로 무대에 오른다는 게 너무 재밌다. 내가 나를 평가하는 건, 제3자의 입장으로 나를 돌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 무조건 필요하겠지만, 힘든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주로 남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 거기서 공통적으로 많이 나온 얘기들이 이번 공연의 평가라고 생각을 하는 편인데, 나를 다시 되돌아볼 수 있다는 건 대단한 것 같다. 형 좋은데. (웃음)
신우 : 나한테 냉정할 때는 냉정한 편이다. 공연 마치고 평가를 내리는 건,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는 방식인 것 같다. 나는 잘 했다는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 잘 하는 스타일이다. 스스로에게 ‘이런 건 잘 했고, 이런 건 고쳤으면 좋겠다’고 하면 그냥 위로가 되는 기분이 든다. 스스로 이런 건 잘했으니까 편해지면 되겠다가 아니라, 그냥 잘했다는 말을 하면서 더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산들 : 나 역시 스스로에게는 냉정한 편이다. ‘난 뮤지컬 했었으니까’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스스로에게 안일해진다. 나는 이 작품은 했지만, 이 작품은 안 해봤으니 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는 오기가 생긴다. (웃음)
10. 요즘 좋은 뮤지컬이 무대에 많이 오르고 있다. 꼭 한 번 출연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나.
산들 : 뮤지컬 ‘빨래’가 인상 깊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출연해보고 싶다. ‘모차르트!’ 역시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욕심나는 작품이다.
신우 : ‘영웅’ 안중근이 가장 연기해보고 싶은 인물이다. ‘올슉업’의 엘비스도 마찬가지. ‘체스’에서 호흡을 맞췄던 안시하 누나는 ‘명성황후’, ‘해를 품은 달’ 같은 사극류에 내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추천해줬다.
10. 뮤지컬 출연이 본인에게 도움이 되나. 도움이 된다면 어떤 점이 도움이 되나.
신우 : 도움이 너무 된다. 처음 시작도 그랬지만 지금도 나는 0이다. 아무 것도 없는 상태다. 서울에 올라오기 전 꿈만 가지고 있는 열정 가득한 신동우로 돌아간 상태로 연습실에 간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아무 것도 없는 0의 상태로 돌아가는 게 B1A4로 돌아왔을 때 도움이 된다.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나라는 도화지에 많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새로운 활동을 할 때마다 그걸 다 지워서 매번 다시 그려야 우리 무대에도 좋은 그림이 그려진다. 지금은 원래 그려져 있던 그림에 어느 정도 추가만 하고, 번거롭게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하지 않고 있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뮤지컬을 하면서 그림을 다 지우고 번거롭더라도 스케치부터 새롭게 해나가야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뮤지컬에게 너무 고맙다.
산들 : 나는 작품을 새롭게 할 때마다 액자에 걸린 그림이 하나씩 완성되는 거다. ‘형제는 용감했다’ 때는 얼굴도 이상하고 못 그린 그림이었다. 작품을 거쳐 가며 ‘삼총사’로 오면서 조금씩 선명해진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선명해진 그림을 얻고서야 무대에서 살아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산다’는 것 자체를 무대에서 배웠다. ‘삼총사’의 달타냥, ‘신데렐라’의 왕자님의 감정을 알 수 있게 해준 건 오로지 뮤지컬이다. 나는 늘 무대에서 그런 생각을 한다. 무대에 서면 나는 엄청난 거목이라고, 내 뿌리가 관객 모두에게 하나씩은 뻗어 있다고. 거목이니까 서있기만 해도 내 존재감은 그냥 자연스럽게 보이는 거다. 나는 그런 사람이라고 스스로 주문을 건다. 그러면 내 행동 모두가 의미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10. B1A4 멤버 모두가 개인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동안 기울였던 노력의 결과물이 빛나고 있다.
산들 : 리더 진영이 형의 개인 활동이 여태까지 했던 것 중에 가장 마음에 든다. 형의 그런 모습이 이제라도 보여지게 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형이 어떻게 곡을 쓰고 그런 걸 다 알지만, 많은 분들은 그동안 모르시지 않았나. ‘프로듀스101’은 끝났지만, 진형이 형의 진가를 이제 많은 분들이 알아보셨다는 게 감격적이다.
