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2회 10월 8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줄요약
소윤(문근영)은 흙투성이가 된 채 현관문 앞에서 쓰러진 유나(안서현)를 병원에 데려가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우재(육성재)는 모든 일을 제쳐두고 이 사건부터 처리하라는 말을 듣는다. 한편 유나와 똑같이 흙투성이가 되어 들어온 바우(최원홍)를 이상하게 여긴 주희(장소연)는 바우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고, 유나는 혜진(장희진)을 보게 된 사실을 엄마에게 털어놓는다. 마을의 모든 사람들은 저수지에서 발견된 시체의 신원 확인에 신경이 곤두서 있고, 유나 엄마는 죽은 혜진의 행방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리뷰
미스터리한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마을. 등장인물들은 알 수 없는 표정과 언행으로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유나도 마찬가지이다. 중학생답지 않은 표정과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다. “혜진 쌤”이라는 하나의 실마리는 모든 등장인물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어느 것 하나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청자들의 미스터리만 증폭되고 있다. 때문에 아직 흡입력보다는 애매하게 음산한 느낌만 풍기고 있다.

우재 역의 육성재는 음산한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 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덕분에 드라마가 과하게 진지한 분위기로 빠지는 것을 막고 있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과장된 몸짓과 힘이 들어간 말투로 오히려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반면 다양한 캐릭터들이 자신의 역할은 다 드러내지 않은 상태인데 반해 육성재 만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열혈 경찰답게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내며 극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수지 근처에서 발견된 시신의 신원, 연쇄 살인 사건, 사라진 혜진 쌤, 그리고 소윤 가족의 죽음 등 다양한 사건들이 골고루 산재해 있다. 하지만 오직 추측만이 가능할 뿐 무엇 하나 제대로 밝혀지는 것이 없이 사건들만 점점 복잡하게 얽혀가고 있다. 특히 혜진 쌤이라는내연녀를 찾기 위해 모든 인물들이 노력하는 가운데, 주인공 소윤은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혜진과 소윤이라는 알 수 없는 연결고리가 앞으로 소윤이 보여줄 중심 사건임을 짐작만 할 뿐이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스토리가 무궁무진하다 보니 빠르지 못한 전개가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

아치아라라는 좁은 동네에서 유나는 이미 낙인이 찍혀버린 아이였다. 죽음을 보는 능력이 있는 아이, 그래서인지 혜진 쌤의 죽음을 보게 되었고, 소윤과 혜진, 그리고 유나 엄마의 관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임은 확실하다. 덕분에 그들이 보여 줄 연기 대결이 기대되고 있으나, 긴장감과 더불어 스피디한 전개가 그 무엇보다 필요한 때임은 분명하다.

드라마는 스릴러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내용 전개의 유기성보다는 공포심 유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 소름끼치는 BGM과 회상씬, 귀신 혜진 쌤 등에 치중되어 있다 보니 내용 전개는 없고 계속 겉돌기만 하는 느낌이다. 문근영의 연기도 좋고 새로운 장르물이라 기대감은 높았던데 반해 아직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 어제 오늘의 밑밥들이 앞으로의 아치아라 마을에 어떠한 복선들로 작용 될지 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속도로 극이 계속 진행된다면, 아치아라의 비밀은 그저 그들만의 미스터리로 끝나고 말지 않을까?

수다포인트
- 소윤, 그녀가 찾은 알 수 없는 그림의 정체는?
– 스릴러 장르, 코미디를 이길 수 있을까?
– 빨간 우비, 비오는 날. 살인의 추억 돋네요..

이현민 객원기자
사진. MBC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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