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_마이_비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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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오 마이 비너스’ 6회 2015년 12월 1일 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강주은(신민아)은 15킬로 감량에 성공한다. 애초 트레이너 3인방에게 내건 약속대로 주은은 목표를 달성했고, 코치들은 ‘강주은 데이’ 미션을 다 들어준다. 김영호(소지섭)는 골육종암 완치 판정을 받은 후, 마음이 가벼워져서인지 주은에 대해 더 관대해진다. 이 스토커를 예전부터 막으려했던 임우식(정겨운)은 되레 스토커에게 고소를 당하고, 오수진(유인영)은 우식의 변호사로, 주은과 영호는 참고인으로 경찰서에서 4자대면 하게 된다.

리뷰
주은은 열심히 운동한 덕에 드디어 코치 3인방과 약속한 대로 15킬로 감량에 성공한다. 체중계에서 이 사실을 확인한 뒤 뛸 듯이 기뻐하는 주은은, 우리가 아는 신민아의 얼굴로 돌아와 있었고, 이날 방송은 최대한 신민아의 예쁜 얼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게다가 트레이너 3인방은 약속대로, 강주은의 소원 들어주기에 나선다.

‘강주은 데이 미션’이 방송 내용을 채웠다. 사실상 주은은 완전히 ‘대구 비너스’ 시절의 오만과 미모로 돌아간 셈이다. 코치들은 주은의 요구를 다 들어준다. 미션 1번,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아무것도 하지 않기. 일명 시체놀이를 위해 인증샷까지 찍어 보낸다. 2번 로맨틱한 영화 보고 최대한 감동하기. 3번 낮잠 자기. ‘하루 강주은처럼 살기’ 미션은 휘핑크림 잔뜩 든 커피와 ‘식사미션: 외식’에서 정점을 찍는다. 떡볶이 앞에서 행복해 하는 강주은과 떡볶이를 폭탄이나 벌레 보듯이 질색하는 영호. 탄수화물 안 먹은 지 오래라는 존킴 김영호에게 강제로 떠먹인 만나분식 집 메뉴들은 참 맛나 보였다.

77킬로를 62킬로로 감량하는 데 5회밖에 안 걸렸다. 말이 쉽지 15킬로라니. 그저 드라마니까 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살빼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절감하는, 그렇지만 빼고 싶은 수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호기심을 갖고 지켜봤을 ‘고된 훈련’ 기간이 의외로 빨리 끝나 버렸다. 초반 감량이 눈물겹게 힘들고 어느 정도 탄력이 붙으면 속도가 생긴다는 점을 아는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이제 강주은은 ‘여신’ 미모를 거의 다 회복했다. ‘고대 비너스’ 운운할 때도, 실상 ‘특수 분장’이었고 이제 그 무거운 분장을 벗어버렸다는 것의 차이 정도인 것일까.

문제는 이제 남은 ‘드라마틱’이 뭘까 그리 기대가 크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단박에 15킬로를 감량하고 그 처절하게 힘겨웠던 ‘실연’의 자괴감과 ‘망가진’ 몸에 대한 고민이 다 해결됐으니 말이다. 한 지붕 아래 존킴 김영호를 비롯한 코치 3인방과 같이 살면서, 하고 싶은 것 다 누리는 현재의 주은에게 부족한 게 뭘까. 모든 것을 잃었던, 왕년의 여신에서 초라하게 울고 있는 여인이 되었던 주은이 가지고 있던 공감대는 이제 특수 분장과 함께 사라진 것일까.

돌아온 것은 미모만이 아니다. 관계들도 다시 주은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수진은 주은의 급격한 감량과 다이어트를 몹시 불안하게 주시하는 ‘경쟁자’다. 옛 애인 우식도 주변을 계속 맴돈다. 수진과 우식의 연애는 주은 때문에 삐걱댄다. 자신에게 수모를 주던 공대생 앞에서 “내 친구 오수진”이라고 감싸던 우식에 대한 고마움이 오늘의 수진을 만들었다는 둘의 옛 추억담은, 15년 연애의 관성을 잘 이겨낼 수 있을까? 경찰서에서 우식의 대리인으로 ‘변호’를 펼치던 수진의 말들은 그래서 쓸쓸했다. 강주은 혼자 ‘인생의 단맛’은 다 누리고 있다. ‘강주은 데이’ 종료 직전의 달디 단 키스까지. 다만 앞으로의 전개가 그리 궁금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수다 포인트
-귀가한 코치님 몫으로 주은이 차린 ‘돌아온 탕자를 위한 집밥’, 그 식탁보 맘에 드네요.
-주은의 건강에 대한 코치님의 코치. “빨간 불이 꺼진 거지, 파란 불이 켜진 건 아니네요” 비너스의 로맨스도 마찬가지?
-주은과 수진, 친구한테 꼬박꼬박 ‘부대표님’이라고 부르고 듣기도 힘들겠어요.

김원 객원기자
사진. KBS2 ‘오 마이 비너스’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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