신우 : 사실 너무 늦은 감이 있다. 더 빨리 알려져야 했지. (웃음)
10. 개인 활동이 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까.
산들 : 무조건이다. 개인 활동하면서도 ‘여기서 잘 해내야 분명히 팀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거다’, 다들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모두 팀을 위해서 어디서든 열심히, 잘 하려고 10. 달타냥은 ‘정의는 살아있다’는 신념으로 살아간다. 두 사람도 마음에 품고 있는 신념이 있나.
신우 : 지금은 달타냥이니까 정의는 살아있다? (웃음) 그동안 좌우명이나 그런 것들을 딱히 정하고 산 적은 없다. 달타냥을 연기하고 있는 지금은 달타냥의 마음으로 살겠다.
산들 : 무대에서 후회할 짓 하지 말자. (웃음)
10. 후회할 짓을 많이 한 건가.(웃음)
산들 : 그런 게 아니라, 가수가 되기 전 아무 것도 모르고 준비 없이 무대에 올랐던 기억이 아직까지 있다. 준비가 아직 덜 됐는데 준비 다 됐냐고 물어서 무대에 올라가 버렸다. 거기서 인생의 쓴맛을 느꼈다. 큰일 날 짓이구나, 진짜 후회가 많이 되더라. 어떻게 말하면 민망한 장면이다. 지금 활동하면서도 올라가서 완벽한 모습을 못 보여드렸던 그 기억이 깊게 남아있다. 지금은 120% 준비되지 않으면 무대에서 100%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무조건 연습은 120% 이상을 해야 한다. 무대에서 후회할 짓 하지 말고, 연습은 무조건 열심히 하자는 게 내 기본 목표다.
10.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나.
산들 : ‘삼총사‘를 딱 한 번만 봐달라고 얘기하고 싶다.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단 한 번만 볼 분은 없을 거다. 그만큼 뮤지컬 ’삼총사‘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자랑스럽고, 정말 멋진 작품이다. 나 스스로도 ’너 많이 컸다‘ 이런 생각 들 정도로 정말 좋다. 다들 꼭 한 번만 봐주셨으면 좋겠다.
신우 : B1A4를 기대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같은 그룹이 또 없다(웃음). 스스로 자부할 수 있는, 좋은 음악을 하고 있는 그룹이다. 앞으로의 B1A4를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고, 우리 음악도 한 번 들어봐주셨으면 한다.
장진리 기자 mari@
사진. 엠뮤지컬아트
뮤지컬 ‘삼총사’는 ‘정의는 살아있다’고 믿으며 왕실 총사가 되기를 꿈꾸는 시골 청년 달타냥과 왕을 지키는 삼총사가 만나 벌어지는 우정과 사랑, 신념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사랑을 지키기 위해 칼을 드는 남자들의 이야기는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소녀들을 가슴 뛰게 만든다. 여기, 소녀들을 위해 기꺼이 칼을 뽑아든 두 남자가 있다. 영화, 만화, 뮤지컬까지, 수없이 다른 버전의 달타냥이 탄생했지만 2016년판 뮤지컬 ‘삼총사’의 달타냥들은 더욱 매력적이다. 이제 산들과 신우, 무대 위에 당당히 선 두 달타냥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10. ‘삼총사’는 달타냥과 ‘삼총사’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의 이야기다. 총 네 사람이 등장하는 이야기인데, 왜 ‘삼총사’인 걸까.
산들 : 어, 지금 허점을 찔린 기분이다. 나도 궁금했었는데. (웃음)
신우 : ‘삼총사‘라는 제목에 대한 궁금증이 없었던 건 아니다. (웃음) 고민해 본 결과, ’삼총사‘는 3이 숫자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삼총사가 가지고 있는 남자의 우정과 의리를 형상화한 단어가 아닐까 싶더라. 삼총사의 우정에 달타냥도 매료가 되듯이, 숫자의 의미를 떠나 우리를 매료시킬 수 있는 굳은 의리, 그런 의미이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산들 : 프랑스 파리에서 삼총사라고 하면 ‘우리의 영웅’이다. 총사들을 대표하는 마스코트가 바로 삼총사였던 거다. 달타냥이 한 명 더 들어갔다고 해서 ‘사총사’가 되는 게 아니라 ‘삼총사’ 자체가 그냥 영웅인 거다. 그리고 달타냥이 총사가 되고, 아토스는 떠나지 않나. 어쨌든 ‘삼총사’다. (웃음)
10. ‘삼총사’ 원작 소설을 읽어봤나. 뮤지컬은 오히려 영화의 내용과 가깝다.
