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밤을 걷는 선비'
MBC '밤을 걷는 선비'
MBC ‘밤을 걷는 선비’ 11회 2015년 8월 12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김성열(이준기)은 낙망해 생을 마감하려던 조양선(이유비)를 구하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귀(이수혁)는 최혜령(김소은)과의 혼인으로 세손(심창민)에게 충성심을 강요하면서도, 혜령에 대한 미련을 드러낸다. 십여 년을 사냥꾼으로 숨어살던 세손의 무예 스승 백인호(한정수)를 찾은 성열은 총을 맞고 피를 흘려 처소를 들킨다. 세손과 백인호, 성열은 오해 속에 한 자리에서 맞붙게 된다.

리뷰
김성열은 엄청난 돈을 주고, 노비가 된 양선을 사온다. 양선은 “주인님”이라 부르며 하루 종일 집안일을 열심히 한다. 그런데 일을 열심히 할수록 호진은 집안을 다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걱정이다. “집안일을 책으로만 배운 모양”이라며 부지런떠는 양선이 무섭다고까지 하는데, 성열은 그저 양선이 뭔가를 열심히 하는 게 귀엽고 어여쁠 뿐이다. 맛이 없어도 양선이 만든 음식을 흐뭇한 표정으로 먹으며 칭찬하니, 호진은 기가 막힐 따름이다.

정현세자의 비망록은 암호와도 같아서 성열은 뜻풀이로 고민 중이다. 서재에서 ‘모계’라는 수수께끼에 가로막혀 고심하던 성열에게 양선이 다가와 “이거 가계도 아닙니까?”라면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준다. 뭔가 도움이 된 것이냐 묻는 양선에게 “네가 소설을 허투루 쓴 것은 아니로구나”라며 칭찬하는 성열. 양선의 비범함은 역시 ‘책’에 있었다.

10년 전 사동세자를 모시다 죽은 성균관 박사 서정도(양선 부)에게는 백인호라는 친구가 있었다. 그는 세손의 무예 스승이었다. 호랑이 사냥꾼이 되어 숨어 산 그를, 김성열도 임금도 귀 사냥에 적임자로 여겨 찾아나선다. 산으로 백인호를 만나러 갔던 성열은 칼은 피하지만 등에 총을 맞고 피를 흘리며 돌아온다. 성열은 얘기 한 마디 못하고 중상을 입고, ‘서 박사를 죽인 흡혈귀’로 몰아 김성열을 무조건 죽이려 하는 백인호는 성열의 거처까지 알아낸다.

세손은 귀의 충성 강요로 어쩔 수 없이 혜령과 혼례를 치러야 하는 입장이다. 귀는 혜령과 세손의 국혼을 추진하면서도, 혜령을 아깝게 바라보며 “세손비 보다 내 여인이 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아비 보다 높은 자가 되고 싶다는 이유를 들어, 귀의 마음을 단호히 물리치는 혜령. 아버지인 영의정도 이 결혼을 탐탁지 않게 여기나 혜령의 의지는 굳다. 이 와중에 세손은 성열과의 약속을 지키려 화양각에 갔다가, 일손을 도우러 온 양선을 본다. 세손과 양선이 나누었던 마지막 말이 그들의 재회를 가로막는다. “다시는 네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 너도 네 처지를 잘 깨달아 스스로를 돌보거라” 세손은 자신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먼발치에서 돌아선다. 그냥 돌아선 덕분에 세손은 미행을 피한다.

성열은 피를 마시고 총상이 회복되자마자 양선이 염려돼 한 달음에 찾아 나선다. 수향의 말 때문에 화양각에 일하러 갔던 양선에게 불같이 화를 내며 “내 너에게 이르지 않았더냐? 내 허락 없이는 어디도 나가지 말라고”하고 다그친다. 양선의 손목을 꼭 잡고 밤길을 걷던 성열은 “왜 저를 곁에 두시느냐?”면서 따지던 양선이 “첫째 걱정이 되어서. 둘째 그간 들인 공이 아까워서”라고 하지만 “세 번째 저를 연모하셔서”라는 속마음까지 읽게 된다. 양선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던 성열은 마치 양선의 생각을 다 읽었다는 듯이 나직이 대답한다. “무엇이 되었든 내 답은 세 번째다”

성열의 핏자국을 뒤쫓아 간 백인호는 함께 있는 양선을 보고 서정도의 자식인 서진(이유비)이라는 것도 알아본다. 그는 서진이 볼모로 잡혀있다고 오해한다. 세손이 귀에게 조복했을까봐 걱정인 성열은 자기가 세손을 잘못 본 것일까 염려된다. 십여년만에 세손을 만나게 된 백인호는 세손을 음석골로 데려간다. 성열에게는 세손이 약속한 화양각에는 나타나지 않았으면서 사냥꾼을 데려온 건 자신을 의심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분노하는 성열을, 세손 또한 의심의 눈초리로 본다. “귀를 없애고 나면 사람들 위에 군림하고 싶지 않겠는가?” 세손의 목을 조르며 성열은 분통을 터뜨린다. 귀를 없애고 나면 이 금수만도 못한 삶을 스스로 끝내겠다는 성열의 뜻밖의 고백은 절절하다. “나는 사람의 마음을 가졌소. 내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어떤 고통을 견뎌왔는지 당신은 절대로 짐작조차 못할 것이오” 이 끔찍하면서도 비장한 장면을 보게 된 양선은 하얗게 질리고 만다.

수다 포인트
-양선이 집안일을 책으로만 배웠을 거라는 호진의 말은 맞는 모양이네요.
-귀의 사랑을 받는다는 게 어떤 것일지, 냉정한 혜령이 앞으로 겪게 될 일들도 파란만장하겠네요.
-감기 걸리신 게 역력한 데도 선비님 목소리는 멋집니다. “무엇이 되었든 내 답은 세 번째”라고 말씀하실 때는 화면이 다 흔들려 보였습니다.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밤을 걷는 선비’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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