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권의 노래가 안방을 울렸다.
지난 25일 밤 방송된 SBS 공개 리얼토크쇼 ‘힐링캠프-500인’ 218회에는 가요계의 ‘왕’과 ‘여왕’이라고 해도 손색없는 이현우-현진영-장윤정-별-소진-제시-조권이 OST군단으로 출연했다. 이날 OST 대결은 ‘퀸즈’ 장윤정-별-제시-소진-서장훈, ‘천가(천상가수)’ 현진영-이현우-조권-황광희로 팀을 나누어 진행됐다.
오프닝은 현진영이었다. 현진영은 ‘흐린 기억 속에 그대’를 선곡, 조권-장윤정-별-소진-이현우-제시가 차례대로 들어오며 무대를 꾸몄다. 댄스, 트로트, 발라드, 힙합까지. 이 모든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등장하자 스튜디오는 순식간에 열광적으로 바뀌었다.
본격적인 대결의 첫 포문은 별과 이현우의 대결이었다. 두 사람은 아들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한현미 씨를 응원하기 위해 나섰다. 육아의 고통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한현미 씨의 사연에 별은 격하게 공감을 했고, 장윤정과 유독 큰 리액션을 하며 그 고통을 나누었다. 별은 강산애의 ‘넌 할 수 있어’를, 두 아들의 아빠인 이현우는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을 선곡했다. 결과는 별의 승리였다. 엄마의 진심이 또 다른 엄마에게 통하는 순간이었다.
두 번째 대결의 주자는 현진영과 장윤정이었다. 두 사람은 헤어진 지 두 달 된 옛 여자친구를 잊지 못하는 김승한 씨를 위한 노래였다. “그냥 저 분의 마음일 것 같다”고 말한 현진영이 선택한 곡은 바로 고(故) 김현식의 ‘내사랑 내 곁에’. 현진영의 선곡에 모두들 탄성을 내뱉었다. 이에 장윤정은 “김승한 씨의 마음을 편지로 써서 전해준다는 마음으로 부르겠다. 분명히 연락이 올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고, 이선희의 ‘인연’으로 대응했다. 결과는 현진영의 승리였다.
세 번째 무대는 제시였다. ‘남자 둘이 왔지만 넷이 돼 돌아가고 싶어요’라는 당돌한 사연에 스튜디오는 웃음바다가 됐다. 그리고 사연자는 꼭 제시 노래를 듣고 싶다고 말했고, 이로 인해 세 번째 라운드는 제시의 독무대가 된 것. 제시는 자신의 노래인 ‘인생은 즐거워’를 선곡했고, 시원시원한 목소리와 500인 MC를 사로잡는 화끈한 무대매너로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마지막 대결은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였다. ‘우리 엄마는 슈퍼우먼’이라는 사연을 신청한 김의신 씨. 그녀는 어릴 적 아빠께서 돌아가신 뒤 홀로 두 딸을 키워온 엄마를 바라보며 눈물을 쏟았다. 이에 대결 주자로 나선 소진 역시 눈물을 보여줬고, “심장이 뛴다”고 마음을 고백했다. 소진이 선곡한 노래는 바로 박효신의 ‘1991년, 찬바람이 불던 밤’이었다. 담담한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했지만 이내 눈물을 머금었고, 노래가 끝난 뒤 서장훈은 “개인적으로 처음 듣는 노래인데 살짝 울었어요”라고 말했다.
이에 대응하는 ‘천가’ 팀의 히든카드는 조권이었다. 조권은 “항상 엄마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오는 것 같다. 진심을 다해서 최고로 잘 불러 드리도록 하겠다”라며 라디의 ‘엄마’를 선곡했다. 눈물을 참으며 노래를 하던 조권은 결국 목이 메였고, ‘당신은 나의 어머니’라는 가사를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현진영은 눈물을 훔쳤고, 500인의 MC 역시 조권의 무대에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조권의 진심은 통했다. 조권은 방송 말미, 대결에서 승리한 네 곡의 노래 중 타이틀 곡을 선정하는 시간에 500인 MC의 선택을 받아 최종 타이틀 곡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게 됐다. 조권은 승리의 세리머니로 특유의 ‘깝’ 퍼레이드를 보여줘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물, 스튜디오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 SBS ‘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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