신우 : 소설, 영화 모두 봤다.
산들 : 러시아판 삼총사를 신우 형이랑 같이 봤는데 뮤지컬과 조금 다르더라.
신우 : 상황 설정이 조금 다르긴 하다. 참고라기보다는 우리와는 다른 달타냥의 해석을 봤다. 나만의 달타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선배님들의 영상도 딱 한 번만 봤다. 선배님들이 워낙 멋지시니까, 거기에 빠져 버릴까봐 두 번 보지는 않았다.
산들 : 우리는 뉴 어벤져스다. (웃음) 달타냥이 젊고 세다. 나도 강하게 변해야지. 차로 말하면 달타냥이 엔진인 거다. 출발할 수 있는 힘은 바로 그 엔진에 있고. (웃음)
신우: 차로 말하자면 아토스가 핸들이고, 포르토스가 바퀴, 아라미스는 디자인이다. 그렇게 엔진인 달타냥과 만나 하나의 차가 완성되는 거다.
10. 서로 너무 다른 신우와 산들이 같은 달타냥을 연기했다. 산들과 신우의 달타냥은 어떻게 다를까.
산들 : 달타냥은 그냥 나다. 달타냥이 ‘촌뜨기’라고 표현되는데 나도 촌놈스럽다. 내 한가운데 ‘촌스러움’이 분명히 있고, 그런 내 모습을 싫어하지 않는다. 난 특히 내 모습 중에서도 촌스러운 걸 좋아한다. (웃음) 촌스럽다는 건 곧 순수하다는 거니까. 달타냥도 내가 추구하는 정의, 명예로운 삶만 보고 앞으로 나아간다. ‘정의는 반드시 살아있다’는 생각만 추구하기 때문에, 외관적인 촌스러움도 그런 곳에서 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 촌스러움을 달타냥에게 입히면 내가 곧 달타냥이고, 달타냥이 곧 내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신우: 나는 평소에 달타냥같지 않다. 성격은 아예 반대지만 내 속에 그런 모습이 없지는 않다. 그래서 그 하나를 꺼내서 증폭시켜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달타냥이 마냥 밝다고 해서 가벼운 친구는 아니다. 오히려 너무 진지하기 때문에 유쾌해지는 인물이다. 내 진지함을 크게 만들어서 달타냥을 완성하려고 했다.
10. 남자라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칼을 드는 삶을 꿈꿔 본 적도 있을 거다.
신우 : 남자라면 아무래도 그렇지. 칼싸움도 많이 했다.
산들 : 초등학교 때 난 장군이 되어야겠다고 나뭇가지로 만든 칼을 가지고 다녔다. 나는 정말 장군이 될 줄 알았다. 그냥 장군이 아니라, 갑옷 입고 칼을 찬 장군. (웃음) 그런 장군을 꿈꿔왔다. 밥을 많이 먹으면 아버지나 친척들이 ‘밥 잘 먹네, 장군감이야’라고 하지 않나. 그런 말을 들을 때에도 ‘난 정말 장군이 될 수 있나보다’ 했다. 그러다 보니 칼싸움이나 이런 걸 많이 하고 살았다. 검술신 나올 때에는 누구보다 높이 뛰고, 합도 잘 맞추려고 한다.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기더라. 초반에는 뮤지컬이라 합을 맞춰야 하는데 내가 총사니까 진짜 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너무 몰입했다. (웃음)
10. 박진감 넘치는 검술신이 매력적이었다. 위험해 보이기도 하던데, 연습이 많이 필요했겠다.
산들 : 연습을 정말 많이 할 수밖에 없다. 연습이 부족하면 실제로 많이 다치니까.
신우 : 연습실에서도 실제 무대와 똑같은 칼로 연습한다.
산들 : 아무래도 칼이라 위험하니까 계속 연습하면서 합을 맞추는데 집중했다. 아침 10시에 검술 연습으로 하루를 시작해 검술 연습으로 하루를 마친다.
