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오
혁오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혁오의 ‘무한도전’ 가요제 출연 소식을 접한 뒤, 기분이 미묘했다. 혁오는 ‘나만 알고 싶은 밴드’이자, 동시에 많은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밴드이기도 한 것. 국민 예능 ‘무한도전’ 출연은 혁오에게 엄청난 유명세를 가져다 줄 것이다.

혁오는 오혁(리더, 보컬, 기타), 임동건(베이스), 임현제(기타), 이인우(드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다. 지난 2014년 첫 EP앨범 ‘20’으로 데뷔해 지난달에는 새 미니앨범 ‘22’를 발매했다. 뮤지션들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고 자칭 ‘힙’하다는 이들에게도 정평이 나 있다.

혁오는 말하자면 ‘사기캐(사기 캐릭터, 현실에 있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이들을 지칭하는 신조어)’같은 밴드다. 이제 고작 23세의 나이이지만 음악은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흑인을 떠올리게 하는 오혁의 보컬은 물론, 각 멤버들의 연주 실력도 뛰어나다. 영어 가사가 주를 이뤄 첫 인상은 다소 낯설 수 있으나, 세련되게 버무린 멜로디는 금세 귀를 사로잡는다. 멤버들 역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음악이 너무 마니악하거나 이해 못 할 형태가 아니다. 대중적인 느낌은 충분히 품고 있다고 느꼈다”고 자부했다.

앞서 무한도전은 2011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를 통해 정재형을 재발견하고 10cm를 스타로 만들었다. 장미여관의 육중완은 2013년 ‘자유로 가요제’ 이후 MBC ‘나혼자 산다’ SBS ‘정글의 법칙’ 등에 출연하며 예능 꿈나무로 성장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하세가와 요헤이도 가요제 덕분에 ‘양평이 형’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조명을 받았다.

이처럼 ‘무한도전’은 많은 뮤지션들을 대중에게 소개해왔다. 예능감이 다소 부족한 이들도 유재석의 언변과 김태호의 편집을 거치면 독특한 캐릭터를 부여받는다. 혁오의 경우, 방송 경력이 거의 없으나, 오히려 이를 잘 이용한다면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한도전’이라는 날개를 달고, 혁오는 과연 어디까지 날아갈까?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두루두루amc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