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부탁해
냉장고를 부탁해

JTBC ‘냉장고를 부탁해’ 38회 2015년 8월 3일 월요일 오후 9시 40분

다섯 줄 요약
입담의 달인들인 최화정과 김영철이 초대 손님으로 나왔다. 김영철의 냉장고는 좀 특이한 식재료들이 나올 때마다 ‘설정’이라며 핀잔과 농담을 들었지만, 요리사들에겐 좋은 냉장고였다. 김영철이 들고 온 미역과 샘킴이 농장에서 따왔다는 토마토가 오늘 요리들의 주재료였는데, 무더위에 입맛 돌게 할 요리들로 이어졌다. ‘이건 특급 미역이야~!’ 는 이원일과 샘킴이, ‘화이트 와인에 어울리는 요리’에는 홍석천과 오늘 첫 출연인 이찬오 셰프가 맞붙었다.

리뷰
김영철의 냉장고는 재미있었다. 진행자들은 개그맨의 출연이라 마음껏 농을 걸고, 셰프들도 오버하며 맞받아쳐서 웃겼다. 냉장고 속 재료들에 대해서도 뭔가 조금 특이한 게 나오면 ‘설정’ ‘협찬’ 운운하며 마구 비꼬고 김영철은 ‘평소 뉴요커’라며 특유의 진지한 개그를 펼쳤다. ‘화려한 싱글남녀의 냉장고’라는 부제가 달렸지만 최화정, 김영철과 함께 샘킴이 출연중인 예능프로 ‘진짜 사나이’를 빗댄 유머코드가 간간이 양념역할을 했다.

옷장 속에서 더미로 나온 특급미역은 셰프들이 더 눈독 들였는데, ‘강제 나눔’을 당해 선물로 한 묶음씩 돌리게 되자 셰프들은 미역을 아기처럼 품에 안고 좋아했다. 김영철이 얘기하기도 전에 자기들끼리 던지고 받고 패스하는 통에 녹화장이 운동장처럼 변하며 완전 웃음바다가 됐다.

‘이건 특급 미역이야~!’ 에서는 이원일의 ‘이 참외 비빔면’과 샘킴의 ‘별미 리소토’(별을 노리는 미역이 들어간 리소토)가 대결했는데, 이원일은 비장의 양념장 비율(갖은재료1:설탕2:식초3)까지 공개하며 초반 승기를 잡는 듯했다. 이원일은 평소에도 많이 쓰는 얼음을 오늘은 이연복 셰프 말마따나 “세 양재기나” 써가며 비빔면을 제대로 쫄깃하게 만들어냈다. 참외와 미역의 씹히는 식감으로 칭찬받은 비빔면과 샘킴이 ‘직접 따온 토마토’를 넣어 한껏 치즈 맛을 낸 리소토 중 김영철은 샘킴의 손을 들어주었고, 진행자들은 ‘전우애 편파판정’이라며 놀려댔다.

김새롬의 예비신랑인 셰프 이찬오가 첫 출연했는데, 홍석천과 ‘함께 심야영화보기’ 내기를 걸고 맞붙었다. 별 12개로 1위인데다 ‘애정공세’까지 펴는 홍석천을 첫 출연에 상대하게 된 이찬오는 특유의 여유와 배짱으로 눈길을 끌었다. ‘화이트 와인에 어울리는 요리’를 주제로

이찬오는 ‘새로운 샐러드와 수란잔’을, 홍석천은 술떡으로 ‘술푸자냐’를 만들었다.

이찬오의 태도에 이연복 셰프는 “(가스)불 켜는데 15초 걸렸어”하고 걱정하는가 하면 “경륜 있는 사람들보다 더 침착해”라며 여유와 느긋함에 혀를 내둘렀다. 중간에 갑자기 화이트 와인을 잔에 따르더니 “제가 마시려고요” 하는 등, 조금도 긴장하지 않는 듯해 오히려 웃음을 주었다. 진행자들이 시간이 다 돼 가는데 아무것도 눈에 보이는 요리가 없다며 놀려대는데도 이찬오 셰프는 제 속도를 유지해 ‘4차원 셰프’ 라는 별명을 얻으며 그래도 9초를 남기고 완성. 소감을 묻자 “긴박했습니다.”라고 대답하는데 표정은 완전 여유만만이었다.

홍석천의 ‘술푸자냐’를 맛본 김영철은 너무 맛있어 말을 잇지 못하며 눈물이 나올 지경이라고 했는데, 하몬을 꽃처럼 곁들인 모양부터가 독특했다. 이찬오의 요리에 대한 중평은, 설렁설렁 만든 듯해 ‘기대 안 되는’ 듯했으나 막상 먹으니 황홀한 맛이라며 수란이 들어간 샐러드가 와인과 정말 잘 어울린다는 극찬이 쏟아졌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미역과 샘킴의 토마토라는 이연복 셰프의 말 대로 ‘미역의 재발견’이었다. 홍석천의 요리는 정말 맛있고, 화이트 와인과는 수란이 정말 잘 어울린다며 선택하기 어려워하던 김영철은 고심 끝에 홍석천의 손을 들어줬다. ‘어깨 깡패’라는 둥 ‘대만 부호의 아들’처럼 생겼다는 농담을 듣던, 제한시간 15분을 순전히 자기 페이스대로 채우던 ‘4차원 셰프’ 이찬오는 패하자 “엄마야”를 외치며 울려고 해서 반전 매력(?)까지 선사. 홍석천이 애인 김새롬과 셋이 영화보고 밥 먹자고 달래는 것으로 ‘아티스트’ 풍모의 이찬오는 신고식을 마쳤다.

수다 포인트
-특급미역, 미역으로 이렇게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군요!
-미역과 토마토가 들어간 별식으로 여름 막바지를 보내고 싶네요.
-무뚝뚝한 듯 진지한 표정으로 느긋하게 자기 속도를 유지하던 4차원 셰프 이찬오의 등장, 흥미로웠어요.

김원 객원기자
사진.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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