신우 :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한 만큼, 많은 분들이 검술신을 보면서 멋있다고 느끼셨으면 좋겠다. 10. 검술신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있나.
신우 : 공연을 실제로 하는 것처럼 리허설을 여러 번 했다. 칼을 잘못 부딪치면 튕겨나가는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 어느 날은 검술신을 하다 보니 칼이 부러져 있는 거다.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무대 위에는 늘 교체용 칼이 준비돼 있다.
산들 : 4월 1일에 드레스 리허설을 했는데 의욕이 넘쳐서 진짜 과하게 했다. 연습실에서 했던 것보다 힘을 더 끌어올려서 했는데 아직 칼에 적응이 덜 됐나보다. 검술신에서 칼날을 딱 마주했는데 팔에 힘이 풀려서 칼을 놓친 거다. (웃음) 다행히 잘 피했는데 본 공연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리허설 때 해볼 실수는 정말 다 해봤다. 정신 똑바로 안 차리면 큰일 난다.
10. 아이돌 스타이면서 동시에 뮤지컬 배우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스스로에 대해 평가를 내려본다면.
신우 : (웃음) 잘 모르겠다. 특히 ‘삼총사’에 대한 평가는 작품이 다 끝나고 나서야 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작품이었던 ‘체스’도 그렇고 모든 무대를 잘 마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걱정이 되거나 불안하기보다는 아직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냥 정신이 없다 (웃음)
산들 : 이 형은 긴장을 하는 건지, 정신이 없는 건지 잘 모르겠다. 형은 티를 안 내니까. 일단을 내가 마지막까지 형이 리허설 하는 걸 봤을 때, 신우 형은 이미 형만의 달타냥을 만들었다. 너무 뿌듯하고, 형과 같은 역할로 무대에 오른다는 게 너무 재밌다. 내가 나를 평가하는 건, 제3자의 입장으로 나를 돌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 무조건 필요하겠지만, 힘든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주로 남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 거기서 공통적으로 많이 나온 얘기들이 이번 공연의 평가라고 생각을 하는 편인데, 나를 다시 되돌아볼 수 있다는 건 대단한 것 같다. 형 좋은데. (웃음)
신우 : 나한테 냉정할 때는 냉정한 편이다. 공연 마치고 평가를 내리는 건,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는 방식인 것 같다. 나는 잘 했다는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 잘 하는 스타일이다. 스스로에게 ‘이런 건 잘 했고, 이런 건 고쳤으면 좋겠다’고 하면 그냥 위로가 되는 기분이 든다. 스스로 이런 건 잘했으니까 편해지면 되겠다가 아니라, 그냥 잘했다는 말을 하면서 더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산들 : 나 역시 스스로에게는 냉정한 편이다. ‘난 뮤지컬 했었으니까’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스스로에게 안일해진다. 나는 이 작품은 했지만, 이 작품은 안 해봤으니 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는 오기가 생긴다. (웃음)
10. 요즘 좋은 뮤지컬이 무대에 많이 오르고 있다. 꼭 한 번 출연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나.
산들 : 뮤지컬 ‘빨래’가 인상 깊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출연해보고 싶다. ‘모차르트!’ 역시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욕심나는 작품이다.
신우 : ‘영웅’ 안중근이 가장 연기해보고 싶은 인물이다. ‘올슉업’의 엘비스도 마찬가지. ‘체스’에서 호흡을 맞췄던 안시하 누나는 ‘명성황후’, ‘해를 품은 달’ 같은 사극류에 내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추천해줬다.
10. 뮤지컬 출연이 본인에게 도움이 되나. 도움이 된다면 어떤 점이 도움이 되나.
신우 : 도움이 너무 된다. 처음 시작도 그랬지만 지금도 나는 0이다. 아무 것도 없는 상태다. 서울에 올라오기 전 꿈만 가지고 있는 열정 가득한 신동우로 돌아간 상태로 연습실에 간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아무 것도 없는 0의 상태로 돌아가는 게 B1A4로 돌아왔을 때 도움이 된다.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나라는 도화지에 많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새로운 활동을 할 때마다 그걸 다 지워서 매번 다시 그려야 우리 무대에도 좋은 그림이 그려진다. 지금은 원래 그려져 있던 그림에 어느 정도 추가만 하고, 번거롭게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하지 않고 있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뮤지컬을 하면서 그림을 다 지우고 번거롭더라도 스케치부터 새롭게 해나가야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뮤지컬에게 너무 고맙다.
