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정시우 기자]
오피스
오피스
공개날짜: 8월 17일(월) 오전 2시
공개장소: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감독: 홍원찬
제작: ㈜영화사 꽃
배급: 리틀빅픽쳐스
개봉: 8월 27일

줄거리: 식품회사 영업2팀 과장 김병국(배성우)이 사라진다. 노모와 아내, 아들을 살해한 채로. 이 사건에 최종훈 형사(박성웅)가 투입된다. 회사를 찾아간 최형사는 영업2팀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김과장의 평소 행태를 묻는다. 김상규 부장(김의성)을 비롯, 홍지선(류현경)·정재일(오대환) 대리, 염하영(이채은)·이원석(박정민) 사원, 비정규직 인턴 이미례(고아성) 등 모두가 하나같이 “김과장님은 그럴(살해할) 분이 아니다”라고 하는데,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 그러던 중, 김과장이 살인사건 이후 회사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가 발견된다. 그렇다면…김과장이 회사에 있다?

첫느낌: 한마디로 기대 이상이다. ‘오피스’는 관객이 장르영화에 기대하는 점을 정조준한 채, 시종일관 ‘들숨과 날숨’을 쥐고 흔드는 내공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정돼 상영됐다. 칸의 선택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지 않지만, ‘이번 선택은 옳았다’고 영화를 보며 여러 번 무릎을 쳤다.

직장생활백서를 스릴 넘치게 스케치한다는 점에서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이용승 감독의 ‘10분’과 비교할 만한 부분이 꽤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저 멀리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2010)까지 떠올랐다. ‘애정결핍이 두 회사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잔혹 보고서랄까.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에서 유추할 수 있겠지만 수위가 다소 강한 편이다. ‘추격자’ ‘황해’ 등을 각색한 홍원찬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을 알면, 이해가 더 빠르겠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진짜 공포스러운 것은 화면으로 뿜어져 나오는 피비린내가 아니라, 경쟁사회에 몰려 점점 쪼그라지는 인간 내면의 자존감, 자격지심, 열등감 등이다. 카메라는 사무실 내부 전경을 이동하며 조직이란 이름 안에 승차한 이 시대 샐러리맨들의 애환을 밀도 있게 들춘다. 파티션으로 쪼개진 자리 사이사이, 그 틈 사이 보이지 않은 ‘권력의 단면’을 포착하는 시선이 상당하다.

배우들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다. 얄미운 연기를 얄미우리만치 얄밉게 연기한 김의성을 비롯, 류현경 이채은 박정민 등 누구하나 구멍이 없다. 고아성의 행보가 갈수록 흥미로워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도 될 게다. ‘괴물’에 출연했던 어린 여배우는 (좋은 의미에서)진짜 괴물로 자라고 있다. 그리고 배성우. 5년 후, 이 배우가 충무로에 어떤 배우로 자리 잡고 있을지 주목하시길.

관람지수: 10점 만점에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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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리틀빅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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