산들 : 나는 작품을 새롭게 할 때마다 액자에 걸린 그림이 하나씩 완성되는 거다. ‘형제는 용감했다’ 때는 얼굴도 이상하고 못 그린 그림이었다. 작품을 거쳐 가며 ‘삼총사’로 오면서 조금씩 선명해진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선명해진 그림을 얻고서야 무대에서 살아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산다’는 것 자체를 무대에서 배웠다. ‘삼총사’의 달타냥, ‘신데렐라’의 왕자님의 감정을 알 수 있게 해준 건 오로지 뮤지컬이다. 나는 늘 무대에서 그런 생각을 한다. 무대에 서면 나는 엄청난 거목이라고, 내 뿌리가 관객 모두에게 하나씩은 뻗어 있다고. 거목이니까 서있기만 해도 내 존재감은 그냥 자연스럽게 보이는 거다. 나는 그런 사람이라고 스스로 주문을 건다. 그러면 내 행동 모두가 의미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10. B1A4 멤버 모두가 개인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동안 기울였던 노력의 결과물이 빛나고 있다.
산들 : 리더 진영이 형의 개인 활동이 여태까지 했던 것 중에 가장 마음에 든다. 형의 그런 모습이 이제라도 보여지게 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형이 어떻게 곡을 쓰고 그런 걸 다 알지만, 많은 분들은 그동안 모르시지 않았나. ‘프로듀스101’은 끝났지만, 진형이 형의 진가를 이제 많은 분들이 알아보셨다는 게 감격적이다.
신우 : 사실 너무 늦은 감이 있다. 더 빨리 알려져야 했지. (웃음)
10. 개인 활동이 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까.
산들 : 무조건이다. 개인 활동하면서도 ‘여기서 잘 해내야 분명히 팀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거다’, 다들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모두 팀을 위해서 어디서든 열심히, 잘 하려고 10. 달타냥은 ‘정의는 살아있다’는 신념으로 살아간다. 두 사람도 마음에 품고 있는 신념이 있나.
신우 : 지금은 달타냥이니까 정의는 살아있다? (웃음) 그동안 좌우명이나 그런 것들을 딱히 정하고 산 적은 없다. 달타냥을 연기하고 있는 지금은 달타냥의 마음으로 살겠다.
산들 : 무대에서 후회할 짓 하지 말자. (웃음)
10. 후회할 짓을 많이 한 건가.(웃음)
산들 : 그런 게 아니라, 가수가 되기 전 아무 것도 모르고 준비 없이 무대에 올랐던 기억이 아직까지 있다. 준비가 아직 덜 됐는데 준비 다 됐냐고 물어서 무대에 올라가 버렸다. 거기서 인생의 쓴맛을 느꼈다. 큰일 날 짓이구나, 진짜 후회가 많이 되더라. 어떻게 말하면 민망한 장면이다. 지금 활동하면서도 올라가서 완벽한 모습을 못 보여드렸던 그 기억이 깊게 남아있다. 지금은 120% 준비되지 않으면 무대에서 100%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무조건 연습은 120% 이상을 해야 한다. 무대에서 후회할 짓 하지 말고, 연습은 무조건 열심히 하자는 게 내 기본 목표다.
10.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나.
산들 : ‘삼총사‘를 딱 한 번만 봐달라고 얘기하고 싶다.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단 한 번만 볼 분은 없을 거다. 그만큼 뮤지컬 ’삼총사‘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자랑스럽고, 정말 멋진 작품이다. 나 스스로도 ’너 많이 컸다‘ 이런 생각 들 정도로 정말 좋다. 다들 꼭 한 번만 봐주셨으면 좋겠다.
신우 : B1A4를 기대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같은 그룹이 또 없다(웃음). 스스로 자부할 수 있는, 좋은 음악을 하고 있는 그룹이다. 앞으로의 B1A4를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고, 우리 음악도 한 번 들어봐주셨으면 한다.
장진리 기자 mari@
사진. 엠뮤지컬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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